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김석환 삼천리자전거 회장의 개인회사인 지엘앤코(GL&Co)는 자전거 용·부품 판매를 통해 매년 높은 영업이익을 거두며 김 회장에게 수십억 원을 안겨준 현금창고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부터 자회사인 삼천리자전거가 적자 전환함에 따라 비슷한 사업을 영위하는 지엘앤코의 실적도 덩달아 악화됐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엘앤코는 지난 2017년 9월 설립됐다. 시작은 삼천리자전거의 계열사인 참좋은여행의 자전거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참좋은레저다. 당시 자전거사업부문이 적자였기에 참좋은여행이 안정적으로 여행 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떼어낸 것이다.
물적분할을 통해 참좋은여행은 자전거사업부문인 참좋은레저(현 지엘앤코)를 100% 자회사로 두게 됐다. 동시에 김석환 회장이 보유한 삼천리자전거 지분 전량(27.14%)을 지엘앤코에 291억 원에 매각하고 유상증자(234억 원)를 통해 김석환 회장의 개인 소유로 만들었다.
지엘앤코가 삼천리자전거의 지주회사로 올라서며 지배구조는 ‘김석환 회장(72.6%)→지엘앤코(30.14%)→삼천리자전거(35.7%)→참좋은여행’으로 이루어졌다. 김석환 회장이 보유한 72.6%를 제외한 지엘앤코의 나머지 지분 27.4%는 자사주다. 지엘앤코가 사실상 김석환 회장의 1인 회사인 셈이다.
지엘앤코는 흑자전환한 2019년부터 배당을 통해 김석환 회장의 곳간을 채워주고 있다. 2019년 11억 원, 2020년 9억 원, 2021년 13억 원을 배당했다. 지엘앤코는 자전거 용·부품 등 사업에서 높은 수익을 기록했다. 2019년 매출 100억 원을 기록한 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 2020년 137억 원대, 2021년 178억 원대에 이르렀다. 영업이익 또한 계속 늘어 39억 원선까지 높아졌다.
지엘앤코의 성장과 함께 삼천리자전거도 수익성이 개선됐다. 삼천리자전거는 2019년 영업손실 82억 원을 기록한 후 이듬해부터 흑자로 전환해 2020년 영업이익 109억 원, 2021년 108억 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출퇴근용 자전거 수요 증가와 배달시장 급성장이 두 회사의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부터 삼천리자전거가 적자전환함에 따라 지엘앤코의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천리자전거는 2022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92억 원을 기록했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102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1% 하락했다.
무엇보다 3분기 기준 4억 5000만 원대의 영업손실과 23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누적 손익까지 적자로 돌아섰다. 최근 2년간의 상승세가 완전히 꺾인 것이다. 방역조치 완화 등으로 코로나 특수가 막을 내렸고, 원자재 가격 급등과 환율 상승 등으로 매출원가가 급격히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자전거 업계의 공통적인 상황으로 보인다. 삼천리자전거와 1, 2위를 다투는 알톤스포츠도 2022년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35.4%(134억 원대)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52.2% 감소한 3830만 원을 기록해 수익성이 악화되었다.
아직 4분기 실적은 나오지 않았으나, 계절 특성상 비수기여서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김석환 회장의 개인회사인 지엘앤코도 성장세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정동민 기자
workhard@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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