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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 6년 만에 뷰티 재도전…기대보다 '부담' 큰 이유

로레알과 손 잡고 '시효' 론칭…2017년 '스위트메이' 철수 전력에 '사촌' 정유경과 경쟁 불가피

2023.04.27(Thu) 11:17:05

[비즈한국] 호텔신라가 올해 신사업 발굴에 집중할 계획을 밝혔다.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방침인데, 현재 가장 구체화된 것은 뷰티 사업이다. 2017년 초라한 성적표를 받고 퇴장했던 뷰티 시장에 재도전하는 호텔신라가 어떤 성과를 낼지 이목이 집중된다.

 

럭셔리 뷰티 시장에서 맞수로 꼽히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사진=연합뉴스, 신세계 제공


#로레알과 손 잡고 뷰티 브랜드 출시 

 

지난해 호텔신라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4조 922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0.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783억 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34.1% 줄었다.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든 데는 면세점 사업 부진의 영향이 컸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정책이 이어진 데다 원달러 환율 상승 여파 등 악재가 이어진 탓이다. 호텔신라의 지난해 면세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21억 원으로 집계됐다. 124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전년도에 비하면 보잘것없는 성과다. 

 

호텔신라는 전체 매출 중 면세 부문에서 나오는 매출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해 호텔·레저 부문에서 영업이익 697억 원의 연간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하고도, 면세사업의 부진으로 우울한 성적표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간 국내 면세사업은 따이공(중국 보따리상)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점이 위험 요소로 여겨졌다. 코로나19를 겪으며 호텔신라는 큰 타격을 입었고, 면세에 집중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호텔신라는 올해 신사업 발굴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6월 호텔신라는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로레알,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와 손잡고 ‘로시안’을 설립해 럭셔리 뷰티 브랜드 ‘시효(SHIHYO)’를 론칭했다. 사진=임준선 기자


지난달 호텔신라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영업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송구하다”며 “2023년은 호텔신라 창립 50주년 해인 만큼 기본으로 돌아가 사업 모델을 재구축 하고 새로운 50년의 성장 동력이 될 신사업 발굴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신사업을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다. 본업인 호텔 및 면세와 연결되는 사업도 준비 중이며, 지난해 합작사를 설립한 화장품 등 여러 가지를 차근차근 준비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신사업 중 가장 구체화된 것은 뷰티 사업이다. 지난해 6월 호텔신라는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로레알,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와 손잡고 ‘로시안’을 설립해 럭셔리 뷰티 브랜드 ‘시효(SHIHYO)’를 론칭했다. 시효는 동양의 24절기를 콘셉트로 하는 럭셔리 뷰티 브랜드다. 지난해부터 출시 준비에 들어갔고, 최근 서울 신라호텔 내에 첫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 ‘서울 가든’을 열고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향후 면세점 입점, 제주 신라호텔 내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등을 예정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로레알 등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시효를 론칭한 것은 맞지만 본격적인 화장품 사업을 확대한다는 시선에는 부담감을 느끼는 눈치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합작사 형태이며 호텔신라는 시효의 판로 개척과 유통 등만 담당한다”며 “화장품을 제조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뷰티 사업에 나섰다고 보기는 다소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씁쓸하게 퇴장한 ‘스위트메이’와 다를까

 

호텔신라가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미 뷰티 시장이 포화 상태로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당장 눈에 띌 만한 성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호텔신라는 뷰티 사업에 뛰어 들었다가 한 차례 실패한 경험이 있다. 

 

호텔신라는 2011년 뷰티 편집숍 ‘스위트메이’를 열었다. 홍콩, 마카오 등 해외에 매장을 둔 스위트메이는 국내 중소기업 화장품 브랜드를 한데 모아 판매하는 편집숍 형태였다. 호텔신라는 면세 사업을 통해 쌓은 바잉파워와 네트워크로 국내 화장품을 중국에 유통하는 한국 화장품 멀티브랜드숍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호텔신라가 현재 시효의 유통 부문을 담당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스위트메이 역시 화장품 유통에 핵심을 두고 사업을 진행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화장품 사업에 관심이 높은 이 사장이 유통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서울 신라호텔 내 위치한 시효 플래그십 스토어. 제주 신라호텔에도 추가로 매장을 열 계획이다. 사진=박해나 기자


하지만 성과는 부진했다. 당초 호텔신라는 스위트메이를 론칭하며 2014년 말까지 매장을 30개 이상 확대할 것이란 계획을 발표했으나, 2016년 매장 수는 8개(마카오 3곳, 홍콩 5곳)에 그쳤다. 스위트메이의 부진한 실적에 호텔신라의 홍콩, 마카오 법인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결국 2017년 스위트메이 매장을 모두 조용히 정리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시장 환경이 변하는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다양하게 적용되며 스위트메이 사업을 철수하게 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부진 사장은 스위트메이 실패 후 6년 만에 뷰티 시장에 재도전하는 상황인데,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과 성과가 비교될 수밖에 없다는 것도 부담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부진 사장이 스위트메이를 론칭하던 때 정유경 총괄사장도 본격적으로 화장품 사업을 확장하고 나섰다. 뷰티 시장에서 맞붙게 된 이부진 사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의 성과에 이목이 집중됐다.  

 

이부진 사장이 애착을 갖고 론칭했던 스위트메이는 참패한 데 반해 정유경 총괄사장의 화장품 사업은 꾸준히 성장해왔다.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뷰티를 비롯한 전 사업부문이 고른 실적을 보이며 창사 이래 영업이익 최대치를 기록했다. 

 

호텔신라의 ‘시효’가 럭셔리 뷰티 시장을 공략하면서, 고가 화장품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확대 중인 신세계인터와 또 다시 경쟁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류라는 것이 일시적인 것이 아닌 지속적인 트렌드라는 것이 입증된 만큼 동양의 럭셔리 뷰티로 콘셉트를 잡은 호텔신라의 화장품 사업은 일단 방향성이 좋다”라며 “다만 현재 국내 소비자 대상으로 하는 럭셔리 뷰티 시장에서 신세계가 강점을 보이는 만큼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두 여성 CEO의 경쟁 구도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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