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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 사태 검찰 재수사 움직임에 금융당국도 속도전

사모펀드 판매 금융사 내부통제 부실 CEO 제재에 속도, 사모CB 교란사범도 엄단 방침

2023.02.03(Fri) 11:03:25

[비즈한국] 검찰이 문재인 정부 시절 부실 수사 논란에 휩싸인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 사모펀드 사기사건’에 대한 재수사 움직임을 보이자 금융당국도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 범죄 합동수사단은 지난 달 옵티머스 사건 재수사 착수에 이어 라임과 디스커버리 사건에 대한 재수사를 검토하고 있다. 남부지검 합수단은 금융·증권 범죄를 전담해 왔던 조직으로 전 정부 시절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폐지했다가 지난해 5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부활시켰다. 

 

금융위원회(금융위)는 이달부터 그간 잠정 보류했던 라임과 옵티머스 사모펀드 부실판매 제재안건들에 대한 본격적인 심의절차 재개에 나선다. 이번 심의 재개로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박정림 KB증권 사장 등 펀드 부실판매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에 대한 제재 절차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옵티머스 등 재수사와 관련해 남부지검의 요청이 있다면 적극 공조하고, 사모 전환사채(CB) 불공정거래 악용 엄단을 위한 제도 개선과 조사역량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에 '금융범죄중점검찰청' 현판이 걸려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사모는 증권거래소 밖에서 발행 회사를 통해 이뤄지는 주식이나 채권 거래 등을 말하며 사모펀드는 자산운용사가 투자자들로부터 투자를 받아 수익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펀드다. 

 

옵티머스 사태는 2018년 4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안정적인 공공기관 매출 채권에 투자한다고 속여 투자자들로부터 1조 3000억 원대 투자금을 모았지만 부실 채권 투자와 펀드 돌려막기에 악용한 사건이다. 1000여 명의 투자자들이 5100억 원대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당시 사건 수사를 담당한 서울중앙지검은 옵티머스 내부 문건까지 공개돼 불거진 청와대와 여당 인사 등에 대한 로비 의혹에 대해 무혐의로 결론 내리고 2021년 8월 수사를 마무리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7월 대법원은 주범인 김재현 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에게 역대 경제범죄사범 중 최고 형량인 징역 40년을, 이동열 2대 주주와 윤석호 전 이사에게 각각 징역 20년과 징역 15년을 확정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지난해 8월 파산했다. 금융위는 지난해 3월 펀드 주 판매사인 NH투자증권에 과태료 51억 원과 업무 일부 정지 3개월, 수탁사인 하나은행에 업무 일부 정지 3개월 제재를 확정했다.

 

라임 사태는 라임자산운용이 코스닥 상장사 CB 등을 편법 거래하는 과정에서 2019년 10월 주식가격 폭락으로 펀드런 위기에 몰리자 1조 6000억 원에 달하는 펀드 환매를 중단한 사건이다. 라임자산운용은 지난해 2월 파산했다. 특이 사항은 라임펀드 최대 판매사인 대신증권에서 그것도 특정지점인 반포WM센터에서 전체 환매중단액 중 무려 8%에 해당하는 1300억 원 가량이 판매됐다는 점이다. 

 

사건을 담당한 남부지검은 라임 펀드 전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정계 로비 의혹을 수사했지만 결론내지 못했다. 재판 과정에서 도주했다 검거된 김 전 회장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징역 40년을 구형받아 이달 9일 서울남부지법으로부터 선고를 앞두고 있다.

 

금감원은 2020년 7월 라임 펀드 중 무역금융펀드의 부실 여부를 알고 판매한 우리은행, 하나은행,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 등 판매사들이 손실액 전액 배상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남부지법은 지난달 라임펀드 판매와 관련해 임직원 주의·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KB증권에 벌금 5억 원을 선고했다.

 

디스커버리 사태는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펀드 불완전 판매와 부실 운용으로 2019년 4월 2500억여 원 규모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사건이다. 장하원 대표는 지난해 7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 상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됐지만 12월 남부지법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이 항소해 현재 2심 재판이 진행중이다. 같은 달 서울지방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장하원 대표와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 기업은행과 하나은행 관계자 등 16명을 검찰에 추가 송치하며 경찰 단계의 수사를 마무리했다. 경찰은 펀드 특혜 논란이 제기된 장하원 대표의 친형인 장하성 전 주중대사와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에 대해선 무혐의로 결론 내렸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현판. 사진=비즈한국DB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 금융당국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금융위는 라임과 옵티머스 부실판매 제재안건들에 대해 심의를 재개한다. 금융위는 판매금융사 제재를 확정했지만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상 내부통제기준 의무 위반에 대한 CEO 재재와 관련 법원 입장 등을 종합 검토해 판단하겠다며 지난해 3월 제재 결정을 중단했다.

 

앞서 금감원은 2020년 11월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을 이유로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과 박정림 KB증권 대표에 대한 문책 경고를 결정했다. 금감원은 2021년 3월 옵티머스 펀드 판매 관련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 등으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에게도 문책 경고를 결정했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에서 결정된 제재 조치안은 금융위 안건소위의 사전 검토와 조율을 거쳐 정례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 문책 경고 이상의 중징계가 확정되면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사모펀드 부실 판매 금융기관 내부 통제 쟁점에 대한 제재조치 심의 재개를 지난달 안건소위에서 결정한데 이어 이달 실무 준비를 거쳐 제재안건 심의를 본격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향후 유사한 사모펀드 사태 대응 강화를 위해 금융위는 증권선물위원회 의결만으로 불공정거래 의심 계좌를 바로 동결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재는 불공정거래가 의심돼도 검찰을 거쳐 법원의 영장을 받아야 해당 계좌를 동결시킬 수 있어 신속한 범죄수익 환수 제약으로 피해를 더 키운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또한 금융위는 신속한 불공정거래 부당 이익 환수를 위해 직접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금감원은 지난 달 사모 CB를 악용하는 불공정거래 엄단을 위해 금감원 내 자본시장 모든 부서가 참여하는 ‘사모CB 합동대응반’을 신설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합동대응반 출범을 통해 조사를 강화해 사모 CB를 악용하는 교란사범과 이를 은폐하고 협조하는 증권사도 엄중 제재하기로 헸다”고 강조했다. ​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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