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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시장은 지금] 카카오-하이브 격돌한 진짜 이유, '팬덤 플랫폼' 미래는?

SM 인수전의 본질은 플랫폼 확보 전쟁…'위버스-버블' 양대 플랫폼 지각변동 예고

2023.04.04(Tue) 17:00:33

[비즈한국]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이 하이브의 중도 하차로 일단락 된 가운데 IT-엔터업계가 그리는 ‘팬덤 플랫폼’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스타와 팬을 연결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팬 플랫폼은 이제 K팝 시장에서 가장 잠재력 있는 신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버블’​을 서비스하는 SM 자회사 디어유는 시가총액 1조 원에 육박하고, 하이브가 만든 위버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2212억 원을 기록했다. 

 

두 플랫폼은 팬들과의 소통 방식에서 극명한 차이가 나타난다. 아티스트와의 1:1 대화 서비스에만 집중하는 버블과 달리 위버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처럼 게시글과 댓글을 통해 소통한다. 입점한 아티스트가 다른 것은 물론이고, 제공하는 서비스 카테고리도 차이가 있다. 이에 카카오-하이브 간 합의를 바탕으로 하는 플랫폼 사업 분야 ‘동맹’이 어떤 형태로 전개될지에 따라 팬덤 플랫폼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일 것으로 보인다. 

 

SM 인수전 이후 IT-엔터 업계가 그리는 팬덤 플랫폼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서울 용산구 하이브 본사 모습. 사진=박정훈 기자

 

“하이브의 미래에서 가장 중요한 축인 플랫폼에 관해 카카오와 합의를 끌어내 개인적으로 아주 만족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열린 관훈포럼에서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중단과 관련해 이 같이 말했다. ‘글로벌 성장 동력의 일환으로 K팝의 덩치를 키울 필요가 있다’는 의견과 ‘그 돈을 글로벌 시장에서 미래적이고 혁신적으로 쓰는 게 낫다’는 의견 사이에서 고민 끝에 인수 의사를 접은 그는 SM 인수 대신 플랫폼 사업 확장을 택했다. 

 

‘하이브의 대패’가 아니냐는 지적에 “승패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엔 동의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한 대목에서는 방 의장의 자신감도 엿보인다. 하이브는 주요 사업을 크게 ∆레이블(매니지먼트·음악 콘텐츠 제작) ∆솔루션(공연 등 2차 콘텐츠 사업) ∆플랫폼으로 구분한다. 플랫폼 사업의 중추는 위버스컴퍼니다. 구체적인 플랫폼 협력 방안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위버스-버블이 양분하고 있는 팬 플랫폼 서비스가 다음 단계로 ‘진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알짜 ‘버블’-1위 위버스가 만나면 

 

하이브와 카카오(SM)가 함께 그리는 플랫폼 구상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일단 업계 안팎에서는 위버스에 SM 아티스트가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이브는 인수는 실패했지만 SM IP(지적재산권)의 위버스 협력을 이끌어내게 됐다”고 평가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플랫폼 협력 방안이 아직 공개되지 않아 하이브의 실익이 불분명하다”면서도 SM 아티스트들이 ‘위버스’에도 입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 83-21 SM엔터테인먼트 본사. 사진=최준필 기자


SM 아티스트들이 버블이 있는데도 위버스에 들어올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는 이유는 두 플랫폼의 성격이 구분되기 때문이다. 버블은 1:1 소통을 본 딴 유료 구독형 서비스로 요약되는 반면 위버스는 ‘공식 팬카페’ 혹은 ‘폐쇄형 SNS’ 형태로 운영된다. 레이블 어도어 소속 뉴진스로 한정해 운영하는 ‘포닝’ 메시지 서비스에 이어 곧 위버스 내 1:1 채팅 서비스가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것은 큰 장벽이 아니다. 위버스는 커뮤니티 기능 외에도 커머스, 온라인 콘서트 등을 총망라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어, SM 아티스트의 경우에도 중복되지 않는 서비스를 활용할 여지가 있다. 이에 치킨게임이 아닌 동맹 형태로 진행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팬 플랫폼, 기획상품(MD), IP 라이선싱 등 2차 IP 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는 하이브로서는 SM 아티스트를 통해 영역 확장을 시도할 수 있다. 엔터사 관계자는 “위버스에는 유료 멤버십으로 즐길 수 있는 독점 콘텐츠도 있고 BTS가 시도한 온라인 콘서트 등 서비스하는 콘텐츠가 다양하다. 아티스트 입점 계약 형태가 가장 손쉽고 단순한 협력 방안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하이브 레이블 어도어의 포닝 앱(위)과 디어유 버블 서비스. 사진=위버스컴퍼니, 디어유


#SM 인수전은 사실상 ‘버블​ 둘러싼 싸움…전략적 제휴 끝엔 경쟁 구도?

 

위버스-버블 협력 구상에 앞서 SM 경영권을 확보한 카카오가 버블로 어떤 시너지를 창출하려는지 들여다 볼 필요도 있다. 2022년 디어유의 연간 매출은 약 492억 원이다. 2021년에도 매출 400억 원, 영업이익 132억 원을 기록해 33.1%의 영업이익률을 냈다. 소속 아티스트 라인업이 탄탄해 입점 계약에도 체력소모가 덜하고 별다른 마케팅 비용도 들지 않는 알짜배기다. 

 

큰 틀은 앞서 열린 카카오 주주총회에서 소개됐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 3월 28일 주총에서 “SM이 보유한 글로벌 IP와 제작 시스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정보기술(IT)과 IP 비즈니스를 활용해 시너지를 만들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버블에 카카오 계열사 소속 가수가 입점하는 시나리오부터, 웹툰·웹소설 기획, 공연, MD 등 고부가가치 2차 IP 사업에서도 손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콘텐츠가 한데 모인 플랫폼 앱 개발 역시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양 사의 주력 기술과 역량을 접목·강화해 경쟁력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지인해 연구원은 “카카오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팬덤 플랫폼을 가져가기 위해서도 SM 인수가 꼭 필요했다”며 “해외 이용자들이 많은 SM의 버블-카카오톡 간 시너지를 통해 내수 비중이 높은 카톡의 해외 진출까지 추진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하이브와 카카오-SM이 플랫폼 분야에서 적절한 긴장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급진적인 플랫폼 일부 서비스 통합 등은 카카오의 플랫폼 전략과 상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작가 대중문화평론가는 “​SM 인수 전의 핵심은 엔터 사업이 아니라 플랫폼이라고 생각한다”며 ​“하이브가 주식을 넘기고 퇴각할 때 그에 걸맞는 딜은 있었겠지만 카카오-SM의 플랫폼 사업에 대한 무기한적인 조건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플랫폼 서비스의 특성상 기존의 사업 분야와 달리 리스크가 적고 확장력은 크다. 향후 팬 플랫폼 시장 구도가 ​경쟁이냐 협력이냐 묻는다면 전략적인 제휴 후 결국에는 경쟁 관계가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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