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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최고 권력' 문정왕후가 못 이룬 한 가지는? 태릉과 강릉

아들 명종 묻힌 강릉과 나란히…조선왕릉전시관서 왕릉의 모든 것 볼 수 있어

2023.01.31(Tue) 11:33:36

[비즈한국] 태릉 하면 몇 해 전 충북 진천으로 이사한 국가대표 선수촌이나 육사가 떠오르기 쉽다. 하지만 태릉이 태릉인 것은 다른 무엇보다 태릉이 있기 때문이다. 태릉 옆에는 조선 13대 국왕 명종이 묻힌 강릉도 있다. 거기다 조선 왕릉의 모든 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조선왕릉전시관’까지 갖춰서 아이와 함께 둘러보기 좋다. 

 

중종의 두 번째 왕비였던 문정왕후가 잠든 태릉. 병풍석에 난간석까지 제대로 세운 태릉은 크고 당당하다. 사진=구완회 제공

 

#한눈에 보는 조선 왕릉, 조선왕릉전시관

 

매표소를 지나 입구에 들어서면 아담한 단층 건물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조선왕릉의 모든 것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조선왕릉전시관이다. 왕릉을 보기에 앞서 아이와 함께 예습하듯 둘러보면 좋은 곳이다. 

 

조선왕릉전시관은 모두 4개의 전시실로 나뉘어져 있는데, 제1전시실은 ‘한눈에 보는 조선왕릉’이란 주제로 꾸몄다. 조선왕릉의 공간 구성과 기능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꾸민 전시실이다. 붉은 홍살문을 지나면 디오라마를 통해 왕릉을 조감할 수 있다.

 

조선왕릉전시관에서는 조선왕릉의 모든 것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조선의 국장을 재현한 미니어처. 사진=구완회 제공

 

조선 왕릉에는 부정한 기운을 막고 신성한 곳임을 알리는 홍살문을 세웠다. 홍살문 옆에는 왕이나 제관이 절을 하도록 방석처럼 돌을 깔아놓은 배위가 있다. 붉은 홍살문부터 고무래 정(丁) 자 모양의 정자각까지 이어지는 얇은 박석 깔린 길을 참도라고 부른다. 참도 좌우로는 왕릉을 지키는 수복이 머무르는 수복방이 있고, 제례 공간인 정자각 옆으로는 비석을 모신 비각이 있다. 거대한 언덕 위에는 왕이 잠든 봉분을 중심으로 문인석과 무인석, 석호, 석양 등과 함께 복을 비는 장명등과 망주석 등 석물이 둘러서 있다. 이러한 봉분과 석물을 빙 둘러 박은 담장을 곡장이라 부른다. 

 

제2전시실의 주제는 ‘조선왕릉 깊이 보기’다. 여기서는 조선의 국장과 왕릉의 조성과정, 부장품, 제향 등 왕릉과 관련된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 제3전시실은 태릉과 강릉에 대한 설명이 있고, 이어지는 VR 체험코너에선 왕릉을 수호하는 동물과 함께 조선을 건국한 태조의 건원릉을 체험해볼 수 있다. ​ 

 

왕이 잠든 봉분 주변에는 문인석과 무인석을 세워 무덤을 지키게 했다. ​사진=구완회 제공

 

#조선 왕실의 치맛바람, 문정왕후

 

태릉은 태조의 왕비인 신덕왕후가 묻혀 있는 정릉처럼 문정왕후 혼자 잠들어 있는 단릉이다. 하지만 작고 초라한 정릉에 비해 병풍석에 난간석까지 제대로 세운 태릉은 크고 당당하다. 중종의 두 번째 왕비였던 문정왕후는 열두 살 어린 나이에 왕이 된 아들 명종을 대신해 오랫동안 수렴청정을 했고 수렴청정이 끝난 후에도 권력을 놓지 않았다. 

 

이렇게 권력의 정점까지 가는 길은 결코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입궐 당시 이미 궁궐에는 이전 왕비가 낳은 원자(인종)가 있었다. 하지만 인종이 후사 없이 세상을 뜨자 문정왕후의 아들이 뒤를 이어 명종이 되었고, 문정왕후가 수렴청정을 통해 권력을 잡은 것이다. 어머니 덕분에 왕이 된 명종은 나이 들어 친정을 시작하고 나서도 감히 어머니의 뜻을 거스르지 못했다. 문정왕후가 수렴청정을 시작하고 눈을 감기까지 20년 동안 권력은 오직 그녀의 손에 있었다.

 

문정왕후가 묻힌 태릉의 정자각. 사진=구완회 제공

 

권력의 정상에 서서 모든 것을 자기 마음대로 한 문정왕후였지만, 한 가지는 자기 뜻을 못 이뤘다. 바로 지아비 중종의 곁에 함께 묻히는 것.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의 권력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사연인즉 이렇다.

 

당시 문정왕후는 불교에 심취했고, 봉은사(지금 서울 삼성동에 있는 바로 그 봉은사) 주지였던 보우를 총애했단다. 그래서 보우가 봉은사 옆 선릉이 명당이니 중종을 그리로 모셔야 한다고 주장했을 때,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경기도 고양에 있던 중종의 왕릉을 옮겼다. 하지만 그곳은 명당이 아니라 비가 오면 물이 차는 흉지였다. 결국 중종은 선릉 옆에 그대로 남고, 문정왕후 자신은 태릉에 묻히게 되었다. 

 

아무튼 권력의 정점에서 세상을 뜬 문정왕후였기에 태릉의 모습 또한 위풍당당하다. 병풍석에 난간석은 물론 좌우로 시립한 문인석과 무인석도 인상적이다. 특히 무인석의 부리부리한 눈과 코는 지금이라도 당장 ‘썩 물렀거라!’ 호통을 칠 듯 우락부락한 모습이다. 평생 어머니의 위세에 눌려 지냈던 명종의 강릉도 태릉과 비슷한 규모와 석물을 갖췄다. 이제는 두 모자가 마음 편히, 가끔 서로의 왕릉을 오가면서 사이좋게 지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문정왕후의 아들 명종과 부인 인순왕후 심씨가 함께 묻힌 강릉. 정자각 앞에서 바라보았을 때 왼쪽이 명종, 오른쪽이 인순왕후의 능이다. 사진=문화재청 제공

 

<여행메모>


태강릉

△위치: 서울시 노원구 화랑로 681

△문의: 02-972-0370

△관람시간: 11~1월 09:00~17:30, 2~5월/9~10월 09:00~18:00, 6~8월 09:00~18:30, 월요일 휴무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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