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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이순신과 삼별초, '항전'의 역사를 따라가는 진도 여행

울돌목에서 '명량대첩'의 승리를, 용장성에서 대몽항쟁의 결의를 느껴보기

2023.03.14(Tue) 18:08:33

[비즈한국] 진돗개와 아리랑으로 유명한 진도는 외적을 맞아 벌인 ‘항전’의 고장이다. 진도와 해남 사이를 가르는 울돌목에서 임진왜란의 기적 같은 승리인 명량대첩이 벌어졌고, 남도진성과 용장성에선 고려 때 삼별초가 대몽항전을 벌였다. 아이와 함께 진도의 또 다른 모습을 찾아 떠나보자. 

 

진도 앞바다 울돌목은 임진왜란 당시 백의종군에서 돌아온 이순신이 13척의 배로 130여 척의 일본군을 맞아 기적 같은 승리를 이룬 곳이다. 울돌목 위로 지금은 진도대교가 놓여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진도타워에서 보는 명량대첩 격전지

 

울 명(鳴)에 돌 량(梁). ‘명량’은 우리말 ‘울돌목’을 한자로 옮긴 말이다. 진도 앞바다 울돌목은 임진왜란 당시 백의종군에서 돌아온 이순신이 13척의 배로 130여 척의 일본군을 맞아 기적 같은 승리를 이룬 곳이다. 폭이 가장 짧은 곳은 350m에 불과한 울돌목은 물살이 사납게 울부짖듯이 빠르게 흘러 적은 수의 배로 많은 적을 맞아 싸우기 최적의 장소였다. 그럼에도 열 배나 많은 적과 싸워 승리하는 건 실로 어려운 일이었다. 전투 직후 이순신은 난중일기에 “오늘의 승리는 실로 천운이었다”고 적었다. 

 

당시의 역사를 간직한 울돌목 위로 지금은 진도대교가 놓여 있다. 진도와 해남을 연결하는 진도대교는 전국에서 유일한 쌍둥이 사장교(양쪽에 높이 세운 버팀 기둥에서 비스듬히 드리운 쇠줄로 지탱하는 다리)다. 다리 모습이 아름다울 뿐 아니라 울돌목과 어우러진 경관 또한 그림 같아 진도를 대표하는 관광명소가 되었다. 

 

진도 망금산 정상의 진도타워에서는 울돌목이 한눈에 보인다. 사진=구완회 제공


진도대교와 울돌목을 제대로 보려면 진도 망금산 정상의 진도타워가 좋다. 울돌목이 한눈에 보이는 이곳엔 임진왜란 당시 왜군에게 우리 병력을 더 많아 보이게 하기 위해 군민들이 강강술래를 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60m 높이의 진도타워는 명량대첩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건물로 전망대와 전시관, 휴식 공간 등을 갖췄다. 7층 전망대에서는 진도대교, 울돌목뿐 아니라 세방낙조와 영암 월출산, 해륜 두륜산까지 조망이 가능하다. 

 

명량대첩의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다리 건너 해남 땅에 있는 ‘명량대첩 해전사 기념전시관’을 둘러보는 것이 좋다. 조선시대 전라우수영이 있던 자리에 위치한 명량대첩 해전사 기념전시관은 이름처럼 명량대첩의 모든 것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다리 건너 해남 땅에 있는 ‘명량대첩 해전사 기념전시관’에 자리한 명량대첩탑. 사진=구완회 제공

 

#대몽항쟁 삼별초의 빛과 그림자

 

진도타워에서 10km쯤 떨어진 진도 용장성은 고려 원종 때 배중손이 삼별초를 이끌고 대몽항쟁의 근거지로 삼은 곳이다. 고려의 최정예 부대였던 삼별초는 고려 왕실이 항복과 개경 환도를 결정하자 끝까지 몽골과 싸울 것을 주장하며 이곳에 용장성을 쌓고 싸움을 이어갔다. 이들은 진도 용장성에 근거지를 마련하고 왕족인 승화후 온을 새로운 왕으로 옹립했다. 몽골군에 시달리던 백성들도 합세하여 삼별초는 크게 세력을 떨쳤다. 

 

하지만 삼별초의 대몽항쟁에는 어두운 측면도 있다. 특수부대인 삼별초가 만들어진 것은 외적에 맞서기 위해서보다는 최씨 무신 정권을 지키기 위한 측면이 더 컸다. 몽골군이 쳐들어오자 이들은 용감히 맞서 싸웠지만 어디까지나 정권 보위 차원을 넘지 못했다. 더구나 삼별초는 일종의 특권 세력으로 권세를 부려 일반 백성뿐 아니라 고려 왕실까지도 마뜩치 않게 여겼다. 그러던 중 무신정권이 무너지고 고려 왕실이 항복을 결정하자 삼별초는 한순간에 추락하고 말았다. 

 

진도 용장성은 고려 원종 때 배중손이 삼별초를 이끌고 대몽항쟁의 근거지로 삼은 곳이다. 지금은 성벽 일부와 터만 남아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그리하여 이들이 진도에 자리를 잡고 대몽항전을 결의한 데는 자신들이 살아남으려는 이유도 분명히 있었다. 물론 몽골에 무릎 꿇기 거부하는 백성들이 합세한 대몽항쟁은 분명 의의가 크다. 삼별초가 쌓았다는 진도 용장성은 현재 성벽 일부와 터만 남아 있다. 성을 세운 연도가 확실하고 고려 왕실의 행궁이 세워졌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유적이라고 한다. 

 

진도 남쪽에 자리 잡은 남도진성 또한 삼별초가 처음 쌓았다고 전해진다. 조선 시대에는 왜구를 막기 위해 성을 새로 쌓고 수군을 주둔시켰다고 한다. 성벽 일부와 관아, 객사 등을 복원해 찬찬히 둘러보기 좋다. 

 

진도 남쪽에 자리 잡은 남도진성 또한 삼별초가 처음 쌓았다고 전해진다. 조선 시대에는 왜구를 막기 위해 성을 새로 쌓고 수군을 주둔시켰다고 한다. 사진=구완회 제공

 

<여행정보>


진도타워

△위치: 전남 진도군 군내면 만금길 112-41

△문의: 061-542-0990

△운영시간: 3~10월 09:00~18:00, 11~2월 09:00~1700, 연중무휴

 

명량대첩 해전사 기념전시관

△위치: 전남 해남군 문내면 관광레저로 12

△문의: 061-530-5541

△운영시간: 09:00~18:00, 월요일 휴관

 

진도 용장성

△위치: 전남 진도군 군내면 용장산성길 92

△문의: 061-540-3076

△운영시간: 상시, 연중무휴

 

진도 남도진성

△위치: 전남 진도군 임회면 남도길 8-8

△문의: 061-544-0507

△운영시간: 상시, 연중무휴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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