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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남3구역 재개발 수주한 현대건설, 주택 사들여 조합원 됐다

사업지 내 다가구 주택 45억 원에 매입…현대건설 "홍보 목적 실물주택 건설 예정"

2023.03.15(Wed) 10:52:55

[비즈한국] 현대건설이 우리나라 최대 규모 재개발사업인 서울 용산구 한남3재정비촉진구역(한남3구역) 사업장에 있는 다가구주택을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업 시공자이기도 한 현대건설은 조합원 관리처분 전까지 주택 소유권을 유지할 경우 조합원 자격과 새집 분양권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이 수주 사업장 조합원이 되기로 결심한 까닭은 무엇일까.

 

현대건설이 최근 우리나라 최대 규모 재개발사업으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3재정비촉진구역 사업장에 있는 다가구주택(사진)을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차형조 기자

 

업계와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2월 28일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지에 있는 지하 1층~지상 2층(연면적 317㎡) 규모 다가구주택을 44억 8000만 원에 사들였다. 부동산에 근저당권이 설정되지 않은 것으로 미뤄 매매대금은 모두 현금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사업지 북서쪽 경사로에 위치한 이 집은 김 아무개 씨가 1990년 11월 건축한 뒤 2004년 7월 세상을 떠나면서 두 자녀에게 상속됐다. 이후 이번 매매 전까지 20년 가까이 공동 지분 형태로 소유권이 유지됐다. 

 

현대건설은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사다. 2020년 6월 열린 한남3구역 조합원 총회에서 시공자로 선정됐다. 전체 조합원 3842명 중 2801명이 참석한 당시 시공사 선정 총회 1차 투표에서는 △현대건설이 1167표 △DL이앤씨(당시 대림산업)가 1060표 △GS건설이 497표를 받았다. 과반 득표자를 시공사로 선정하는 입찰 지침에 따라 결선 투표를 진행한 결과 현대건설은 DL이앤씨를 151표(10.7%) 차로 누르고 시공권을 따냈다.

 

현재​ 한남3구역은 관리처분을 앞두고 있다. 정비사업 전후 조합원 자산을 비교해 부담금이나 환급금을 확정하는 절차다. 2010년 조합을 설립한 한남3구역은 2019년 3월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아 2020년 6월 시공사를 선정했다. 관리처분은 당초 올해 3월로 예정됐지만, 상가 조합원 11명이 관리처분계획에 명시된 상가 분양 내용이 조합원에 불리하다며 2월 법원에서 관리처분 총회 효력 정지 가처분을 받아내면서 잠정 연기됐다. 

 

한남3구역 조합원 자격은 관리처분 전까지만 획득할 수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투기과열지구 재개발사업지에서는 관리처분 이후부터 정비사업 건축물이나 토지를 양수하더라도 조합원이 될 수 없다. 관리처분 이전까지 사업지 건물이나 토지 소유권을 넘겨받은 사람은 새집 분양권을 얻지만 이후 소유권을 획득한 사람은 현금청산 대상자가 된다. 서울 용산구와 강남3구로 불리는 강남·서초·송파구는 여전히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있다.

 

한남3구역에서는 현재 관리처분 이전 막바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건설이 사들인 주택 남쪽에 맞닿은 한남3구역 단독주택(연면적 158㎡)은 2월 초 23억 원에, 북쪽으로 200m가량 떨어진 단독주택(연면적 77㎡)은 같은 달 16억 3500만 원에 매매 거래됐다. 한남3구역에서 영업 중인 한 공인중개사는 “관리처분이 임박하면서 감정가 대비 프리미엄이 5억~6억 원대인 급매물도 거래가 되기 시작했다. 매물 적체로 시세는 ​고점 대비 ​4억~5억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현대건설은 이번 주택 매입으로 한남3구역 조합원 자격을 얻게 됐다. 관리처분 전까지 소유권 변동이 없을 경우 새 아파트 분양권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변호사는 “​법인이 관리처분 전에 투기과열지구 재개발지역 주택을 매수할 경우에도 개인과 같이 조합원 자격을 얻게 된다. 시공권을 수주한 건설사가 직접 정비구역 내 부동산을 매수하는 사례는 드물다”​고 전했다.    
 
건설사가 재개발사업 조합원이 된 까닭은 무엇일까. ‘디에이치(THE H)’ 홍보 목적이라는 게 현대건설 측 설명이다. 디에이치는 현대건설이 2015년 4월 출시한 고급 주택 브랜드다.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3단지 재건축(디에이치 아너힐즈)에 처음 적용된 이후 일원 대우 재건축(디에이치 포레센트), 한남3구역(디에이치 한남) 재개발 등에 적용됐다. 이번 주택 매입은 디에이치 실물 주택을 조합원과 일반분양자, 디에이치 적용을 검토하는 미래 고객에게 공개할 목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현대건설은 견본주택(모델하우스)과 준공 주택 커뮤니티 투어를 중심으로 디에이치를 홍보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그간 디에이치 아너힐스, 디에이치 포레센트 등 준공단지 커뮤니티 중심 투어는 꾸준히 진행해왔지만 실물 세대 체험은 어려웠다. 주택 연구와 홍보 목적으로 한남3구역 부동산 매입을 추진하게 됐다”며 “​특화 상품과 스마트기술, 층간소음 저감기술 체험 등 모델하우스가 아닌 실제 준공한 디에이치 주택 체험과 품질 홍보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대 노후 주택을 재개발해 지하 6층~지상 22층 아파트 197개 동(5816가구)를 공급하는 정비사업이다. 한남뉴타운 5개 구역의 3분의 1을 차지해 가장 면적이 크고 총 공사비가 1조 8880억 원에 달해 서울 강북권 정비사업 최대어로 불렸다. 높은 건폐율(42.09%)과 층수 제한으로 사업성 자체는 낮다는 평가를 받지만, 대단지를 성공적으로 조성할 경우 브랜드 가치를 높여 주변 한남뉴타운을 포함한 주택사업 외연 확장을 기대할 수 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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