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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송현동 부지 소유권, 문체부로…이건희 기증관 건립 사실상 확정

미국대사관-삼성생명-대한항공-LH-서울시가 소유…부지 활용방향 놓고 논란 여전

2023.03.07(Tue) 18:14:02

[비즈한국] 2023년 1월 서울시 종로구 송현동 일부 부지의 소유권이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에 이전된 사실이 비즈한국 취재 결과 확인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건희 기증관 건립 예정 부지 토지(9787㎡, 2960평)가 올해 1월 문체부로 소유권 이전 완료됐다”고 밝혔다. 

 

2021년 11월 문체부는 이건희 기증관 건립 장소로 송현동 부지를 선정했다가 졸속 결정 논란이 일면서 부지 재검토 가능성도 점쳐졌다. 이번 토지 소유권 이전으로 이건희 기증관 건립이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이 부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021년 12월 대한항공으로부터 송현동 일대(3만 7141.6㎡, 1만 1235평)를 5538억 원가량에 매입한 곳이다. 이후 LH는 서울시와 강남구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부지 일부(1만 947.2㎡, 589평)를 맞교환했다.

 

110년간 닫혀있던 서울시 종로구 송현동 부지(3만 7141.6㎡​)가 2022년 10월 시민들에 개방됐다. 서울시는 당초 이 부지를 공원으로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문체부에서 이건희 기증관 부지로 선정하면서 일부 토지(9787㎡)​의 소유권이 문체부에 이전됐다. 사진=최준필 기자


#110년 만에 처음 개방…송현동 부지는 어디?

 

110년 만에 개방된 송현동 부지는 오랜 역사가 깃든 곳이다. 경복궁과 인사동 사이에 위치한 이곳은 조선시대에는 왕실과 안동 김씨, 일제 등이 소유했고, 광복 후부터 1997년까지는 미국대사관에서 사용했다. 이후 1997년 삼성생명이 1400억 원에 매입해 미술관 건립을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송현동 부지와 인근 현황도. 송현동은 경복궁과 인사동 인근에 위치해 노른자 땅으로 알려졌다. 사진=서울시

 

2008년 대한항공이 2900억 원에 매입해 한옥호텔 건립과 문화체험공간 사업 등을 추진하지만 무산됐다. 2019년 대한항공이 자금난 등을 이유로 부지 매각 의사를 보이자 서울시가 매입을 추진했다. 서울시는 이 땅의 역사·문화적 가치와 입지적 중요성 등을 감안해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높은 매입가와 매입 방식 등으로 비판이 일었다. 최고고도지구 설정 등으로 개발이 어려운 곳이지만, LH는 당초 보상비로 산정된 4670억 원보다 높은 금액인 5538억 원으로 부지를 매입했다. 또 서울시 직접 매입이 아닌 LH를 통한 3자 교환 방식을 선택했는데, 이 또한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 시민단체는 “대한항공이 이 땅을 사들인 매입가는 2900억 원이었고, 서울시는 거의 2배가 되는 5580억 원이라는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으로 매입하면서 재벌들이 업무와 상관없이 대규모 토지를 사들이고 판매하는 투기적 거래로 막대한 시세 차익을 챙기는 부동산투기의 수단으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2020년만 해도 서울시는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사용한다는 방침이었지만, 문체부의 계획으로 상황이 바뀌었다. 문체부가 이건희 기증관 건립 부지로 송현동을 선정한 것이다. 이에 2021년 11월 문체부와 서울시는 ‘이건희 기증관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진행했다.

 

업무협약 이후에도 송현동 부지 활용에 대한 논란은 계속됐다. 문체부가 송현동 부지를 선정하면서 용역 결과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는 등 밀실에서 진행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에 부지 선정을 재검토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비즈한국 취재 결과 2023년 1월 서울시 송현동 일부 부지의 소유권이 문체부로 이전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전된 토지는 3만 7141.6㎡(1만 1235평​) 중 9787㎡(2960평)다. 서울시는 나머지 부지에 문화공원과 지하주차장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송현동 부지에 이건희 기증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건희 기증관 건립 확정됐지만 향후 들어갈 예산은 미정

 

현재 서울시는 송현동 부지에 공원을 조성해 개방한 상태다. 서울시는 2022년 10월부터 2025년 이전까지 녹지광장으로 임시개방한다고 밝혔다. 방치돼 있던 우거진 나무와 수풀을 모두 제거하고 잔디를 심었다. 이 녹지광장 조성에 서울시는 19억 원을 들였다. 올해 유지관리 예산으로 6억 5000만 원이 책정됐다.

 

3월 7일 열린송현 녹지광장에서 산책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현재는 잔디밭과 일부 조형물로 꾸며져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그러나 이 녹지광장은 2025년에 닫는다. 서울시는 2025년부터 이건희 기증관과 문화공원, 지하주차장을 조성해 2027년 개장할 계획이다. 이건희 기증관 건립은 확정됐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서울시는 2025년부터 건립할 문화공원과 지하주차장 조성 등에 대한 예산은 산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도시관리계획도 변경해야 한다. 2020년 6월 서울시는 미대사관직원숙소특별계획구역에 포함돼 있던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 부지로 변경하는 안을 고시했지만, 국민권익위원회 중재로 고시를 유보했다. 현재 서울시는 이를 결정하는 변경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 담당자는 “처음에는 공원으로 변경할 계획이었지만, 문체부에서 이건희 기증관을 건립하는 것으로 확정하면서 기증관 시설, 공원, 주차장 세 가지 용도로 중복 결정하는 도시관리계획 용역을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추가 용지 확보도 과제다. 앞서 서울시 관계자는 “일부 부지의 소유권이 아직 확보되지 않았다. 여기도 확보돼야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토지가 오랫동안 방치된 탓에 일부 구역을 민간 건물이 점유하고 있거나 구획을 확정하기 애매한 구역이 생긴 탓이다. 용지 확보에 대한 예산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매입이나 강제수용 등의 방법을 통해 확보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 “용도 부적절, 다양한 의견 수렴해야”

 

송현동 부지를 이건희 기증관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비판도 계속되고 있다. 부지 용도 활용이 부적절할 뿐 아니라 시민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김성달 경실련 사무총장은 “경실련은 당초 부지 매입 과정과 매입가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일단 현재 시민 자산으로 들어온 만큼 시민들의 공간으로 활용해야 하는데 재벌에 대한 특혜로 비칠 소지가 있는 특정인의 기증관으로 가는 것은 문제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최은형 한국도시연구소 소장 역시 “서울시와 LH가 부지 매입을 위해 굉장히 노력했는데, 주거복지 등에 이용하는 것도 아니고, 힘들게 매입한 부지를 이런 용도로 사용하는 건 의아하다. 귀중한 부지를 어떻게 사용할 건지 다양한 의견을 모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관광 업계에서도 이건희 기증관 건립을 마냥 환영하는 건 아니다. 부지가 넓고 위치가 좋은 만큼 용도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송현동 부지는 관광 산업 입장에서 보면 노른자 땅이다. ​미술관(이건희 기증관)도 괜찮지만, ​아무래도 관광객들이 볼 수 있는 경복궁, 북촌, 한옥 등과 함께 방문할 수 있는 매력적인 콘텐츠가 들어오는 게 가장 좋다. 또 공공시설이라도 수익을 창출해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전다현 기자 allhye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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