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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무풍지대' 고급주택 개발까지 '찬바람'…부동산 침체 깊어지나

개발 예정 부지, 공매 매물로 등장…상업용 부동산으로 방향 바꾸는 곳도

2023.02.24(Fri) 15:08:08

[비즈한국] 경기 무풍지대로 여겨졌던 고급 주택 개발 사업이 급격한 주택 경기 침체와 채권시장 경색 국면을 맞으며 난항을 겪고 있다. 사업 초기 끌어온 대출금을 상환하는 데 실패해 부지가 공매에 넘어가거나, 주거용 부동산 시장 침체를 우려해 사업 계획을 전면 수정하는 사업장도 등장했다.

 

20일 공매 공고가 난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 주차장 부지. 사진=한국자산관리공사 전자자산처분시스템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국자산신탁은 2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 주차장 부지 6필지와 건물 한 동을 공매로 내놨다. 호텔 남측에 길게 뻗은 1만 1306㎡ 규모 땅과 연면적 1578㎡ 규모 주차시설이 대상 물건이다. 최저입찰가격은 감정평가 결과(2850억 원)에 따라 2873억 원으로 책정됐다. 1회 차 입찰은 오는 28일 진행된다.

당초 이곳에는 고급 주거 시설이 들어설 계획이었다. 이든자산운용과 디벨로퍼 UOD 등이 구성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이든센트럴한남은 2021년 11월 고급 주택 단지를 조성하겠다며 KH그룹으로부터 2000억 원에 ​부지를 ​사들였다. 이 땅은 한남동 고급 단독주택 단지와 접한 데다 남쪽으로 한강, 북쪽으로 남산을 조망할 수 있어 디벨로퍼 사이에서 고급 주택 부지로 조명 받았다.

하지만 고급 주택 조성 계획은 채권시장 경색 국면을 맞으며 좌초됐다. 이든센트럴한남은 2022년 12월 만기인 브릿지론 차입금 2210억 원을 제때 상환하지 못해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다. 브릿지론은 개발사업 초기 시행사가 토지비나 인허가 관련 자금을 단기로 융통하는 대출로,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일으켜 상환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 사업 대주단은 개발 인허가 지연으로 착공이 미뤄지자 시장 상황 등을 이유로 대출 만기 연장을 거절했다.

이든자산운용 관계자는 “해당 부지를 고급 주거 단지로 개발하려고 했지만 금융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우선 매수권을 가진 기업과의 매각 협상은 가격 문제로 결렬됐다”고 전했다.

13일 공매에 부쳐진 서울 강남구 청담동 ‘루시아 청담 514 더 테라스’ 복합단지 조감도. 사진=루시아홀딩스 홈페이지


비슷한 현상은 서울 강남권 고급 주택 사업장에서도 일어났다. 초고급 주거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관측됐던 서울 강남구 청담동 ‘루시아 청담 514 더 테라스’ 복합단지 부지가 13일 공매에 부쳐졌다. 사업시행사인 루시아홀딩스가 2022년 12월 만기인 브릿지론 1500억 원을 상환하는 데 실패해 기한이익상실 통보를 받으면서다. 루시아홀딩스는 현재 대주단과 브릿지 연장 및 공매 취하에 대해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매 부지 최저입찰가격은 2263억 원으로, 입찰은 오는 8일까지 진행된다.    

루시아 청담 514 더테라스는 디벨로퍼인 루시아홀딩스의 세 번째 개발 프로젝트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대에 지하 6층~지상 20층 규모 하이엔드 복합단지(47가구)를 짓는 계획이다. 앞서 이 회사는 2021년 3월 첫 번째 프로젝트인 서울 강남구 ‘루시아 도산 208’ 복합단지 92가구를 분양 시작 2개월 만에 완판했다. 두 번째 프로젝트인 서울 강남구 ‘루시아 청담 546 더리버’ 복합단지(26가구)도 2022년 9월 최고층 펜트하우스를 제외한 전 호실 분양을 마무리 지은 바 있다.

주거용 부동산 시장 침체를 우려해 사업 계획을 전면 수정한 사업장도 있다. 디벨로퍼인 아스터개발은 서울 강남구 ‘아스터개발제11호역삼’ 오피스텔 개발 사업을 오피스 개발로 변경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2021년 SK디앤디로부터 사들인 이 부지에 지상 20층 규모인 고급 오피스텔을 조성할 계획이었지만 주택 시장 침체로 사업 계획을 전면 수정한 것. 현재 마스턴투자운용과 오피스 개발 인허가를 전제로 2000억 원대 매각 업무 협약을 체결한 상태다.  

아스터개발 관계자는 “2022년까지는 오피스텔로 건축 인허가를 받아 개발을 진행했지만 오피스텔 주거 시장 불황이 이어지면서 올해 오피스로 사업 계획을 변경하게 됐다. 지난 8일 오피스에 대한 건축 심의를 받았다. 이르면 3월까지 설계 변경 절차를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개발업계 관계자는 “고급 주택 개발 사업 초기 브릿지론을 본 PF로 전환하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주거용 부동산은 당장 금융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주택 시장 침체로 분양 성과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상업용으로 전환하는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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