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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오백 년 아름드리 광릉숲에서 '초록빛' 산책, 포천 국립수목원

조선시대 조성돼 2010년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지정…산림박물관 관람 후 '걷고 싶은 길' 걷기

2023.04.25(Tue) 16:55:35

[비즈한국] 누구나 알고 있지만 모두가 가보지는 않은 곳. 경기도 포천의 국립수목원이 그런 곳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단 하나뿐인 ‘국립수목원’이니 좋은 줄이야 누구나 알지만, 인터넷을 통해 사전 예약을 해야 하니 아차 하면 기회를 놓치기 쉽다. 그래도 조금만 신경 쓰고 부지런을 떨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국립수목원이 자리한 광릉숲은 조선 초부터 지금까지 550여 년 동안이나 잘 보호된 우리나라 산림생태계의 보고다. 사진=구완회 제공


#산림박물관에서 우리 나무 예습하기

국립수목원이 자리한 광릉숲은 조선 초부터 지금까지 550여 년 동안이나 잘 보호된 우리나라 산림생태계의 보고다. 광릉숲의 역사는 조선 제7대 국왕인 세조가 묻힌 광릉과 함께 시작한다. 조선왕실에서는 광릉을 중심으로 사방 15리의 숲을 광릉 부속림으로 지정해 조선 말까지 철저하게 보호했다. 일제강점기에는 산림과 임업 연구를 위한 학술보호림으로 지정되었고, 한국전쟁 때도 피해를 입지 않고 잘 유지되었다. 1987년 광릉수목원으로 만들어진 뒤 1999년 국립수목원으로 격상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2010년에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인터넷 예매에 성공해 국립박물관에 도착했다면 우선 산림박물관부터 둘러보는 것이 좋다. 이곳에서 우리 나무와 숲의 모든 것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와 함께라면 여기서 미리 예습을 하고 수목원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살아 있는 숲’을 주제로 한 산림박물관 제1전시실 중앙에는 안동 임하댐 수몰지구에서 옮겨온 거대한 느티나무 그루터기가 관람객들을 맞는다. 사진=구완회 제공


산림박물관은 5개의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는데, ‘살아 있는 숲’을 주제로 한 제1전시실 중앙에는 거대한 느티나무 그루터기가 관람객들을 맞는다. 이는 안동 임하댐 수몰지구에서 옮겨온 것으로 나무 아래 8개의 영상 모니터를 통해서 숲의 다양한 생태계를 감상할 수 있다. 제2전시실은 ‘산림과 인과’를 테마로 고대부터 현대까지 산림 관리의 역사를 시대별로 나누어 전시하며, 제3전시실에서는 산림과 생물보전의 중요성을 다룬 ‘광릉숲 영상물’을 상영한다. 

이어지는 제4전시실은 ‘산림생명관’으로 다양한 주제의 산림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이곳의 ‘광릉숲 코너’에서는 550여 년 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광릉숲의 역사와 현재 모습을 디오라마 등을 통해 실감나게 볼 수 있다. 마지막 제5전시실에서는 철 따라 피어나는 아름다운 야생화들을 살펴볼 수 있다. 

제5전시실에는 만남의 장소인 돔 형태의 집성돔이 마련되어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취향 따라 골라 걷는 수목원 숲길 코스

산림박물관에서 풀과 나무 공부를 마쳤다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국립수목원을 둘러볼 시간이다. 총 102ha 면적에 3300여 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는 국립수목원은 수생식물원, 약용식물원 등 24개의 전문수목원이 조성되어 있다. 하루에 이 모두를 둘러보는 건 불가능하니, 미리 홈페이지나 안내도를 확인해서 관심이 가는 곳 위주로 보는 것이 좋다. 

국립수목원을 둘러보는 또 하나의 방법은 수목원 측에서 관람객들의 필요에 맞게 미리 짜놓은 코스대로 따라가는 것이다. ‘걷고 싶은 길’이란 이름으로 조성된 코스는 모두 7가지. ‘식물진화 탐구길’은 아이와 함께 온 방문객을 위한 코스다. ‘생물의 최초 발생 장소’를 시작으로 풀과 나무를 구분해보고 ‘식물 진화속을 걷는 정원’을 둘러본다. 

광릉숲에 피어나는 금낭화, 영초, 할미꽃(위에서부터). 사진=구완회 제공


연인과 부부에게 추천하는 ‘러빙 연리목길’은 이름처럼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연리목을 지나는 코스다. 평이한 길에 어린이정원과 수생식물원, 포토존 등을 지나니 아이와 함께 걸어도 좋다. 건강을 위한 ‘힐링 전나무 숲길’에는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전나무길과 약용식물원 등이 포함되어 있다. 

‘희귀·약용길은 산림생물 사진 촬영이나 식물 공부를 하고 싶은 방문객을 위한 코스다. 멸종위기종인 광릉요강꽃을 비롯해서 희귀·특산식물보존원과 양치식물원 등을 지나면서 다른 곳에선 보기 힘든 풀과 꽃을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국립수목원을 처음 찾은 방문객을 위한 ‘느티나무·박물관길’, 도시락을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맛있는 도시락길’, 새소리, 바람소리를 들으며 혼자 걷기 좋은 ‘소소한 행복길’ 등이 있다.

국립수목원 안에는 ‘힐링 전나무 숲길’(사진)을 비롯해 7가지 산책 코스가 ‘걷고 싶은 길’로 조성돼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여행정보>

국립수목원
△위치: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광릉수목원로 509
△​문의: 031-540-2000
△​운영시간: 4~10월 09:00~18:00, 11~3월 09:00~17:00, 월요일·1월1일·​명절 연휴 휴무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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