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날아라 닭’ 시리즈로 한국화의 현대화와 대중화를 모색해온 성태훈 작가가 개인전 ‘선유도 왈츠’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세계일보 창간 34주년 기념 세계미술전 올해의 선정작가展의 일환으로 오는 15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성곡미술관에서 열린다.
성 작가가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이는 ‘선유도 왈츠’는 가로 520cm, 세로 220cm에 달하는 대작이다. 기획부터 제작까지 총 6년여의 세월이 담긴, 그의 작품세계를 총결산하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아크릴로 그려졌지만 동양화의 준법과 채색법이 강하게 느껴진다.
‘선유도(仙遊島)’는 양화대교 옆의 작은 섬으로 신선이 노닐었다는 곳이다. 그림에서는 ‘선유도 파크호’라고 이름 붙은 거대한 배가 서쪽바다를 향해 항해하고 있다. 이건수 미술평론가는 이를 “불교미술에서 일체의 사물과 도리를 밝게 통찰하는 더없이 완전한 지혜인 반야에 의지하여 사바세계에서 피안의 극락정토로 향해 가는 배를 그린 ‘반야용선도(般若龍船圖)’의 현대적 버전”으로 풀이한다.
이 유람선 주위에는 하늘에 떠 있는 애드벌룬, 배 주위를 따라 뛰어오르는 돌고래, 하늘을 향해 치솟는 대형분수, 배 주변을 따라붙는 수륙양용차, 하늘에서 감시하는 듯한 전투헬기 등 선상의 행복감을 언제든지 무너뜨릴 수 있는 위협적인 요소들이 은근한 불안감을 조성한다. 얼핏 평범한 일상을 담은 평화로운 풍경 같지만 그 속에는 전쟁의 공포, 혁명적 사건 등 심각한 거대담론의 흔적들이 숨겨져 있다.
성태훈 작가는 “대학졸업, 교통사고로 인한 병원 생활, 부모님의 작고, 결혼, 출산, 킵워킹펀드상 수상, 작품 활동, 후원자들과 도움을 준 사람들 등 나의 지나온 삶의 여정을 모티프로 인간의 생로병사와 희노애락을 왈츠로 표현했다. 또 우리나라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8·15, 6·25, 4·19, 6·10, 5·18)과 남북분단으로 인한 긴장 상황을 전투헬기와 장갑차로 표현했다”라고 설명한다.
‘선유도 왈츠’의 잔치성이 자아내는 구성적인 유사성을 이진수 평론가는 단원 김홍도의 ‘기로세련계도(耆老世聯契圖)’(1804)에서 발견한다. 이 평론가는 “산수화(풍경화), 풍속화, 기록화를 하나의 화폭 속에 모두 조화롭게 담아낸 단원의 성취를 우리는 성태훈의 ‘선유도 왈츠’에서도 엿볼 수 있을 것이다”고 평가한다.
김남희 기자
namhee@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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