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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육 100%' '국내산 닭' 강조하던 BBQ·BHC '사실상 가격 인상'에 소비자 뿔난 이유

BBQ 냉장육 옵션·BHC 신메뉴 가격 책정에 소비자 원성 커져 "소비자 선택권", "브라질산 더 비싸"

2023.05.03(Wed) 15:33:36

[비즈한국] 교촌치킨의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경쟁사들은 ‘교촌’과 같은 상황을 겪게 될까봐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대신 옵션 선택이나 신제품 출시 등을 통해 우회적인 가격 인상을 시도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BBQ는 최근 황금올리브치킨 핫윙 메뉴에 냉장육 선택 옵션을 더해 소비자의 원성을 샀다. 사진=박정훈 기자

 

#BBQ의 냉장육 옵션 “소비자 선택권 확대”, 업계에서는 “가격 인상 꼼수로 보여”

 

지난달 3일 교촌에프앤비가 일부 치킨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 대표 메뉴인 간장 오리지날 가격은 1만 6000원에서 1만 9000원으로, 허니콤보 가격은 2만 원에서 2만 3000원으로 3000원씩 올랐다. 소비자 반발은 생각보다 거세다. 교촌치킨은 가격 인상 후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일부 소비자 사이에서는 ‘불매운동’까지 전개되는 분위기다. 

 

교촌치킨과 함께 치킨 업계 빅3로 불리는 BHC와 BBQ는 몸을 사리는 눈치다. 통상 교촌치킨이 먼저 가격을 인상하면 경쟁사들도 따라서 가격을 올려왔다. 최근 소비자들이 치킨 가격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가격 인상을 보류하는 분위기다. 

 

일부 소비자들은 치킨 업체들이 고객 눈치를 보며 우회적 가격 인상을 시도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최근 BBQ가 냉장육 선택 옵션을 더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BBQ는 최근 황금올리브치킨 핫윙 메뉴에 냉장육 선택 옵션을 더해 소비자의 원성을 샀다. 냉동육 대신 냉장육을 선택할 경우 추가 요금 3000원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가격 인상을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BBQ는 “소비자와 가맹점주의 요청 사항을 반영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BBQ 관계자는 “핫윙 제품은 냉동 제품을 사용하는데 일부 고객이 냉장육으로 조리해달라는 요청을 하기 시작했다”며 “냉장육 조리를 요청하는 소비자들이 직접 매장으로 전화 요청을 하다 보니 가맹점주들이 편의성을 위해 앱에 옵션으로 추가해달라고 의견을 전달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가 냉장·냉동육을 어떻게 구분해 주문했는지는)잘 모르겠다. 커뮤니티에 냉동보다 냉장으로 주문하면 더 맛있다는 노하우가 돌았던 게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가격 인상 꼼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BBQ는 일부 소비자가 냉장육을 원해 메뉴에 공식적으로 추가했다고 설명하는데 말이 안 된다. 소비자가 냉장육, 냉동육을 구분해 주문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일부 소비자 사이에서는 BBQ가 냉장육 옵션을 더한 것에 대해 ‘신선육만 사용한 것이 아니었냐’며 배신감을 느낀다는 반응도 보이는 상황이다. 그간 BBQ는 모든 메뉴에 신선육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지난해 12월 교촌치킨이 냉동육을 사용해 논란이 됐을 때, BBQ와 BHC는 언론을 통해 모든 치킨 제품은 신선육만 사용한다고 강조한 바 있기 때문이다. 

 

BBQ는 당시의 보도가 ‘오보’였다는 해명을 하고 있다. BBQ 관계자는 “‘신선육과 냉동육을 섞어 사용하기도 하냐’는 한 언론사 취재에 ‘그런 적이 없다’고 답변했을 뿐 신선육만 사용한다고 말한 적은 없다”며 “냉장육과 냉동육을 각각 사용하는 메뉴가 있다. 핫윙과 순살 크래커 제품에는 냉동 제품을 사용 중”이라고 답변했다.

 

BHC가 새로 출시한 더블팝 순살. 국내산 닭을 사용했던 순살 메뉴 싸이순살과 달리 브라질산 닭을 사용했다. 가격은 싸이순살보다 1100원 비싸다. 사진=BHC 페이스북

 

#2만 2000원 순살 메뉴 출시하며 2만 900원 순살은 단종? “가격 인상 시도 아냐”

 

최근 BHC가 출시한 신메뉴 가격도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달 20일 BHC는 더블팝 순살 후라이드, 더블팝 순살 양념, 스윗킹폭립 등 신메뉴 3종을 출시했다. 더블팝 순살 후라이드는 2만 2000원, 더블팝 순살 양념은 2만 3000원이며 스윗킹폭립은 2만 8000원으로 책정됐다. 스윗킹폭립은 BHC 메뉴 중 최고가로 올라섰다. BHC 측은 “폭립 메뉴가 닭이 아닌 돼지고기를 사용하다 보니 가격대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소비자들이 의문을 갖는 것은 더블팝 순살 메뉴의 가격이다. BHC는 국내산 닭을 사용한 순살 메뉴인 ‘싸이순살’을 2만 900원에 판매해왔다. 하지만 같은 순살 메뉴인 더블팝 순살의 가격은 2만 2000원으로 책정했다. 싸이순살은 국내산 닭을 사용해 만든 것과 달리 더블팝 순살은 브라질산 닭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고객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BHC는 지금까지 국내산 닭고기만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왔다. 홈페이지 등을 통해 ‘BHC는 닭고기 중에서도 최상급인 국내산 닭고기만을 사용한다’고 밝혀왔다. BHC가 브라질산 닭을 사용하는 메뉴는 이번에 출시된 더블팝 순살이 유일한데, 가격은 치킨 단품 메뉴 중 가장 비싸게 책정됐다. 

 

bhc는 지금까지 국내산 닭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으나, 이번 신메뉴를 출시하며 브라질산 닭을 사용했다. 맛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란 설명이다. 사진=최준필 기자


BHC 가맹점주 사이에서도 의구심이 쏟아진다. 한 가맹점주는 “이미 싸이순살 메뉴가 있는데 같은 순살 메뉴를 브라질산으로 바꾸고 공급가도 더 비싸게 출시했다”며 “싸이순살 메뉴를 단종시키고 순살 메뉴를 더 비싼 가격으로 올리려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실제 BHC는 싸이순살 메뉴의 단종 수순을 밟는 것으로 확인됐다. BHC 관계자는 “싸이순살에 대한 고객 수요가 많은 편이 아니었다. 점주의 재고 관리 등을 고려해 메뉴 단종을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BHC 측은 싸이순살 단종과 신메뉴 출시 등은 가격 인상 시도와는 관계가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나 브라질산 닭이 국내산 닭보다 가격이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니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는 분위기인데, 이에 대해서도 오해가 있다고 설명했다.

 

BHC 관계자는 “국내산 닭으로 순살 메뉴를 만들 때는 가슴살을 사용했다. 브라질산 닭으로 변경한 것은 정육(닭다리 살)을 사용하기 위함”이라며 “가격 때문이 아닌 맛을 위해 브라질산 닭을 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에 사용했던 국내산 순살보다 브라질산 정육의 가격이 더 비싸다. 닭다리살은 껍질을 벗기는 과정도 있고 수율도 적어 비싼 편”이라고 전했다.

 

앞서의 관계자는 “인건비, 원가 상승보다 배달 주문으로 인해 유통단계가 늘어나며 가맹점주의 사정이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본사에서는 매년 신제품을 2개 이상 출시하며 가맹점 매출 증가를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며 “신메뉴 출시로 가격 인상을 하려는 것이 절대 아니다. 향후 가격 인상에 대한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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