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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 적자에도 무인양품까지 사들이는 롯데쇼핑의 속내는?

엔데믹 후 업체들 적자 전환, 무인양품도 적자…롯데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

2023.02.14(Tue) 17:34:28

[비즈한국] 롯데쇼핑이 롯데상사가 가지고 있던 무인양품 지분 40%를 인수하며 한층 더 적극적인 홈 인테리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최근 몇 년 동안 빠르게 성장한 홈 인테리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인수로 풀이된다. 하지만 엔데믹으로 가구·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상황에서 업계 전체에 닥친 불황을 이겨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롯데쇼핑이 한샘에 이어 무인양품 지분까지 인수하며 인테리어 시장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해 4분기 롯데상사가 보유한 무인양품 지분 40%를 인수했다. 내부거래 공시 기준 금액인 50억 원을 넘지 않아 인수가는 비공개로 부쳐졌다. 롯데쇼핑은 “롯데 유통 계열사에 무인양품 점포가 출점해 있는 만큼 롯데상사보다는 롯데쇼핑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데 좋을 것이라고 판단해 지분인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무인양품은 1980년 설립된 ​일본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의류·문구류·가구·패브릭·가정용품 등 홈 인테리어와 밀접한 상품을 주로 판매한다. 국내에는 2004년 12월 일본 양품계획과 롯데상사가 6대 4의 지분으로 무인양품(무지코리아)을 설립하며 진출했다. 

 

2018년까지만 해도 매출 1378억 원, 영업이익 76억 원을 기록하며 성장했지만, 2019년 일본제품 불매운동 타격을 받은 후 실적 회복을 못하고 있다. 무인양품은 2019년 71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한 후 2020년 117억 원, 2021년 4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무인양품 지분을 인수하기 전 롯데쇼핑은 2021년 사모펀드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와 손잡고 국내 1위 가구업체 한샘을 인수해 홈 인테리어 시장 진출에 나선 바 있다. 한샘의 가구 시장 지배력과 롯데의 유통 경쟁력을 더해 기업-소비자 거래(B2C) 시장으로의 판로 확장과 롯데건설의 신규 아파트 공급 등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서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포부였다.

 

롯데쇼핑의 한샘 인수로 당시 국내 인테리어 시장이 대형 유통사 중심으로 재편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리바트와 현대L&C를, 신세계가 까사미아를 품으며 급성장하는 인테리어 시장에 차례로 뛰어들었다. 이번에 롯데쇼핑이 무인양품을 인수한 것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인테리어 시장은 2020년 41조 5000억 원에서 2021년 60조 원 규모로 성장했다. 코로나19 등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며 소비자들이 인테리어와 리모델링에 관심을 가지게 돼 자연스레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엔데믹으로 접어들며 상황은 반전됐다. 한샘은 지난해 3분기 13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3분기까지 누계 영업손실도 14억 원이다. 경쟁사인 현대리바트는 3분기 영업이익 5억 원을 기록하며 간신히 적자를 면했다. 신세계까사는 지난해 3분기 5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업계는 4분기 상황은 이보다 더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일각에선 무인양품 역시 적자를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롯데가 ​인수한 것을 두고 의문의 시각을 보낸다. 이에 롯데쇼핑은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를 이어나간다는 입장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무인양품이란 브랜드 가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 지분 인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롯데쇼핑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5조 47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0.6% 감소했다.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942억 원으로 89.9% 늘었다. 고물가와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하락에도 실적이 개선됐다. 다만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하이마트의 부진과 한샘 투자주식에 대한 손상차손 6000억 원이 반영되면서 연간 당기순이익은 적자를 기록했다.

정동민 기자

workhard@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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