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이마트 연수점이 리뉴얼을 마치고 재개점했다. 연수점은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주총에서 직접 언급할 정도로 애정을 담은 매장으로 꼽힌다. 하지만 연수점 개점을 두고 내부 잡음이 일고 있다. 이마트가 연수점을 리뉴얼하며 직원을 20%가량 감축했기 때문이다.
#40명 타 점포 발령에 노조 반발
지난달 30일 이마트 연수점이 6개월간의 리뉴얼 공사를 마무리하고 ‘더 타운몰 2호점’으로 재개점했다. 이마트 연수점은 2020년 리뉴얼한 이마트타운 월계점 이후 두 번째로 선보이는 미래형 점포다. 다른 이마트 점포들과 달리 쇼핑몰 형태를 띠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기존 연수점은 이마트 매장이 70%, 테넌트(독립 임대매장)가 30% 비중으로 운영됐는데, 리뉴얼 후 마트가 30%, 테넌트가 70% 비중으로 변경됐다. 레스토랑과 디저트, 베이커리 브랜드뿐만 아니라 패션, 라이프 스타일 등 82개 임대매장이 새로 들어섰다.
인력 조정도 이뤄졌다. 연수점은 리뉴얼 후 재개점을 하며 직원 40명을 감축했다. 리뉴얼로 마트 공간이 줄어든 만큼 이전과 같은 인력이 필요 없다는 게 이유다. 감축된 인원은 경기 김포, 부천 등 타 지점으로 발령 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마트 측은 “2월부터 점포에서 총 세 차례 개별 면담을 통해 발령을 결정했다”며 “희망 점포 및 출퇴근 거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배치했다”는 설명이다.
노조 측에 따르면 이마트는 연수점 리뉴얼 공사가 마무리되기 한 달여 전에 직원들에게 ‘50명(관리직 10명, 비정규직 40명) 인원 감축’에 대해 통보했다. 직원들이 강하게 반발하자 40명으로 줄었다.
발령 대상이 소폭 줄긴 했지만 노조 측은 점포 전체 직원의 20%에 달하는 규모를 한 번에 감축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동익 마트노조 인부천본부 사무국장은 “정규 관리직이 아닌 무기계약직의 점포 간 발령은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연수점 총인원이 220~230명가량인데 그중 40명이나 되는 인원을 한 번에 줄인 것”이라며 “다른 지역에서 이마트가 매장 리뉴얼 후 10여 명의 인원을 감축한 사례는 있으나 이렇게 대규모 인력 조정을 한 적은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이마트 측은 연수점의 마트 비중이 크게 줄어든 만큼 인력 조정은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매장 리뉴얼 이후 인력 구성이 변화될 경우 타 점포로 전환 배치하고 있으며 직원들의 우선순위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 관계자는 타 지점으로 가게 된 직원들이 출퇴근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사무국장은 “회사는 지도 검색 기준으로 직원들을 이곳저곳으로 발령 냈다. 15년간 걸어서 출퇴근한 직원을 ‘대중교통 이용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동인천점(대중교통 이동 시간 40분)으로 가게 했다. 영종도에서 버스를 한 번 타고 연수점으로 출근하던 직원은 갑자기 김포점으로 발령 나면서 출퇴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나 감축된 인원의 대부분은 최저임금을 받는 무기계약직이다. 새로 발령 난 지점은 출퇴근 소요시간도 길고 비용도 늘어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
#노조 “인력 감축 꼼수”, 이마트 “있을 수 없는 일”
노조 측은 이마트가 리뉴얼을 핑계 삼아 인력 감축에 들어가려는 꼼수가 아니냐고 지적한다. 이 사무국장은 “연수점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현장 인력의 서비스로 마트 판매량을 높이는 시대는 지나지 않았나. 온라인 판매나 대규모 유통 등을 시도하는 상황인 만큼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원 감축으로 가려는 분위기”라고 주장했다.
대형마트는 계속해서 수익성이 악화하는 상황이다. 이마트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이마트는 올해 1분기 매출이 3조 772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조 8757억 원)보다 2.7% 감소한 수치다. 할인점 부문 매출은 9205억 원으로 전년 동기(9331억 원)보다 1.4% 줄었다.
지난해 실적도 좋지 않았다. 이마트의 할인점 사업부 매출은 12조 4153억 원으로 전년(11조 8418억 원)보다 4.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크게 줄었다. 2021년 1865억 원이던 영업이익은 2022년 1747억 원으로 6.3% 감소했다.
마트 직원 사이에서는 인력 감축 후 근무 환경이 악화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직원은 “이마트 연수점은 규모가 줄었다고 인원 감축을 하고는 인력이 부족해 다른 매장에서 직원들을 빌려다 썼다”며 “인력이 줄자 남은 직원들의 업무 강도가 높아졌다. 직원들끼리 싸움도 나고 일이 힘들어져 퇴사하는 사람이 나올 정도”라고 주장했다.
이마트는 이에 대해 오픈 직후 일시적 인력 지원이었을 뿐, 지속적인 인력난은 없다고 설명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리뉴얼 오픈 초에는 객수가 크게 늘고 상품 회전율도 빨라 본사 바이어와 인근 점포 직원 일부가 지원을 나왔다”며 “리뉴얼이나 매장 대형행사와 같은 이벤트 발생 시 상황에 따라 점포 간 유연하게 이동 근무가 있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인력 감축 시도라는 노조 측 주장에 대해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정년퇴직 등으로 인한 자연감소 외 인위적인 인력 감축은 없다”며 “무인 계산대 확대와 영업시간 조정 등으로 인한 인원 감축도 없다”고 전했다.
이마트는 올해 연수점 외 10개 오프라인 매장의 리뉴얼을 계획 중이다. 타 지점의 리뉴얼 과정에서도 인력 감축 문제가 지속해서 발생할 여지기 있다. 이마트는 “모든 점포를 연수점과 같은 몰 타입의 형태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매장 상황은 그때마다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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