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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소속 17개국 중 10개국이 동결…기준금리 정점론 '솔솔'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세계 경제 90% 차지하는 23개국 중앙은행 중 최소 20곳 내년 기준금리 인하 전망

2023.04.14(Fri) 15:37:31

[비즈한국] 한국은행이 11일 기준금리를 다시 한 번 3.50%로 동결하면서 미국과의 격차가 1.50%포인트(미국 4.75%~5.00%)로 유지됐다. 2000년 10월 이후 22년여 만에 가장 큰 차이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오는 5월 2~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만 해도 격차는 역대 최대 수준인 1.75%포인트를 기록하게 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월 13일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3.25%에서 3.50%로 상향 조정했다. 이후 기준금리는 3.50%로 고정된 상태다. 사진=박정훈 기자


시장 일각에서는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 확대로 인해 외국인 자금 유출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 금융시장이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최근 세계 주요국들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흐름과 관계없이 한국처럼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보이는 만큼 연준이 5월에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더라도 금융시장에 커다란 후폭풍이 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특히 한은의 이번 동결 결정을 기점으로 세계 각국이 긴축사이클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2.9%(1월 전망)에서 3개월 만에 2.8%로 낮추면서 이런 전망에 힘이 실린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1일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는 동시에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기존 전망치(1.6%)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수출 둔화에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우리 경제가 예상보다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 셈이다. 이처럼 경제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질 가능성이 커지자 한은은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에도 기준금리를 지난 2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동결했다.

 

이번 동결로 다음 금통위 일정(5월 15일)까지 기준금리가 3.50%에 묶이면서 1월 이후 4개월 동안 기준금리는 제자리걸음을 하게 됐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 동결 후 기자회견에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당분간 최종금리가 3.75%까지 오를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3.50%를 정점으로 유지하다 하락기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은뿐 아니라 IMF도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우려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IMF는 12일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한국 올해 성장률을 지난 1월 전망치 1.7%보다 0.2%포인트 내린 1.5%로 잡았다. IMF는 지난해 7월 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1%로 내린 이후 10월(2.1%→2.0%), 1월(2.0%→1.7%) 하향 조정하는 등 네 차례 연속 내렸다.

 

한국뿐 아니라 다른 주요국들도 경제 둔화를 우려해 미국과의 기준금리 디커플링(탈동조화)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있는 점도 기준금리 정점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중 기준금리를 정하는 17개 중앙은행(독일, 프랑스, 이탈리아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 결정) 가운데 최근 기준금리를 동결한 곳은 절반이 넘는 10개국이다.

 


특히 캐나다 중앙은행도 한은 기준금리 결정 이틀 뒤인 13일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4.50%로 유지하기로 하면서 2번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통화정책 결정문에서 “경제 지표는 인플레이션이 향후 수개월 안에 빠른 속도로 둔화할 것”이라고 기준금리 동결 이유를 밝혔다. 한국과 캐나다뿐 아니라 일본(-0.10%), 호주(3.60%), 중국(3.65%), 인도네시아(5.75%), 인도(6.50%), 러시아(7.50%), 튀르키예(8.50%), 브라질(13.75%) 등도 기준금리를 동결한 상태다.

 

긴축 기조에 실리콘밸리은행(SVB), 크레디트스위스 등 은행들이 잇달아 흔들리고, 경기 침체 등 실물경제까지 위기가 번지자 미국 기준금리와의 격차가 벌어질 우려에도 세계 각국이 잇달아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한국이 기준금리 동결을 이어가더라도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이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이나 환율 상승과 같은 금융시장 후폭풍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심지어 세계 기준금리가 3분기에 정점에 다다르고 이후 인하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세계 경제 규모 90%를 차지하는 23개국 중앙은행 중 최소 20곳이 내년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가 3.50%를 유지한 뒤 내년에 하락하기 시작해 내년 말에 2.50%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미국과 유로존, 영국 등도 내년에 기준금리 인하 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관측했다. 중국과 브라질, 멕시코, 인도네시아는 올해 안에 기준금리 인하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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