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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충전 사업 뛰어든 현대엔지니어링, 성공 가능성은?

9개 사업지에 849기 충전기 공급 예정…아파트 충전소 설치 의무화 강점 살릴까

2023.04.13(Thu) 17:32:08

[비즈한국] 시공능력 7위(2022년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기준) 건설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전기차 충전 사업에 뛰어든다. 최근 100세대 이상 아파트에 전기차 충전소 설치가 의무화되면서 ​건설업계는 ​전기차 충전기 전문기업과 지분 투자나 업무협약 등으로 관계를 맺어왔다. 전담 조직을 꾸려 직접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처음이다. 

 

시공능력 7위 건설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전기차 충전 사업에 뛰어든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현대엔지니어링 본사. 사진=현대엔지니어링 제공

 

현대엔지니어링은 환경부가 주관한 ‘무공해차 전환 브랜드사업’ 공모에 신청한 9개 사업이 모두 최종 선정됐다고 5일 밝혔다. 이 사업은 환경부 전기차 충전 보조금 지원 사업자로 선정된 25개 회사를 대상으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한 사업 계획을 신청 받아 선정된 업체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월 정부 전기차 충전 보조금 지원 사업자에 선정된 뒤 지방자치단체와 전기차 충전소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어왔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에 선정된 9개 사업지에 전기차 충전기 총 848기를 공급한다. 고흥군, 아산시, 오산시, 임실군, 함양군, 합천군 등 지방자치단체 여섯 곳과 그룹사인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 사업장 세 곳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해 운영할 계획이다. 공급되는 충전기 수는 초급속충전 3기, 급속충전 374기, 완속충전 471기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들 사업지에서 전기차 충전 사업을 본격화한다. 2020년 9월 전기차 충전 사업자 등록을 마친 ​현대엔지니어링은 2022년 10월 전담 조직 ‘EVC사업팀’을 꾸렸다. 현재 부서 직원은 20명 수준. 그간 서울 종로구 계동사옥 충전소를 포함해 유·무선 충전시설 약 150기를 설치하고 350여 기를 운영하며 경험을 쌓았다. 

 

전기차 충전 시장은 전기차 보급과 함께 커지는 추세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802만 대로 전년 대비 68% 늘었다. 글로벌 완성차 판매량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5.9%에서 2022년 9.9%로 4%포인트 증가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리시던스리서치는 세계 전기차 충전 시장이 2022년 465억 달러(61조 원) 규모에서 2030년 4174억 달러(548조 원)으로 9배가량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전남 고흥군은 올 2월 전기차 충전시설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 제공

 

전기차 충전 사업은 최근 건설업계와 밀접한 관계가 됐다. 2022년 1월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100세대 이상 아파트에 전기차 충전기 설치가 의무화된 것. 이에 따라 새 아파트는 총 주차대수의 5%, 이미 지어진 아파트는 2% 이상 규모로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해야 한다. 아파트를 짓는 건설사가 전기차 충전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된 셈이다. 현대건설과 함께 ‘힐스테이트’ 주택 브랜드를 운영하는 현대엔지니어링도 아파트 충전기 공급을 핵심 목표로 삼았다.

 

건설업계에서 전기차 충전 사업 직접 진출 사례는 현재 현대엔지니어링이 유일하다. 대우건설은 2020년 7월 전기차 충전기 전문기업 휴맥스EV에 지분 투자를 결정한 이후 자사가 시공하는 아파트 단지에 휴맥스 전기차 충전기를 보급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2022년 2월 전기차 충전기술을 보유한 에바와 업무협약을 맺고 시공 단지에 해당 기술을 적용키로 했다. 이처럼 지금까지는 건설사가 지분 투자나 업무협약으로 전기차 충전 사업에 간접 진출한 사례만 있었다.

 

전기차 충전 시장 후발 주자인 ​현대엔지니어링에게 상황이 녹록지는 않다. 현재 우리나라 전기차 충전 시장은 SK시그넷과 이브이시스, 애플망고 등 대기업 계열사가 이미 선점했다. SK는 2021년 급속충전 전문기업 SK시그넷(당시 시그넷EV)을, 롯데정보통신은 2022년 이브이시스(당시 중앙제어)를, LG그룹과 GS그룹은 공동으로 애플망고 지분을 인수해 국내외 전기차 충전 사업을 벌이고 있다. 미국 전기차 초급속충전기 시장 점유율 1위인 SK시그넷의 경우 2022년 매출 1626억 원, 영업이익 35억 원을 기록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올해 전기차 충전 보조금 사업자로 선정된 만큼 단기적으로는 그룹 계열사와 업무협약을 맺은 지자체에 충전소 인프라를 성공적으로 구축해 인지도를 쌓아갈 계획”이라며 “건설사로서 아파트 설계 등에 참여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전기차 충전 사업 규모를 확대하는 데 유리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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