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 BIZ.HANKOOK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이슈

'라임 주범' 김봉현 징역 30년…쌍방울 김성태 '떨고 있나'

사실상 '종신형' "도주하면 양형 더 엄해진다" 메시지? 유사 사건에 미칠 영향 관심

2023.02.13(Mon) 09:28:57

[비즈한국] ‘라임 사태’의 주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1심에서 징역 30년의 중형을 선고 받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금융범죄 사범(횡령, 배임, 자본시장법 위반)은 징역 3~5년, 무거워도 징역 10년 내외를 선고 받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이번에 법원은 김봉현 전 회장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40대 후반인 김 전 회장의 나이를 감안할 때 사실상 ‘종신형’에 가까운 양형이다. 법원 선고를 앞두고 도주한 것이 중형의 사유 중 하나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이에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역시 기소 시 중형이 불가피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전 회장 역시 검찰 수사를 피해 해외에 체류했고, 사건 구조(횡령, 자본시장법 위반)도 유사하다는 점에서 비롯된 분석이다. 라임 사건과 쌍방울 사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라임 사태’의 주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1심에서 징역 30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2022년 9월 20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열린 사기·유사수신행위법 위반 관련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정을 나서는 김 전 회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법조계에서도 ‘중형’ 평가

 

김 전 회장은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한 스타모빌리티·수원여객·재향군인상조회 등에서 1300억 원에 가까운 돈을 횡령하거나 가로챈 혐의 등으로 2020년 5월 구속기소 됐다. 이듬해 7월 보석으로 풀려난 그는 지난해 11월 11일 결심공판 직전 보석 조건으로 손목에 차고 있던 전자장치를 끊고 달아났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29일 검찰에 붙잡혔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김 전 회장에게 “전례를 찾을 수 없는 도피를 저질렀다”며 징역 40년형을 구형하고 범죄수익 774억 3540만 원을 회수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법원은 검찰의 구형을 거의 다 받아들였다. 1심 재판을 맡은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이상주 부장판사)는 징역 30년과 추징금 769억 354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에서 주도적이고 핵심적인 역할을 한 데다 부패 범죄를 반복적으로 저질렀다”며 “재판 과정에서 전자장치를 훼손하고 도주하는 등 진지한 반성의 기미가 없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횡령 등 금융범죄 사건에서 양형이 8~15년만 나와도 ‘높다’고 하는 게 일반적인 것과 비교할 때 매우 중한 처벌이다. 현행 형법 상 양형기준은 횡령액 50억 원 이상 300억 원 미만까지는 기본 징역 4~7년이며, 횡령액 300억 원 이상일 경우 기본 5~8년 징역형을 받는다. 가중처벌을 받더라도 7~11년이다. 반성 등 뉘우침의 기미가 있으면 감형을 받을 수도 있는데, 감형을 받으면 징역 3~5년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실제로 라임 사건 관련 무자본 인수합병(M&A)으로 상장기업을 인수한 후 허위 보도자료로 주가조작을 해 수백억 원대 부당 이익을 챙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코스닥 상장사의 전 대표이사는 지난해 1심 선고에서 징역 5년을 선고 받은 바 있다. 김 전 회장에게 선고된 30년이 ‘중형’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판사 출신 변호사는 “횡령이나 배임의 경우 범죄액이 일정액 이상으로 올라가면 오히려 양형이 따라가지 않아 비판을 받기도 했던 게 일반적이다. 5년 전만 해도 횡령 등 주가조작 금융사범들이 대부분 징역 3년~7년 정도를 받았다”며 “김 전 회장의 경우 횡령액이 300억 원을 넘고 도주도 했기 때문에 당연히 징역 15년 이상이 나오는 것이 맞다. 그럼에도 징역 30년은 매우 중한 처벌”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49세인 김봉현 전 회장의 나이를 고려할 때 징역 30년은 사실상 종신형에 준하는 처벌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다.

 

#쌍방울 사건에 어떤 영향? 

 

자연스레 법조계에서는 김봉현 전 회장 재판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등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사건들의 양형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김성태 전 회장도 횡령과 배임, 이를 토대로 한 금융범죄(주가조작) 등의 혐의로 기소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검찰 수사를 피해 해외에서 머무른 점 등이 ‘양형’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앞선 변호사는 “김 전 회장의 경우 북한에 건너간 자금 등이 회삿돈으로 입증될 경우 회사에 피해를 끼친 횡령과 배임에 해당한다”며 “피해액(횡령+배임)이 300억 원이 넘게 산정된다면 도주한 사실까지 고려해야 하고 이럴 때 재판부는 유사사건과 비교를 하는데 자연스레 김봉현 전 회장 사건을 검토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서울고등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최근 횡령과 주가조작 등 금융범죄에 양형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고 자연스레 처벌도 중해지는 상황”이라며 “과거에는 징역 3년 이하로 받아 어떻게든 집행유예를 받으려고 했다면 이제는 그런 경우가 현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핫클릭]

·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 사태 검찰 재수사 움직임에 금융당국도 속도전
· 테라·루나 신현성 구속영장 재청구, 라임 김봉현이 '반면교사' 될까
· 두 번째 도주, 김봉현 일주일째 행방 묘연…라임 사태 어디로
· 원영식 초록뱀 회장, 라임 사태 '쩐주'로 의심받는 까닭
· [단독] 라임 사태 2년 6개월, '몸통'은 해외서 부동산 매각 시도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