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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시티 워터파크 대출 만기 연장 실패, '사계절 관광시설' 개장 의지 있나

워터파크 매수자, 이영복 회장 형사 고소…이 회장 장악한 이사회, 호텔‧상가 담보대출 연장 '깜깜이' 진행

2023.01.17(Tue) 09:44:02

[비즈한국] 엘시티가 조성하기로 한 ‘사계절 관광시설’이 또 다시 지연될 조짐이다. 엘시티 워터파크의 채권단인 새마을금고 14곳이 지난 11일 회의를 통해 대출 만기 연장 불가를 결정하면서, 엘시티 워터파크가 공매에 넘어갈 위기에 처했기 때문. 여기에 엘시티PFV와 워터파크 매수자의 법적 다툼도 예고됐다. 엘시티PFV와 매매 계약을 체결한 파라다이스유토피아는 지난 5일 이영복 회장을 비롯한 엘시티PFV 관계자를 형사 고소했다.

 

엘시티 워터파크의 채권단인 새마을금고 14곳이 지난 11일 회의를 통해 대출 만기 연장 불가를 결정하면서, 엘시티 워터파크가 공매에 넘어갈 위기에 처했다. 사진은 2015년 10월 엘시티PFV가 견본주택에서 공개한 랜드마크 타워동 편의시설과 워터파크 모형. 사진=연합뉴스

 

엘시티의 ‘사계절 관광시설’은 △롯데시그니엘호텔 △해변의 정원 △스카이전망대 등 3개 관광시설과 △워터파크 △익사이팅파크 △메디컬스파 △영화체험박물관 △해양화석도서관 △아트갤러리 등 6개 콘셉트시설이다. 엘시티 측은 사업 공모 선정 당시 관광 활성화를 목적으로 콘셉트시설 운영을 약속했고, 부산시는 관광 활성화를 조건으로 엘시티 준공을 허가했다. 그러나 2019년 엘시티 완공 이후 현재까지 6개 콘셉트시설의 개장은 감감무소식이다. 

 

6개 콘셉트시설 가운데 사업자 선정이 완료된 것은 워터파크가 유일하지만, 그마저 개장이 지난 2022년 7월에서 9월로, 또 다시 연말로 차일피일 미뤄졌다. 최근 새마을금고의 대출 만기 연장 불가 결정으로 워터파크 개장이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매 집행 전까지 엘시티PFV가 채무금을 갚지 못하면 워터파크가 공매에 넘어가기 때문이다. 엘시티PFV는 2020년 12월 워터파크를 담보로 새마을금고 14곳으로부터 500억 원을 대출받았다. 대출 만기일은 2022년 12월 29일이었다.

 

엘시티는 공매 절차에 들어가기 전까지 새로운 계약자를 통해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2022년 12월 (주)이도의 자회사 이도클럽디해운대주식회사와 매매에 대해 협의한 바 있다. 이에 (주)이도보다 앞서 2022년 4월 매매 계약을 맺고 계약금을 지불한 기존 계약사 파라다이스유토피아가 이영복 엘시티 회장을 비롯한 엘시티PFV 관계자들을 형사 고소했다. 엘시티PFV가 신탁처분 방식 매각에 동의하지 않는 채권자들의 반대로 소유권 이전이 불발될 수 있음을 인지했음에도 기망해 계약금을 편취했다는 것.


파라다이스유토피아 측에 따르면 파라다이스유토피아는 엘시티 워터파크 소유권을 위탁 중인 신탁사에 계약금 82억 원을 지불했지만 소유권을 이전 받지 못했다. 우선수익자인 대출기관 새마을금고 14곳 가운데 한 곳이 신탁처분 방식으로 워터파크 매각을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 엘시티 측은 소유권 이전 문제와 관련해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파라다이스유토피아는 고소장에서 “이영복 회장 등이 소유권 이전 등기를 경료해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소유권을 이전해주겠다며 계약금을 편취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파라다이스유토피아는 옥중에 있는 이영복과 박수근(엘시티 고문)의 계약 체결 허락과 지시를 받은 유 아무개 엘시티PFV 이사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며 이영복 회장의 옥중경영도 지적했다.  

 

지역사회에서는 이영복 엘시티 회장(사진)의 출소 이후 콘셉트시설의 운영 여부가 더욱 불확실해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지역사회에서는 이영복 회장이 지난 2022년 11월 출소하면서 향후 콘셉트시설의 운영 여부가 더욱 불확실해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 회장이 장악한 이사회가 워터파크 매각과 관광호텔·상업시설의 대출 연장 등을 ‘깜깜이’로 진행하면서 콘셉트시설 개장이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엘시티PFV는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고 관광호텔과 상업시설을 담보로 한 대출의 만기(2023년 1월 5일)를 연장했는데, 대출 금리 인상과 금융자문 수수료 등으로 향후 금융비용 지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엘시티PFV 2대 주주인 강화 관계자는 “엘시티PFV는 워터파크 담보대출을 충분히 상환할 수 있었다. 이 회장이 매각도 소통도 하지 않아 현재의 상황에 처하게 됐다”며 “PFV가 매각과 배당이 목적인 특수목적법인인 만큼, 강화는 조속한 매각을 위해 이해관계자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엘시티의 콘셉트시설 개장 의무를 둘러싼 논란도 증폭될 전망이다. 부산도시공사는 워터파크 매각 불발과 대출 만기 연장 실패 등 엘시티의 콘셉트 개장 의무 이행 현황을 파악조차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부산도시공사 관계자는 콘셉트시설 사업 이행을 독려하기 위해 엘시티PFV와 협의 중이라면서도 “(워터파크 만기 연장 실패에 대해) 현재 내용을 파악 중”이라고 전했다. 

 

부산도시공사는 콘셉트시설 개장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2020년 10월 엘시티PFV로부터 협약이행보증금 110억 원가량을 몰수한 바 있다. 이에 엘시티PFV는 부산도시공사를 상대로 지급채무 부존재 확인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2022년 8월 부산도시공사의 손을 들어줬다.

여다정 기자

yeop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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