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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투자] 반도체주 반등 조짐, 삼성전자 이제는 사도 될까

묻지마 안정적 투자는 없다…투자 기초 다지는 것 부터 출발해야

2023.03.28(Tue) 10:33:26

[비즈한국] 직장인 A 씨는 마이너스 통장에 있는 돈 5000만 원을 가지고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A씨가 선택한 유일한 종목은 ‘삼성전자’다.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반등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A씨는 “드디어 삼성전자가 주가에 시동을 건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24일 장중 6만 3300원까지 오르면서 기분이 좋아진 A씨는 27일 삼성전자가 하루 만에 1%대 하락세를 보이자 우울감과 불안감이 밀려왔다.

 

초보 투자자인 A씨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주식 격언을 들어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빚을 낸 돈으로 ‘몰빵 투자’를 하는 오류도 범하고 말았다. 그러나 A씨는 “외국인이 삼성전자에 투자하고, 주가도 반등하는 것을 보고 따라 매수한 것일 뿐”이라고 항변했다.

 

반도체 주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따져보지도 않고 외국인 투자자나 기관 투자자의 매매 추이를 따르는 개인투자자가 늘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나 기관 투자자의 매매 추이를 따라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도 많다. 그러나 그들이 투자한 종목들이 모두 수익이 높았는지는 알 턱이 없다. 올해 들어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다. 지난 24일까지 4조 2000억 원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반대로 기관 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삼성전자를 1조 1600억 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개인 투자자들도 2조 9800억 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삼성전자의 주가 수익률은 -30%에 달했다.

 

올해 들어 수익률이 10%가 넘었으니 지난해 힘들었던 투자자들은 올해 어느 정도 올랐다고 판단했을 때 팔아치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사랑은 언제나 대단하다. 그러나 진짜 애정하는 주식이라면 힘든 시기가 왔다고 단번에 매도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묻지마 안정적 투자’​를 기대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예상치 못한 업황 악화로 주가 상황이 좋지 않자 참지 못하고 내다 판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A 씨의 믿음대로 삼성전자를 투자할 만한 시기가 온 것일까.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는 물론,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메모리 반도체 업체 이익 컨센서스 하향 진행과 감산 여부에 대한 우려 증가 등을 이유로 3월 관련 업체 주가의 상승 모멘텀이 제한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고 짚었다. 도 연구원은 “현재 이익 컨센서스가 충분히 수주 물량 등으로 확인됐다고 판단해 주가가 다시 모멘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대신증권은 최근 ‘겨울에 사서 돈 잔치에 팔아라’라는 제목으로 보고서를 내놨다. 반도체주를 투자할 적기는 실적이 악화하고, 재고가 높은 현시점이라는 내용이었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은 올해 연간 큰 폭의 감익이 예상되지만, 사이클 산업의 특성상 주가는 업황을 선행해 움직인다”고 말했다. 위 연구원은 또 “올해 하반기 주가는 재고 부족으로 인한 급격한 업황 개선이 발생할 내년에 대한 예상을 반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삼성전자보다는 SK하이닉스 투자가 올해 더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 투자자가 이달 들어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사는 동안 기관 투자자는 SK하이닉스를 사들였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10년 만에 분기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적자 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도 말이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올해 예상 주당순자산(BPS)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 1.2배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올해 최악의 실적 둔화 가능성까지 충분히 반영한 상태”라며 “2분기부터 나타날 개선 방향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주가에 대한 기대감은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반도체 업종과 관련한 중소형 종목의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면서 중·소형주 투자를 묻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요즘 같은 불확실성이 커진 시장에서는 주식 투자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투자자 매매 추이나 차트분석 등을 통해 주가가 바닥인 증거를 찾으려는 투자자들의 고군분투도 이어진다.

 

그러나 어느 누가 ‘바닥’을 정확히 알 수 있을까. 직장인 B 씨는 “주식보다 코인이 투자하기 더 쉬운 것 같다”고 말했다. 주식은 공부해야 할 게 많다는 이유에서였다. A씨처럼 ‘묻지마 몰빵 투자’로 불안하지 않으려면 실적이나 재무상태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수익비율(PER) 등 알아야 할 것들이 있다. 대박을 노리는 것이 아니어도 쪽박을 찰 수는 없지 않은가. 초보 투자자라면 업황 전망은 전문가들에게 잠시 맡겨두자. 그러나 투자자로서의 최소한의 공부로 자신만의 투자 노하우를 찾는 것은 필수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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