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최근 자본시장업계에서 매물로 나온 회사들 중 인기가 유독 없는 곳들의 공통점은 ‘검찰 수사 대상’이라는 점이다. 김성태 쌍방울그룹 전 회장의 계열사들을 비롯, 원영식 초록뱀그룹 회장 소유 계열사들 중 일부가 매물로 나와 있지만 유의미하게 진행 중인 거래는 없다는 후문이다. 시장에서는 검찰 수사 후 상장폐지 등 여러 리스크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매각 보고받았다’ 사실 알려져
올해 초 국내로 송환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은 핵심 계열사 매각을 검토 중이다. 김 전 회장은 쌍방울그룹이 지난해 수사를 받게 되자, 5월 출국해 해외에서 체류하다가 검거됐는데, 해외 체류 중에도 회사 매각을 시도했다. 계열사 구조에서 정점에 있는 광림의 본인 지분 칼라일홀딩스 몫 전부를 제이준코스메틱에 넘긴 바 있다.
특히 최근에는 면회 온 회사 임원들에게 계열사 매각 검토 방안을 보고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매각 대상 계열사에는 코스피(KOSPI) 상장 기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김 전 회장은 최측근들에게 “회사 운영을 잘 부탁한다”고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현재 쌍방울그룹이 거느린 상장사는 쌍방울, 비비안, SBW생명과학, 제이준코스메틱, 디모아, 아이오케이, 미래산업, 광림 등 8곳. 이 중 현재 미래산업 등이 매물로 나와 있다고 한다.
자본시장업계 관계자는 “김성태 전 회장이 해외에서 머무르던 지난해 말부터 이미 미래산업은 시장에서 매물로 나와 있었다”며 “다만 김 전 회장과 쌍방울그룹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보니 인수했을 때 닥칠 상장폐지 가능성 등 리스크를 고려해 다들 인수를 꺼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종현 유탄 맞은 원영식 회장 소유 회사도 매물로 등장
그런 가운데, 빗썸의 단일 최대주주인 ‘비덴트’ 관련 강종현 씨 의혹에 이름이 함께 거론되는 원영식 초록뱀그룹 회장 역시 회사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원영식 회장이 내놓은 매물은 초록뱀헬스케어와 인포마크 등으로 알려졌다.
원 회장을 잘 아는 자본시장업계 큰손 중 한 명은 “최근 원영식 회장이 초록뱀헬스케어도 매각 의사를 밝혔지만, 크게 관심을 보이는 곳이 없는 상황”이라며 “그 외에 인포마크 등 원 회장 계열사 여럿이 매각 대상으로 시장에 나와 있다”고 귀띔했다.
역시 검찰 수사가 예상되기 때문에 시장에서 인기가 없다는 후문이다. 원영식 회장은 현재 강종현 씨 논란 관련 검찰의 추가 수사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앞서 초록뱀그룹은 강종현 씨의 비덴트 및 비덴트 계열사에 전환사채(CB)나 유상증자,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에 1000억 원 넘게 투자하며 강종현의 ‘쩐주’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때 시장에서는 원영식 회장이 강종현 씨를 앞세워 빗썸을 인수하려 한다는 얘기도 돌았다.
최근 검찰은 이미 구속기소한 강 씨를 넘어, 원영식 회장도 주목하고 있다. 쌍방울그룹, 비덴트, KH그룹 등 검찰이 수사 중인 기업마다 ‘FI(재무적 투자자)’로 등장하는 원영식 회장을 확인해봐야 한다는 취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원영식 회장의 ‘계열사 매각 추진’ 역시 같은 맥락으로 바라보고 있다. 검찰 수사를 앞두고 최대한 현금화를 시도하는 것이라는 풀이다.
앞선 자본시장 관계자는 “비덴트 관련 외에도 원 회장을 겨눈 수사가 진행될 수 있다는 얘기가 있어 회사를 사전에 정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초록뱀헬스케어는 수익 구조가 단단한 회사지만 검찰 수사 리스크가 있다보니 인수하려는 곳은 쉽게 등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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