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어떤 분야에 대해 학습하거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 시간 대비 가장 비싼 건 강연이다. 나름 유명하다는 세미나나 콘퍼런스 하루 티켓 가격은 수십만 원에 이른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이유는 단순한 정보나 지식 전달이 아닌 강연자의 생생한 생각을 들을 수 있어서다.
반대로 가장 저렴한 방법은 책이다. 책값이야 계속 오르고 있긴 하지만 보통 1만~2만 원 정도면 글쓴이의 정제된 생각을 상당히 오래 만끽할 수 있다. 시간이나 공간의 제약도 없이, 밀도 있게 꾹꾹 눌러담은 그 생각들에 공감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이해도가 높아진다.
마음을 움직이는 일
전우성, 북스톤
317쪽, 1만 7000원
최근 몇 년간 브랜드 혹은 브랜딩에 대한 관심이 계속 커져왔다. 관련된 책도 쏟아졌다. 여러 책이 주목을 받았는데, 전우성 라운즈 이사의 ‘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합니다’가 그 중 하나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태국어판이 출시돼 태국 현지에서도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첫 번째 책이 입소문을 타면서 최근 두 번째 브랜딩 에세이 ‘마음을 움직이는 일’ 역시 나오자마자 빠르게 주요 도서 판매 플랫폼에서 추천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마음을 움직이는 일’은 에세이답게 마치 한 편의 강연을 보는 듯 편안하게 읽히는 것이 강점이다. 어려운 브랜딩 개념을 나열하기보다는 우리가 주위에서 흔하게 접하는 여러 상황과 브랜드에 대한 저자의 생생한 생각을 퍽퍽하지 않게 잘 풀어냈다. 문장 하나하나가 자연스럽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때로는 저자의 새로운 시각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책은 6개의 장으로 이루어졌으며 각 장은 십여 개의 짧은 수필로 구성되었다. 그런데도 각각의 글이 따로 놀지 않고 하나로 이어진 글처럼 술술 읽힌다. 신선한 경험이다. 저자의 생각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듯 이야기가 차츰차츰 발전해 나가기 때문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료하다. 결국 브랜딩이란 소비자, 즉 팬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라는 것. 이러한 큰 주제를 전제로 나의 마음이 움직였던 이야기와 남의 마음을 움직인 이야기, 혹은 그것에 실패했던 경험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나니, 저자와 커피 한잔을 앞에 두고 일과 생활에 대해 담소를 나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카푸치노만큼이나 부드럽고 향긋하게 읽힌다.
봉성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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