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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안 되니 차별화가 살길…'편의점 꼴찌' 이마트24 전략 들여다보니

점포수, 경쟁사 절반 수준…'연예인 소주' 대신 와인·위스키 등 남다른 마케팅으로 승부

2023.03.03(Fri) 13:16:58

[비즈한국] 편의점 업계가 주류 강화에 힘쓰면서 연예인 마케팅에 적극 나섰다. GS25를 시작으로 CU, 세븐일레븐까지 앞 다퉈 연예인과 협업한 프리미엄 소주를 출시 중이다. 이마트24만 유일하게 스타 소주를 선보이지 않는 상황인데, 차별화가 필요한 꼴찌의 생존 전략으로 풀이된다. 

 

2014년 이마트 자회사로 편입된 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던 이마트24가 2022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사진=고성준 기자

 

#연예인 소주 열풍, 올해는 꺾일 것

 

지난달 22일 세븐일레븐은 연예인 임창정과 협업한 증류식 소주 ‘임창정의 소주한잔’을 출시했다. 세븐일레븐은 임창정, 술 제조업체 ‘조은술세종’과 함께 수십 번의 미팅을 거치며 제품 개발에 1년을 투자하는 등 상당히 공을 들였다는 설명이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임창정의 소주한잔은 출시 3일 만에 전체 소주 및 전통주 매출 5위에 올랐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작년부터 증류식 소주 시장이 뜨기 시작했다.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직접 기획했다”며 “최근에는 가치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나. 스타, 캐릭터 마케팅을 하는 상품은 희소성 차원에서 크게 화제가 된다”고 전했다. 

 

연예인 소주는 편의점 업계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시작은 GS25였다. 지난해 2월 가수 박재범이 출시한 ‘원소주’가 높은 인기를 끌자 GS25는 원소주의 편의점 독점판매권을 얻었고, 7월부터 ‘원소주 스피릿(보급형 버전)’의 판매를 시작했다. 당시 원소주는 GS25의 전체 주류 상품 매출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는데, 카스, 참이슬 외 다른 제품이 매출 1위로 꼽힌 것은 원소주가 유일했다. 

 

CU도 연예인과 협업한 소주를 출시했다. 7월 배우 김보성과 증류식 소주 ‘의리남’을 내놓은 데 이어 래퍼 윤미래를 앞세운 ‘미래 소주’, 배우 겸 가수 김민종의 ‘하늘아래서’ 등을 선보였다.

 

편의점 업계가 너도나도 스타 소주 띄우기에 나섰지만, 올해는 작년만큼 열기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희소성’과 ‘호기심’ 때문에 구입하려는 소비자가 많았는데, 연예인 소주 제품이 늘면서 식상하다는 인식이 커져서다.

 

GS25가 출시한 원소주 스피릿은 작년 여름만 해도 구입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다. 모바일 앱을 통해 재고 물량을 확인하면서 구매가 가능한 점포를 일부러 찾아다녀야만 겨우 살 수 있을 정도였다. 지금은 재고 물량을 소진하느라 골머리를 앓는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GS편의점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인기가 3개월이 채 가지 않은 것 같다”며 “초반에는 원소주 때문에 방문하는 손님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재고만 쌓이고 팔리지 않는다. 판매가 잘 안 되니 3~4병씩 묶어 파는 패키지도 나오고, 박스 포장지까지 별도로 제공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GS25가 원소주 스피릿을 출시하면서부터 편의점 업계에서 연예인 소주 경쟁이 시작됐다. 사진=GS25 인스타그램 캡처


#2022년 흑자 전환 성공 “상품·마케팅·​앱 차별화에 방점”​

 

업계에서 연예인 소주 경쟁에 참전하지 않은 곳은 이마트24가 유일하다. 이마트24는 경쟁사들이 앞다퉈 연예인 이름을 내건 소주를 출시하는 상황에서도 “연예인 소주 출시에 대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미 유명한 제품이나 남들과 똑같은 마케팅 방식을 따라가지 않는다는 것이 이마트24가 강조하는 전략이다.

 

업계 후발주자인 이마트24는 편의점 업계 꼴찌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점포수만 해도 격차가 상당하다. 업계 1, 2위를 다투는 CU와 GS25의 점포수는 각각 1만 6789개, 1만 6448개이고 세븐일레븐도 지난해 미니스톱을 인수하면서 점포수가 1만 2000개 수준으로 올라섰다. 반면 이마트24의 점포수는 지난해 기준 6365개에 불과하다. 

 

업계 3위인 세븐일레븐과도 점포수가 두 배가량 차이 나다 보니 이마트24는 선두그룹과 똑같은 방식의 마케팅으로 승부를 보려는 생각은 일찌감치 포기했다. 경쟁사들이 주류뿐만 아니라 연예인 이름을 딴 각종 PB상품을 출시하며 스타 마케팅을 강화할 때도 이마트24는 ‘상품성’에 집중하겠다며 버텼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지난해 슬로건 ‘딜리셔스 아이디어’에 맞춰 맛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며 “특히 주류는 연예인 마케팅을 별도로 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상품성이 좋은 와인이나 위스키 등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난해에는 이마트24의 고집이 처음으로 성과를 보였다. 2014년 이마트 자회사로 편입된 후 2021년까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다가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2022년 이마트24의 매출은 2조 118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4%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68억 원으로 집계됐다.

 

앞서의 이마트24​ 관계자는 “상품과 마케팅 경쟁력 강화가 매출이 증대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아울러 우량 가맹점의 지속적인 확대와 투자비 절감 및 판관비 개선 등 비용 효율화까지 더해지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상승했다”고 전했다.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선두그룹과 격차를 줄이는 것은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해도 500~600개 점포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목표대로 출점을 한다 해도 점포수는 7000개를 채우지 못하는 수준이다. 

 

규모의 경제에서 타사와 경쟁이 안 되는 상황이다 보니 차별화된 상품으로 마니아층을 키워나가는 것만이 이마트24의 생존 방법으로 꼽힌다. 이마트24 관계자는 “후발주자이다 보니 상품 및 마케팅, 앱 등의 전략에서 차별화에 방점을 찍고 진행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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