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갑질, 성희롱, 경영 부실 등으로 논란이 일었던 서인천새마을금고가 최근 경영지표가 더 하락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비즈한국은 지난 5일 서인천새마을금고 이사회 안건에 지점 일부 폐쇄안이 상정된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 2월 금고 이사회는 경영 부실 책임으로 이사장 연봉 삭감을 의결한 바 있다(관련기사 [현장] 2년 연속 이자수익 82% 감소…우량하던 서인천새마을금고에 무슨 일이, [단독] "출근하면 화장실 청소부터" 지역 새마을금고 또 갑질 논란, [단독] 서인천새마을금고, '갑질' 논란 이어 '성희롱' 의혹까지…비위 백태 점입가경, 105만 원치 홍삼 누구에게?…서인천새마을금고, 업무추진비 부적정 사용 논란).
경영 부실로 지점 폐쇄가 현실화됐지만, 내부 갈등으로 이렇다 할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에서도 손을 쓰기가 어렵다. 독립 법인으로 이루어진 새마을금고의 구조적 특성상 중앙회 권한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경영지표 다수 하락, 예대비율 47%까지 떨어져
서인천새마을금고는 2021년부터 대출액이 급감하면서 경영 위기 상태에 봉착했다. 서인천새마을금고는 자산 5000억 원 이상 규모로 본점과 5개 지점(연희, 완정, 검암, 청라, 검단)이 있다. 새마을금고 사무소 설치에 관한 지침에 따르면 개설한 지 3년 이상 된 지점 중 최근 2년 이상 연속해서 적자를 내면 폐쇄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 2021년 실적 기준으로 폐쇄에 해당하는 지점은 연희, 검암, 청라, 검단 등 4개였는데, 이듬해에 완정지점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결국 서인천새마을금고 5개 지점 모두가 폐쇄 위기에 놓인 셈이다.
서인천새마을금고 감사보고서 등 내부자료에 따르면 서인천새마을금고는 경영지표평가(자본적정성·자산건전성·수익성·유동성·시장리스크민감도)에서 4개 등급이 하락했다. 특히 수익성이 1등급에서 4등급으로, 시장리스크민감도가 4등급에서 8등급으로 큰 폭으로 내려갔다. 종합 등급 5등급으로 전년 대비 10점가량 점수가 하락한 상황이다.
예대비율 역시 급감했다. 지난 2020년 95.8%에서 2021년 65%, 2022년 47%까지 하락했다. 전국 새마을금고의 평균 예대비율은 2022년 기준 80.2%다. 2022년까지 5개년 연평균 대출채권 성장률도 전국 새마을금고는 14.7%인 데 비해 서인천새마을금고는 8.6%에 그친다. 2023년 2월 말 기준 서인천새마을금고의 신규 대출 실행금액은 26억 890만 6174원인 반면 상환금액은 60억 117만 9280원이어서 예대비율은 계속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재무 현황에 따르면 서인천새마을금고의 총자산은 5247억 8548만 1836원으로 전년 대비 약 19.1% 증가했지만, 대출금과 예대비율, 이자수익, 당기순이익 등 다수 지표가 하락했다. 예·적금과 이자비용 등은 늘었다. 예·적금은 4672억 1324만 3411원으로 전년 대비 약 19.9% 증가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28억 5496만 5461원으로 약 29.8% 감소했다. 대출금도 2199억 7432만 5008원으로 전년 대비 약 41.1% 감소했다.
신규대출액도 줄었다. 2022년 12월 말 기준 대출 잔액은 2199억 7432만 5008원으로 당기 대출 761억 7933만 2172원이 감소했다. 인천 지역 53개 새마을금고 중 감소율이 가장 높다.
2022년 4분기 내부감사 경영실태 종합평가 등급도 3등급으로 하락했다. 자본적정성, 자산건전성, 경영관리능력, 수익성 등에서 모두 3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새마을금고에서는 자체경영진단을 1~5등급으로 평가하는데, 새마을금고중앙회에선 4등급부터 개별 금고에 개선 요구·명령을 할 수 있다.
이에 서인천새마을금고 감사들은 2022년 4분기 감사보고서에서 ‘2022년 12월 말 본결산 결과 경영지표가 악화될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고, 특히 수익성에 해당하는 총자산순이익률, 수지비율은 급격한 하락이 예상’된다며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하여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강구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4분기 자체감사에서 지적사항은 14건에 달했다. 앞서 2022년 6월 새마을금고중앙회와 정부의 합동감사에서도 서인천새마을금고는 9건의 지적사항을 받았다.
#이사장 ‘연봉삭감’ 했지만 경영 악화 대책 없어
이처럼 경영 악화가이어지지만, 아직까지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2023년 2월 서인천새마을금고 이사회는 경영 악화 책임을 물어 A 이사장에 대한 연봉삭감을 의결했다. 그러나 경영 구조 개편은 이뤄지지 않았다.
2022년 4분기 자체감사에서 경영지표가 더 하락하자, 지난 4월 5일 서인천새마을금고 이사회에 분사무소 폐쇄 안건이 상정됐다. 경영 손실 극복을 위해 지점 전부 또는 일부를 폐쇄하는 안이다. 그러나 이 안건은 논의되지 않았다. 일부 임원의 요구로 안건이 상정돼 회의가 소집됐지만, 회의 당일 A 이사장이 논의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서인천새마을금고 관계자는 “현재 본점 사무소 이전과 신규 지점 설치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점이 폐쇄되면 새마을금고 정관에 따라 신규 지점 설치가 불가능하다. 이런 부담 때문에 논의 자체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지점 폐쇄안이 상정될 정도로 경영에 빨간불이 켜졌지만, 중앙회의 통제는 미치지 못한다. 각 새마을금고가 개별법인으로 운영되는 특성상 이사장의 권한이 막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앙회도 지점 폐쇄 등을 강제할 수 없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서인천새마을금고는 현재 경영실태평가 3등급이기 때문에 경영 개선 조치 대상은 아니다. 감사 결과 중앙회에서 지시한 시정사항을 계속 이행하지 않는다면 최종적으로는 법률 조치까지 검토할 수 있다. 최근 서인천새마을금고 감사가 진행됐는데, 이에 따라 진행될 중앙회 조치사항은 아직 언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비즈한국은 이에 대한 A 이사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서인천새마을금고에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전다현 기자
allhyeon@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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