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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2조 컬리가 이탈 고객에 전화 걸고 선물까지 보내는 까닭

이커머스 시장 주춤하며 올해 들어 이용자 수 감소…컬리 "이탈률 높지 않아, 통상적 고객 관리"

2023.04.06(Thu) 11:40:32

[비즈한국] 컬리가 충성고객 이탈을 막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이용을 중단한 고객들에게 선물 공세를 하며 마음 돌리기에 조급한 모습이다. 고객 사이에서는 ‘컬리가 이 정도로 영업이 어렵냐’는 반응까지 나온다. 

 

컬리가 이탈 고객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용률이 줄어든 고객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이유를 묻고, 떠나간 마음을 돌려보려 선물 공세까지 펼치고 있다.

 

#‘이렇게까지…’ 충성고객 잡기에 사활

 

인천에 사는 A 씨는 최근 컬리로부터 안내 문자 한 통을 받았다. 고객 인사차 택배로 선물을 발송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갑자기 컬리에서 선물이 도착해 당황했다. 간식과 함께 직원이 직접 쓴 손글씨 편지가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컬리가 왜 선물을 보냈는지 한참 생각했다”면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최근 구매가 뜸해서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지난해까지 마켓컬리의 퍼플 등급 고객이었다. 퍼플 등급은 전월 실적이 100만 원 이상인 충성고객을 말한다. 그는 “작년 9월까지는 월 4~5회 정도 마켓컬리를 이용했다. 하지만 점차 구매 횟수가 줄었고 연말쯤에는 월 2회 구매했다. 그리고 올해 2월에는 1회, 3월에는 아예 구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A 씨가 컬리로부터 받은 문자. 컬리는 구매 횟수가 줄어든 고객에게 선물을 보내는 등 이탈 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B 씨 역시 지난달 컬리로부터 간식과 차 종류를 선물로 받았다. 그 역시 지난해까지는 마켓컬리를 자주 이용하는 충성고객이었지만, 최근에는 주문을 줄였다. B 씨는 “컬리 고객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요새 주문이 없다’면서 주문을 하지 않는 이유와 배송 등에 불만이 있는지를 묻더라”면서 “예전에는 주문 횟수가 꽤 많은 편이었는데 최근에는 마켓컬리를 이용하지 않아, 고객 관리를 위해 전화를 한 듯했다. 전화 통화 후에는 집으로 선물이 도착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컬리가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적극 나섰다. 이용률이 줄어든 고객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이유를 묻고, 떠나간 마음을 돌려보려 선물 공세까지 펼치고 있다. 회원들 사이에서는 ‘컬리의 영업 상황이 안 좋은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컬리 회원 C 씨는 “최근 컬리에서 선물을 받았다는 사례를 종종 보았는데, 대부분 컬리 이용을 중단한 경우였다”며 “고객 확보를 위해 일일이 전화하고 편지까지 쓰는 것을 보면서 ‘컬리가 회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컬리 측은 특별할 것 없는 고객 관리의 일환이라고 설명한다. 컬리 관계자는 “선물을 보내고 편지를 쓰는 것은 고객 관리의 일부분이다. 다른 이커머스 등과 비교해 고객 관리에 세심한 편”이라며 “올해 들어 ​특별히 ​고객 이탈률이 늘어나는 등의 움직임이 있는 것은 아니다. 회원 수는 꾸준히 늘고 있으며 현재 누적 회원이 1200만 명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 월 사용자 300만 명 이상을 유지하던 컬리는 올해 들어서 월간 이용자 수가 200만 명대로 떨어졌다. 사진=컬리 홈페이지

 

#엔데믹에 경쟁사 이탈까지, 이용자 줄어드는 분위기

 

엔데믹으로 올해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한 모양새다. 컬리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3월 컬리의 월 사용자 수는 287만 명 수준으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기간의 이용자 수가 340만 명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컬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월 사용자 수가 300만 명 이상을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면서 이용자 수가 200만 명대로 떨어졌다. 지난 1월 월간 이용자 숫자는 298만 명을 기록했고, 2월에는 292만 명, 3월에는 287만 명으로 계속해서 이용률이 감소하고 있다. 

 

특히 경쟁사인 쿠팡, 오아시스 등이 가격이나 제품군 수에서 경쟁력을 키우면서 컬리 이용자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컬리의 충성고객이던 A 씨는 “지난해에는 다른 새벽배송과 컬리를 함께 이용했다. 가격은 컬리가 더 비쌌지만 상품이 다양해 이용했는데, 최근에는 다른 새벽배송에도 입점 상품이 늘어나면서 컬리를 이용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컬리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적자 폭이 커졌다. 2022년 연결 기준 매출은 2조 372억 원, 영업손실은 2335억 원이었다. 전년(2177억 원)보다 7% 증가한 수치다.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컬리가 성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속적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컬리는 1000억 원 이상의 투자 유치를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앵커에쿼티파트너스 등 기존 투자자로부터 추가 투자를 받는 것을 논의 중이다. 컬리 관계자는 “아직 투자가 확정된 것은 아니고 진행하는 과정이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시장 상황을 이유로 철회한 상장(기업공개·IPO)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컬리 관계자는 “재상장 시기와 관련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으나 장 분위기가 회복되고 투자심리가 돌아오는 것을 보면서 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는 뷰티컬리 등의 신규 서비스 중심으로 수익성도 많이 개선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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