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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지방 부동산 미래 보여주는 소멸위험지역 지도

올 2월 소멸위험 시군구 52% 수준으로 확대…양질의 일자리 개발 절실

2023.04.24(Mon) 17:22:28

[비즈한국] 한국고용정보원에서 흥미로운 보고서가 발간됐다. “지방소멸위험지역의 최근 현황과 특징”이라는 연구보고서인데, 통영, 포천, 충주 등 11곳 기초지자체가 신규 소멸위험에 진입함으로써 2023년 2월 기준 소멸위험 시군구는 118곳으로 전체 228개 시군구의 약 52% 수준까지 확대됐다고 발표했다.

 

  자료=한국고용정보원


지방소멸위험지수는 20~39세 여성인구 수와 65세 이상 고령인구 수로 정의되는데. 소멸위험지수 값이 0.5 미만일 경우 ‘소멸위험지역’으로 구분되며, 이 중 0.2~0.5미만은 ‘소멸위험진입’ 단계, 0.2 미만은 ‘소멸고위험’단계로 각각 구분된다. 

 

자료=한국고용정보원


이번 분석 보고서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소멸위험지역으로 신규 진입한 시군구는 경북 포항시(0.470), 대구 남구(0.487), 부산 금정구(0.462), 사하구(0.487), 남구(0.496) 등 인구 50만의 산업도시와 대도시 도심으로 확대됐다는 것이다. 20~39세 여성인구가 65세 인구의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소멸고위험지역으로 신규 진입한 시군구는 강원도 횡성군(0.186), 정선군(0.189), 평창군(0.189), 영월군(0.192), 경북 상주시(0.189), 충북 옥천군(0.198) 등이다. 

 

시도별로 소멸위험 시군구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전북(92.9%)으로 전체 14개 시군구 중 무려 13곳이 소멸위험 시군구로 조사됐다. 강원(88.9%), 경북(87.0%), 전남(81.8%), 충남(80.0%) 등도 관내 시군의 5분의 4가 소멸위험지역으로 분석됐으며, 부산은 광역시임에도 불구하고 소멸위험 구군이 43.8%다. 

 

두 가지 요인만 체크해 보자. 인구변동의 자연적 요인과 일자리다. 

 

인구변동의 자연적 요인에는 출생과 사망이 있다. 소멸위험이 높을수록 출생률은 낮고 사망률은 높다는 의미다. 인구 1000명당 출생인구 수인 ‘조출생률’은 소멸고위험지역이 3.1로 정상지역 6.1의 절반에 그친 반면, 인구 1000명당 사망인구 수인 ‘조사망률’은 소멸고위험지역이 14.4로 정상지역 4.3보다 3배 이상 높았다. 

 

15~49세까지 여성의 연령별 출산율을 더한 값으로 산출되는 ‘합계출산율’은 소멸위험지역이 더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2022년 합계출산율은 소멸고위험지역이 평균 0.96명, 소멸위험진입지역이 평균 0.93명으로 정상지역(0.81명), 소멸주의단계지역(0.78명)보다 높았다. 조출생률은 지역 내 젊은 여성인구의 비중에 영향을 받지만, 합계출산율은 젊은 여성인구 비중이 적더라도 지역에 정착해 출산한 여성비중이 높으면 증가한다. 

 

다음은 일자리다. 15~64세 고용률은 소멸고위험지역이 76.1%로 다른 지역에 비해 10% 정도 높다. 정상지역은 67.3%, 소멸주의단계는 65.7%, 소멸위험진입 66.7%로 이들 지역 간에는 1~2% 내외의 편차를 보인다. 특히 20~34세 청년 고용률은 남성과 여성 간에 지역별로 상이한 차이를 보였다. 남성-청년 고용률은 소멸고위험지역이 69.2%로 가장 높았고, 소멸위험진입지역이 59.0%로 가장 낮았다. 반면 여성-청년 고용률은 정상지역이 63.1%로 가장 높았고, 소멸위험진입 53.7% 및 소멸고위험 59.4%로 소멸위험지역들이 모두 낮았다. 

 

결국 소멸위험지역 고용지표의 차이는 지역 산업과 인구구성 등이 중요 이유라는 것이다. 소멸고위험지역은 주로 농어촌 낙후지역으로서 제조업 비중이 9.4%로 산업기반이 취약하고 임금 근로자 비중이 51.0% 수준으로 낮아서 젊은 여성의 일자리 기회가 적다. 소멸진입지역은 제조업 쇠퇴 도시 및 광역대도시 원도심 지역들이 다수 포함돼 청년층 일자리 기회가 줄어들면서 청년고용률 저하로 이어진 것이다. 

 

자료=한국고용정보원


청년고용률은 일자리 질과도 연계가 되는데, 상용직 비중은 정상지역이 80.4%로 가장 높고, 소멸고위험지역이 77.3%로 가장 낮았다. 전문대 이상의 고학력 취업자 비중은 정상지역 60.3%에 비해 소멸고위험 지역 36.6%로 절반 가깝게 낮았으며, 취업자 중 전문직 비중은 정상지역 27.3%에 비해 소멸고위험지역 9.5%로 1/3 수준이다. 

 

일자리의 질 격차는 임금 격차로 설명할 수 있다. 소멸고위험지역 취업자의 평균임금은 249만 원으로 정상지역의 평균임금 316만 원에 비해 21.2% 낮았으며, 중위임금 역시 소멸고위험지역이 220만 원으로 정상지역 280만 원에 비해 21.4% 낮았다. 소멸위험진입지역도 평균임금 275만 원, 중위임금 250만 원으로 정상지역에 비해 모두 10% 이상 낮았다.

 

지방소멸위험지역의 확대는 결국 일자리와 임금의 격차가 주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청년인구 유출은 특히 더 그렇다. 최근 국토교통부에서 15개 첨단국가산단 개발을 발표했다.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중에서 서울과 제주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지역에 첨단산업단지를 개발한다는 것이다. 지방의 소멸 리스크를 낮추기 위한 양질의 일자리 개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부동산 관심층이라면 이번 국가산단 개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국가산단이 성공적으로 개발돼 안정적인 일자리가 추가되면 지방 소멸의 위기는 사라지겠지만 그렇지 못하게 되면 지방의 소멸위기가 더 크질 수밖에 없다. 이 성공 가능성을 전망하는 것도 지방 부동산 투자에 있어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유튜브 '스마트튜브tv'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서울 부동산 절대원칙(2023), ‘인천 부동산의 미래(2022), ‘김학렬의 부동산 투자 절대 원칙’(2022),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2021),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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