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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요금 인상 석 달…택시·승객 모두 불만족

택시업계 "매출 큰 영향 없어"…시민들 "비싸서 타기 꺼려져"

2023.04.21(Fri) 16:17:29

[비즈한국] 서울시는 지난 2월 1일 오전 4시부터 택시 요금을 대폭 인상했다. 이날부터 서울 중형택시 기본요금은 기존 3800원에서 4800원으로 26.3%가량인 1000원이 올랐다. 기본거리는 현행 2km에서 1.6km로 400m 줄었다. 거리요금 기준은 132m당 100원에서 131m당 100원으로, 시간요금은 31초당 100원에서 30초당 100원으로 각각 조정됐다. 이는 2019년 2월 이후 4년 만에 이뤄진 기본요금 인상이다.

 

#택시업계 “기본요금 인상, 큰 효과 없어”

 

20일 서울 도심에서 만난 택시기사들은 기본요금 인상이 뚜렷한 처우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개인택시를 운전한 지 1년 정도 됐다고 밝힌 정하영 씨는 “지난해 11월 택시 부제가 풀리고 개인택시들이 다 거리로 나오면서 경쟁이 너무 심해졌다. 그래서 요즘 빈 차가 많이 돌아다닌다”며 “2월에 기본요금까지 오르면서 손님 모시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매출이 느는 것 같았는데 손님 수가 줄어드니까 요즘은 매출이 올랐는지 잘 느껴지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20일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고속버스터미널 택시 정류장에 택시가 줄 지어 서 있다. 사진=김초영 인턴기자


10년 가까이 택시를 운전했다는 박 아무개 씨(60대)는 “손님들이 택시 이용을 잘 안 하려고 한다. 손님 태우는 게 쉽지 않아 더 오래 일해야 한다. 그래서 몸만 더 힘들어진 것 같다”고 토로했다. 박 씨는 “2년 전부터 밤에는 운행을 안 하고 있는데, 주변에서 하는 말을 들어보면 밤에도 사람들이 다 일찍 들어가서 매출이 많이 줄었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법인택시 기사도 사정은 비슷했다. 1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법인택시를 몰았다는 이호근 씨는 “3부제 해제로 거리에 개인택시 수가 늘어났는데 기본요금까지 오르면서 상황이 더 악화됐다. 밤에 영업을 안 하면 생활이 어려워서 밤에도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강남 지역은 그래도 낮이랑 밤 모두 평소와 비슷한 수준으로 손님이 있는 편인데 강북 지역은 크게 줄었다”고도 전했다. 

 

이 씨는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다 배달로 간 거 아니겠나. 우리 회사에서 가장 젊은 사람 나이가 쉰여섯”이라며 “젊은 사람들은 오토바이 타고 배달하면서 한 달에 300만~400만 원 번다고 하던데, 우리는 200만 원도 벌기 어려운 편”이라고 말했다. 

 

#시민들 “잡기 쉬워졌어도 이용 꺼려져”

 

손님들은 전보다 택시를 잡기 쉬워졌다면서도 기본요금 인상으로 이용이 꺼려진다는 입장이다. 강남구 신사동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박관수 씨(32)는 “회식 끝나고 직원들 태워줄 때 말고는 택시 이용을 잘 안 한다. 기본요금이 많이 부담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원들과 한 달에 한 번 정도 꾸준히 회식을 해오고 있는데, 지난해보다 택시 잡기가 확실히 수월해졌다고 느끼긴 한다”고 말했다. 박 씨는 “주변 친구들도 요금 때문에 택시 이용을 전보다 덜 한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만난 김남두 씨(40대)는 “요즘 보면 가까운 거리도 금방 만 원이 넘더라. 기본요금이 오르고 출장 차 법인카드로 지불할 때가 아니면 개인적으로는 택시 이용은 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그래서 요즘 길거리 다니다 보면 손님 기다리는 택시가 전보다 조금은 많아진 것 같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강남구 역삼동에 거주하는 40대 주부 안 아무개 씨는 “얼마 전 집에서 서울역까지 택시를 타고 갔는데 전보다 요금이 오른 게 체감이 되긴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녀들이 밤에 늦게 귀가할 때 보통 택시를 타곤 했는데 이제는 가까운 거리면 웬만해서는 버스를 타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택시 정류장에 붙은 택시 요금조정 안내문. 사진=김초영 인턴기자


다만 택시는 대부분 불가피한 경우에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기본요금이 올라도 계속해서 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초구 반포동에서 만난 윤지원 씨는 “택시는 수업이나 약속에 늦었을 때와 같이 주로 급할 때 탑승을 한다”며 “택시 기본요금이 올랐다고 택시 이용을 하지 않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강남구 역삼동에서 만난 윤다인 씨도 “주로 대중교통이 끊긴 시간대에 택시를 이용하기 때문에 요금이 올랐다고 이용을 하지 않는 건 아닌 것 같다. 심야 할증 때문에 중간에 가는 친구들은 5명 중 1~2명 정도 된다”며 “앞으로도 택시 이용은 계속 할 것 같다”고 전했다. 

 

#기본요금 인상으로 수요마저 줄었나

 

상황이 이렇자 공급을 위해 인상했던 기본요금이 되려 수요마저 줄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른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지하철이나 마을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다. 통계를 살펴보면 이 기간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택시 이용 수는 줄었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인 ‘카카오T’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기본요금 인상이 시작된 2월에 들어서며 955만 7111명, 3월에는 977만 8424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꾸준히 이용자 수가 1000만 명에 달했던 것과 사뭇 다른 분위기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3월은 택시 업계에서 손님이 많은 성수기로 꼽힌다.

 

이러한 분위기에 맞춰 ‘택시 통금’이라는 새로운 단어가 생겨나기도 했다. 기본요금이 올라간 만큼 대중교통 막차를 이용해 귀가할 수 있도록 10시 전후를 통금으로 하자는 것이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기본요금 인상 전인 1월 첫째 주 1~8호선 승하차 인원이 320만 394명에 달했던 것에 비해 인상 후인 2월 첫째 주에는 335만 4104명, 2월 둘째 주에는 349만 4974명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법인택시 업계는 기본요금 인상으로 승객이 크게 감소해 개인택시 3부제를 다시 도입함으로써 택시 공급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인택시 기사 단체인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은 지난 2월 정부세종청사에서 집회를 열고 부제 재시행을 촉구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요금 인상으로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택시 부제 재도입을 위한 심의신청기한을 유예해 달라는 서울시의 요청을 거부했다. 이로써 부제 재도입을 위한 시도는 시행 2년 후인 내년이 돼야 가능해졌다.​ 

김초영 인턴기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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