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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관'의 무게? 명품 플랫폼 1위 발란 '내우외환' 속사정

과도한 마케팅비로 손실 늘어난 데다 자금난설까지…발란 "사실 아냐, 올해 흑자 가능"

2023.04.18(Tue) 12:36:20

[비즈한국] 발란의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지난해 영업적자 폭이 크게 늘어난 데 이어 최근에는 자금난으로 판매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업계에 퍼지고 있다. 발란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자금난 의혹을 해소했다고 밝혔지만, 발란이 공들여 쌓은 ‘업계 1위’ 이미지는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부 업체가 발란이 판매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발란 측은 사실과 다르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사진=발란 페이스북

 

#공격적인 광고 집행으로 영업적자도 커져…“수익성 개선 중”

 

출혈경쟁에 나섰던 명품 플랫폼 3사(발란, 트렌비, 머스트잇)가 지난해 일제히 영업적자를 냈다. 톱스타를 모델로 기용해 광고를 진행하고 할인쿠폰을 뿌리며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은 결과다. 

 

특히 전년과 비교해 적자 폭이 눈에 띄게 커진 곳은 발란이다. 발란은 지난해 거래액이 전년 대비 127% 증가한 6800억 원을 달성하며 업계 1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1위 타이틀을 차지하느라 치른 출혈이 상당하다. 시장 점유율 확보와 거래액 확대를 위해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었는데, 지난해 발란의 광고선전비는 385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190억 원이던 광고비를 작년에는 두 배로 늘렸다. 발란 측도 “광고비를 과도하게 사용한 부분이 있다”고 인정할 정도다. 

 

경쟁사인 트렌비가 작년부터 시장 상황에 위기감을 느끼고 마케팅 비용을 대폭 줄이며 수익성 개선에 들어간 것과는 반대되는 움직임이었다. 트렌비는 298억 원 규모였던 광고비를 지난해 122억 원 규모로 줄였다. ​트렌비 측은 “지난해부터 무리한 마케팅을 멈추고 효율과 이익에 매진했다”고 밝혔다. 

 

발란의 공격적인 광고 집행 효과는 매출로 돌아왔다. 지난해 매출이 891억 원으로 전년 대비 71% 성장했다. 하지만 남는 장사는 아니었다. 영업손실이 373억 원으로 전년(186억 원)보다 2배가량 늘었다. 현금성 자산도 바닥을 보이는 상황이다. 2021년 말 기준 213억 원 규모였던 현금은 지난해 말 기준 32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그나마 최근 시리즈 C 투자 유치가 마무리돼 겨우 숨통이 트였다. 발란은 지난해 10월 진행한 250억 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 유치를 최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200억 원가량의 투자금이 들어왔고, 최근 나머지 50억 원이 들어온 상황이다. 

 

발란 관계자는 “현재 추가로 투자 의향을 보이는 5곳과 논의 중이다”며 “광고 집행을 중단한 작년 9월부터는 영업손실이 확연히 줄었다. 현재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내부적으로도 ​여러 가지 ​조정을 해 수익성이 좋아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발란은 광고선전비로 385억 원을 사용했다. 2022년 영업손실은 373억 원으로 전년(186억 원)보다 2배가량 늘었다. 사진=발란 페이스북

 

#자금난 논란에 셀러들 수군수군…발란 “자금난 없어” 

 

최근에는 자금난 논란이 돌아 한바탕 곤혹을 치렀다. 발란은 지난해 10월 병행수입업체와 해외 부티크를 연결하는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시작했는데, 일부 파트너가 발란 측이 대금을 받고 상품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선 것이다. 

 

발란 관계자는 “발란이 대금 지급을 지연한 것이 아니다. 35개 업체 중 두 곳이 문제 제기를 했는데, 이들이 ‘돈이 없다’며 잔금 지급을 미뤄 생긴 문제”라고 해명했다. 발란의 B2B 사업은 바이어가 30%의 계약금을 선입금하며 진행된다. 현지 부티크에 상품이 모두 준비되면 나머지 70%의 잔금 처리 후 상품을 받는 형태로 이뤄진다. 발란 측은 일부 업체가 계약금만 낸 뒤 상품이 준비됐는데도 잔금 처리를 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업체들이 차일피일 잔금 지급을 미뤘다. 결국 약속한 날짜보다 3~4개월 지나서는 ‘상품 구입을 하지 않겠다’며 계약금을 돌려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발란이 상품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며 문제를 제기했다”면서 “최근 파트너사와 문제를 원만히 해결했다”고 전했다. 비즈한국은 문제를 제기한 업체들에게도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발란은 ‘해프닝’에 불과하다는 설명이지만, 이미 업계에 굳어져버린 이미지다. 구매대행 셀러가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발란의 자금난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한 구매대행 셀러는 “발란이 정산 대금 지급을 못할 정도로 자금난이 악화됐다는 이야기가 떠돈다. 신규 셀러는 당분간 발란에 입점하는 것을 보류하라는 공지가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  

 

발란 측은 “입점한 1300여 개 셀러에게 한 번도 정산하지 않은 적이 없다”며 “그런데도 대금 미납 등의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공유돼 불안해하는 셀러들이 있다. 최근 판매자센터를 통해 최근 발생한 사건 등을 모두 정리해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발란은 동요하는 셀러 달래기에 나섰다. 최근 자금 사정이 어려운 입점 업체 대상으로 상생협력자금을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총 20억 원 규모를 상생 프로그램으로 사용해 도움이 필요한 입점 업체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발란이 뜬금없이 상생협력자금을 운영하는 것을 두고 자금난 이슈를 덮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엔데믹으로 해외여행이 재개되고, 경기 불황으로 명품 소비 열기도 한풀 꺾이는 등 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자금난 논란까지 덮쳐 발란의 한숨은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발란은 올해 큰 무리 없이 흑자 전환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발란 관계자는 “특별히 명품 수요가 줄었다기보다는 경기가 불안하다 보니 전체적으로 주춤한 상황이라고 본다. 올해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해외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일본과 동남아는 아직 이커머스 침투율이 낮은 편이기 때문에 현지 기업과 손잡고 시작하려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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