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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맥도날드, 국내 가맹사업자 등록…"매각 위한 사전작업" 관측

3월 영국 자회사 이름으로 정보공개서 등록…한국맥도날드 "전략적 파트너 찾는 데 필요한 절차"

2023.04.25(Tue) 17:15:21

[비즈한국] 최근 맥도날드가 국내 가맹사업자로 새로 등록한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 3월 21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는 영업표지 ‘McDonald's(맥도날드)’의 정보공개서가 게시됐다. 국내 법인인 한국맥도날드 유한회사가 등록을 취소한 지 5년 만이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 2018년 8월 가맹사업을 중단했다. 사진=최준필 기자

 

국내에서 가맹사업을 하려면 공정위에 반드시 정보공개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래서 정보공개서 등록 취소는 통상 가맹사업의 중단을 의미한다. 한국맥도날드는 2018년 3월 정보공개서를 자진 취소하고 가맹점 모집을 중단했다. 

 

그런데 올해 새로 등록한 정보공개서를 보면 가맹본부의 법인명(상호)은 한국맥도날드가 아닌 ‘McD Global Franchising Limited(McD 글로벌 프랜차이즈 유한회사)’로 명시됐다. 2022년 감사보고서 기준 한국맥도날드의 지배기업은 맥도날드 본사(맥도날드 코퍼레이션)의 싱가포르 자회사 ‘McDonald’​s APMEA Singapore Investments Pte. Ltd.’다.

 

McD 글로벌 프랜차이즈 유한회사는 영국 런던에 있으며 2016년 8월 설립됐다. 이 회사의 지배기업은 McDonald’​s Europe Limited(맥도날드 유럽 유한회사)지만, 미국 시카고 본사가 실질적인 모회사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McD 글로벌 프랜차이즈의 2021년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외 시장의 프랜차이즈 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2015년 맥도날드 코퍼레이션이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의 기준을 지리적 근접성에서 규모·성숙도·성장성 등으로 바꾸면서 만들어졌다. 주요 활동으론 지적재산권 보유 등이 있다. McD 글로벌 프랜차이즈의 2021년 매출은 23억 8008만 달러로, 우리 돈으로는 약 3조 1786억 원에 달한다.

 

이처럼 국내 시장에 본사 자회사가 나선 것은 한국 법인의 매각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한국맥도날드는 “​(정보공개서 신규 등록은) 한국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도모하고자 전략적 파트너를 찾는 과정에서 필요한 절차”라고 답했다. 가맹 모집 재개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해외 계열사에서 진행한 부분으로 세부 사항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라고 답했다.

 

프랜차이즈 인수·합병(M&A) 전문가인 이창용 프랜차이즈ERP 연구소 소장은 “매각을 앞뒀다면 정보공개서를 미리 등록하는 게 판매자와 인수자 모두에게 유리하다. 인수자 입장에서는 가맹사업을 바로 전개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된다”라며 “시장 경쟁자인 버거킹·롯데리아 등이 빠르게 지점을 늘린 만큼 인수자가 가맹사업을 원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 소장은 “직영점이 없는 해외 법인이 어떻게 등록했는지는 의문이나, 공정위 심사를 통과했다는 점에서 적법성은 갖췄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맥도날드는 동원산업과 인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맥도날드 본사는 현재 한국맥도날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이 두 번째 시도로, 동원산업이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해 협상 중이다. 국내 맥도날드는 본사 자회사인 한국맥도날드(본사 지분 100%)와 유한회사 맥킴(합병 당시 지분 75%) 두 법인이 나눠 운영하다가 2016년 9월 한국맥도날드가 맥킴을 흡수합병했다. 당시에도 한국맥도날드 매각에 나섰지만 무산됐다. CJ그룹, KG그룹-NHN엔터테인먼트 컨소시엄, 칼라일그룹-매일유업 컨소시엄 등 쟁쟁한 후보가 나섰지만 매각 대금·인수 조건 등이 맞지 않아 모두 포기했다. 

 

당시 맥도날드 본사가 한국 시장의 운영 방식을 마스터 프랜차이즈로 바꾸려고 했던 만큼, 이번에도 국내 기업이 한국맥도날드를 인수할 경우 마스터 프랜차이즈로 운영할 가능성이 크다.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은 현지 사업자에게 가맹사업 운영권을 넘기고 본사는 로열티를 받는 방식으로 현지 운영에 비해 본사가 부담할 리스크가 적다. 한국맥도날드 측은 매각 진행 상황에 관해 “현재 외부 전문 기관과 여러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한국맥도날드는 잇단 악재와 실적 부진으로 부침을 겪어왔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음식에서 벌레, 플라스틱, 실 등의 이물질이 나오는 사고로 여러 차례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3월에는 이용자 ​약 487만 ​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하고도 신고 및 개별 통지를 지연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7억 원에 달하는 과징금과 1020만 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수년째 적자를 내면서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도 안고 있다. 한국맥도날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영업이익은 2019년 -440억 원, 2020년 -484억 원, 2021년 -277억 원으로, 매출이 8000억 원대에 이르지만 손실이 이어졌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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