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 BIZ.HANKOOK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티빙, 넷플릭스 따라잡으려 안간힘…매출 늘었지만 적자폭 확대에 '고심'

매출 88% 늘었지만, 영업적자 762억→1191억 원으로 늘어…네이버·KT·현대차 컬래버로 승부수

2023.04.12(Wed) 16:07:22

[비즈한국] CJ ENM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TVING)이 지난해 1191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21년 762억 원이었던 영업손실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매출 감소로 인한 문제는 아니다. 매출은 오히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코로나19 특수로 급성장한 과거와 달리 시장이 위축되는 시장에서 제작비 투자 부담이 가중된 탓이다. 

 

KT 시즌(seezn)을 흡수한 티빙은 적자 개선, 가입자 확보를 위해 활용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특히 가입자 이탈을 막고 이용자 접점을 확대하는 방안을 돌파구로 마련했다. 자체 할인 프로모션부터 IPTV, 자동차업계와 동맹을 맺으며 다른 업종과의 연동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티빙이 가입자 유치를 위해 다양한 구독 채널을 활용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사진=CJ ENM 제공


#네이버·KT에 올라타 돌파구 찾는다…커넥티드 카에도 접목

 

티빙은 최근 IPTV 서비스와의 제휴를 본격화했다. 지난달 초 KT IPTV 서비스인 지니TV와 연동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어 3월 중순에는 LG유플러스가 유플러스TV에서 티빙을 이용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를 개편해 결합 요금제를 발표했다.

 

요금제는 티빙 구독료와 결합한 형태다. 약정형으로 장기 고객 확보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각 사의 요금제를 살펴보면 기본형인 ‘지니 TV 티빙 초이스 스탠다드’는 3년 약정 인터넷 결합 기준 월 2만 5300원이다. 유플러스 TV의 경우 월 2만 7000원이다. 기존 IPTV 가입자는 결합 요금제 이용 시 티빙을 별도로 신청하는 것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연동 서비스가 TV에 묶여있지 않다는 점도 특징이다. 결합 요금제나 부가 서비스에 가입했다면 티빙 일반 구독자와 동일하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으로도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이 같은 전략은 기존의 한정된 구독모델을 다양화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시작은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이었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은 월 이용료 4900원만 내면 네이버쇼핑, 예약 등에서 결제금액의 최대 5%를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상품이다. 2021년 티빙은 네이버 멤버십 이용 시 한 가지 혜택을 선택할 수 있는 제휴사로 들어갔고, 협업 1년 만인 지난해 3월 기준 전체 가입자 수가 동기 대비 3배 증가하며 시너지를 확인했다. 양지을 티빙 대표는 지난달 열린 CJENM의 컨퍼런스콜에서 “네이버와의 협력 관계와 KT 제휴를 통한 가입자가 계속 늘고 있다”며 “지난해 말 유료가입자는 300만 명을 넘었고 올해 연말까지 500만 명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성과를 강조하기도 했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을 통해 유효한 전략임을 확인한 티빙은 OTT 구독을 접목할 수 있는 분야 곳곳으로 발을 뻗고 있다. 2021년 현대자동차와 제휴를 맺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티빙은 현대차의 커넥티드 카(차량 시스템과 무선 네트워크의 연결을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에서 차량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스트리밍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NM 사옥. 사진=비즈한국DB


#기다리는 것으론 부족하다, 구독자 ‘유치’에도 사활 

 

OTT 업계에서는 고객이 제 발로 찾아오게 하는 매력적인 오리지널 콘텐츠의 확보 여부가 최대 승부처다. 티빙이 오리지널 콘텐츠에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는 것도 파급력 있는 콘텐츠로 대규모의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막대한 비용이 들더라도 한계비용을 초과하는 유료 이용자 수를 유지해 플랫폼 우위를 점하면 이기는 시장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만성적인 적자는 위험 부담을 키우는 골칫거리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해외 미디어 그룹과 겨뤄야 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는 자본 경쟁이다. 콘텐츠 수급에 투자비용을 얼마나 투입할 수 있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티빙은 모기업 CJ ENM을 등에 업고 국내 기업 중에서 매출이나 투자 규모 측면에서 가장 앞서 있는 곳 중 하나다. 잠정 고객 지표와 유사한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지난달 459만 명으로 토종 OTT 중 1위고, 정확한 수치는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유료 이용자 수도 최근 300만 명을 넘긴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매출은 2476억 원으로 전년(1315억 원) 대비 88% 늘었다. 매출 155억 원 수준이었던 2020년 이후 상당한 규모의 외형 성장을 이끌어냈다. 앞서 2021년 CJ ENM이 앞으로 3년간 티빙에 4000억 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선언했던 것처럼 콘텐츠 투자도 크게 확대돼 콘텐츠 원가가 2021년 707억 원에서 작년 1168억 원으로 늘었다.

 

티빙이 올해 선보이는 신작 오리지널 콘텐츠. 사진=CJ ENM 제공

 

다만 출혈경쟁을 감수한 결과는 아직 만성적인 적자로 나타나고 있다. 티빙이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넘어 IPTV, 자동차 등 어디에 OTT를 추가로 실을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티빙의 당기순손실은 2022년 595억 원에서 2022년 1249억 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천문학적인 투자비용과 적자는 예견된 절차였지만, 구독 채널을 다양화해 가입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데에도 주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으로는 국내 OTT 기업의 성과를 바라볼 때 시장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OTT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난 넷플릭스도 가입자 수를 확 늘려 흑자로 전환하기까지 10년이 걸렸다. 그전까지는 콘텐츠 가치에 의미를 두거나 서비스 이용 형태 변화를 주도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췄다”며 “국내 OTT사들의 성장세가 주목할 만한 것은 분명하다”고 짚었다.

 

티빙은 국내에서는 파트너사와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고 제휴사인 파라마운트와의 협업을 통해 해외 수요를 이끌어내는 투트랙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작년 연말 합병한 시즌의 가입자를 ‘마이그레이션(플랫폼간 이주)​’​ 하는 단계로 이용자 유입도 일부 확대될 전망이다. 티빙 관계자는 “꾸준히 좋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에 집중하는 전략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 ‘몸값’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글로벌 공개하는 방안 등 해외 수출도 확대할 것”이라면서 “마케팅 측면에서 파트너사인 통신사들과도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핫클릭]

· [현장] 쌍문동 백조아파트 '신통기획' 확정에도 엇갈리는 전망, 왜?
· 디즈니도 포기한 메타버스에 뛰어든 지자체들, 지금 상황
· 골프웨어는 먹힐까…신세계건설, 정용진 브랜드 'YJC' 상표 출원
· [콘텐츠 시장은 지금] 티빙·웨이브·쿠팡·왓챠…토종 OTT '빅4' 생존경쟁 본격화
· '내부 출신 연임 CEO' 첫 도전, 구현모 KT 대표 막는 장애물은?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