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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투자] 윤석열 정부 방미에 개미 투자자들 애가 타는 까닭

반도체 지원법·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현안 해결 여부에 주가 요동…힘들수록 가치투자 원칙 지켜야

2023.04.24(Mon) 16:48:33

[비즈한국] 최근 주식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외국인과 기관을 압도하는 매매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초 개인들의 매수대금과 매도대금은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서 12조 6천억 원 정도였지만, 지난 21일에는 두 시장에서 37조 6천억 원이 거래됐다. 이는 외국인과 기관의 거래 합계의 2배에 이른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국 기준금리가 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있고, 시장금리도 이전보다 하락했기에 주식시장에 대한 개인의 관심은 좀 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아쉬운 부분은 개인들의 선택이 높은 투자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5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소인수 정상회담을 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제공

 

투자로 재미를 보지 못한 개인 투자자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미국 국빈 방문에 은근 기대하는 눈치다. 윤 대통령은 24일 미국 국빈 방문을 위해 출국했다. 지난 2011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 이후 12년 만에 한국 대통령이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데다가 한미동맹 70주년과 맞물려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부터 쉽지 않은 시간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의 이번 방문으로 금융시장 전반에 어떤 파장을 미치게 될지 투자자들로서는 촉각이 곤두설 수 밖에 없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국내 기업 122인과 동행한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대 경제사절단인 만큼 한미 양국이 주고받을 경제 보따리가 무엇이 될 것인지도 중요한데, 미국 반도체 지원법이나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으로 국내 기업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은 이번 방문에서 매듭지어야 할 시급한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미국에 도착하기도 전에 날아온 반도체 요구서는 이번 방문이 얼마나 험난할지 가늠케 한다. 중국이 미국 마이크론의 반도체 판매를 금지해 반도체가 부족해질 경우 한국 반도체 기업이 그 부족분을 채우는 일이 없게 해달라고 미국이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중국에 대해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을 금지했고, 12월에는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업체 양쯔메모리를 수출 통제 명단에 올려 미국 정부 허가 없이는 기술을 제공하지 못하게 했다. 또 미국에서 반도체 생산시설에 투자하는 업체들은 보조금을 받으면 중국에서 10년간 생산을 5% 이상 늘리지 못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이달 미국 최대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에 대한 안보 심사에 들어갔는데, 미국은 이를 자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에 대한 맞대응이라고 판단한다.

 

그동안 미국이 중국에 대해 간접적인 규제 요청은 있었지만, 이번에는 너무 직접적인 요구여서 한국 기업들에는 미국과 중국 중 양자택일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됐다. 이에 따라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우려감에 하락세를 보였다.

 

물론 일각에서는 오히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비중확대’​를 할 기회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미국의 대중 메모리 제재 동참 요구에 따른 주가 측면 변동성이 야기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의견을 밝혔다.밝혔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이번 조치에 따라 양사의 컨퍼런스 콜에서 업황과 설비 투자에 대한 전망 또는 보수적 기조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수요 가시성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더욱 낮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향후 주가는 수요 전망보다는 보수적 공급 기조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렇다면 개인 투자자들은 향후 투자할 때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이익 증가 여부, 상대적 가격 수준, 적당한 밸류에이션 수준을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대준 연구원은 “​최근 개인들이 투자했던 종목들을 보면 주당순이익(EPS) 증가세가 확인되지 않아도 돈을 넣었고, 가격과 밸류에이션이 매우 높아도 과감한 투자를 감행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는 다음 달 10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경제와 외교, 안보, 민생 등과 관련한 각종 현안 속에 1년이 바쁘게 흘러갔지만, 앞으로 경기 침체 속에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이번 국빈 방문이 한반도가 처한 문제 해결의 이정표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12년 만의 국빈 방문’​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넘어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으로 돌아오길 기대해 본다. ​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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