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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텔링] 북한 드론 대응 '가오리' 투입이 최선일까

서두르면 기술적 위험성 크고 임무 성공 가능성 낮아…적절한 보복 효과도 의문

2023.01.13(Fri) 15:48:49

[비즈한국]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로 우리 군과 국방부,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북한 무인기(드론) 대응을 위해 분주하다. ADD가 최근 집중하고 있는 핵심 대응책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북한이 무인기로 서울과 대통령실 주변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했듯 우리도 드론으로 북한의 중요한 시설을 침범하자는 내용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침입한 드론을 탐지하고 요격하는 것에만 집중했는데, 거꾸로 보복할 능력을 키우는 셈이다.

 

국방부가 제작한 가오리-X 무인 드론. 사진=김민석 제공

 

일단 우리 군은 이미 북한 무인기 도발에 비례한 보복을 하긴 했다. 북한의 무인기 침투 사실이 알려진 후 12월 26일 육군의 군단급 정찰기 RQ-101 송골매 2기를 군사분계선 이북으로 침투시켜 정찰 임무를 수행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것이 우리 국민에게 충분한 대응조치로 인식되지 못했다는 것이 대통령실과 정부의 평가로 보인다. 이 때문에 북한의 수도 평양이나 군사시설에 침투시킬 수 있는 새로운 드론을 만드는 것이 계획의 골자이다.

 

그간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북한 영토 깊숙이 보내는 침투용 무인 드론으로 현재까지 알려진 것은 두 종류의 ‘가오리 드론’이다. ADD가 연구 중인 북한 침투용 드론은 둘 다 가오리같이 넓적한 삼각형 모양의 드론이지만 역할과 내용, 기술적 특성은 서로 전혀 다르다.

 

먼저 살펴볼 것은 ‘작은 가오리’라 이름 붙일 수 있는 일명 북한 드론 복제품(Replica)이다. 2014년 3월 경기도 파주에서 발견된 북한의 소형무인기를 중국산 부품을 활용하여 그대로 복제한 다음, 이것을 북한 영토 깊숙이 보낼 계획이다. 북한이 보낸 드론을 거의 그대로 복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이 드론을 발견해도 북한 비행기로 오인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실전 운용 사례가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일부 언론들은 이 복제품 드론을 이미 DMZ에서 운용해 본 적이 있다고 보도했으니, 단기간에 생산이 가능하다. 반면 복제품 드론이 가진 단점은 성능이다. 이 드론은 크기가 작고, 북한 것처럼 속여야 하므로 원격 조종, 실시간 영상 전송, 인공위성 연결은 불가능하고 DSLR 카메라로 촬영해야 한다.

 

나머지 하나인 ‘큰 가오리’는 ADD가 과거에 진행한 스텔스 드론 연구 프로젝트인 KAORI-X의 개조형으로 짐작된다. 현재 ADD는 대한항공과 KUS-FC라는 이름의 대형 스텔스 정찰기와 KUS-LW라는 유무인 협동 항공기를 개발 중인데, 특히 KUS-FC의 경우 국내 최고 수준의 스텔스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라 북한 영공을 침투해 초정밀 정찰 정보를 수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개발 기간 단축 후 조기 투입이 어렵다.

 

문제는 엔진이다. 이 두 무인기는 국내 최초의 항공기용 터보팬 엔진을 개발해 장착하는데, 터보팬 엔진은 항공기 개발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 급하게 개발 기간을 단축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국산 엔진 대신 급하게 엔진을 수입하려고 해도, 미사일 기술 통제 체제(MCTR) 때문에 수입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ADD는 KUS-FC의 개발 대신에 이미 완료된 연구 프로젝트를 다시 살릴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것이 바로 ‘큰 가오리’라 할 수 있는 KAORI-X다. KAORI-X는 KUS-FC 이전에 연구한 스텔스 무인기 기술 사업으로 실제 비행기보다 작은 크기의 축소형 테스트 항공기를 두 종류 만드는 연구 프로젝트였는데, 제작된 두 모형 중 해성 대함 미사일에 장착된 소형 터보팬 엔진을 사용한 모델을 개조 생산하는 것이 유력하다.

 

해성 대함 미사일에 달린 SS -760K 엔진을 사용하는 KAORI-X 축소형 드론의 상세 성능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작은 미사일에 장착하는 엔진을 쓰는 만큼 사람이 타는 비행기와 비교할만한 크기는 아니다. 이 때문에 ‘큰 가오리’인 KAORI-X 역시도 무인정찰기에 필요한 위성 통신 장비, 영상 송수신 장비, 원격 조종 장비를 탑재하지 못하고, 정찰용 카메라 역시 소형 저성능 장비가 탑재될 것이다.

 

문제는 올해까지 북한에 침투시킬 드론을 급하게 만들려고 보니 기술적 위험성도 크고, 실제로 임무를 잘 수행할 수 있을지 불안한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우리는 서울에 날아오는 북한 무인기를 쉽게 격추하기 어렵지만, 북한은 자신의 핵 시설이나 주석궁으로 날아오는 무인기를 격추하기 훨씬 쉽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물론 북한의 작은 가오리형 소형무인기를 북한이 탐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기술적 수준이 낮다 보니 북한이 요격하지 않아도 알아서 추락할 가능성이 크고, 이렇게 추락한 무인기로 북한이 역으로 선전 심리전을 전개할 가능성이 크다.

 

큰 가오리라 할 수 있는 KAORI-X도 문제가 예상된다. KAORI-X는 스텔스 설계가 적용되었지만 완전한 스텔스 설계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드론은 ADD가 스텔스 설계를 적용한 무인기를 날릴 수 있는지 연구 목적으로 만든 것이지, 실전 투입용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엔진 문제로 속도와 탑재 중량의 문제가 있다 보니 KUS-FC 스텔스 무인정찰기보다 더 느리게 날고 정찰 대상을 향해 매우 가까이 접근해야 한다.

 

이번 무인기 사태 대응 작전에서 북한은 우리 군의 드론 침투를 탐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평양이나 핵 시설 같은 민감 시설은 방어의 차원이 다르다. 북한은 우리처럼 민간인 피해를 고려한 요격 작전도 필요 없고, 드론 탐지에 방해가 되는 초고층 빌딩이나 탐지를 방해하는 각종 전파도 없으므로, 요격에 훨씬 유리하다.

 

실제로 우리 스텔스 무인정찰기와 동등 이상인 미국의 RQ-170 센티넬 스텔스 무인정찰기를 2011년 12월 추락하여 복제품을 만들어 냈다. 북한 역시 이란의 협조를 받아 이런 스텔스 드론의 요격법을 연구하고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게다가, 일명 ‘가오리 두 마리 북파 작전’이라 할 수 있는 무인기 침투 작전이 과연 적절한 보복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도 불확실하다. 물론, 우리 군은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북한 도발 시 3배 이상 대응’ 원칙으로 포를 100발 쏘면 300발 쏘는 식으로 대응 중인 것은 맞다. 하지만 포사격 대응을 포사격 대응으로 하는 것과 정찰 작전을 정찰 작전으로 대응하는 것은 그 결이 다르다.

 

우선 국방부는 1월 9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의 드론 북한 침투 작전은 자위권 차원으로 정전협정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비례성의 원칙에 대해서 그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논의가 필요하다. 미사일 발사의 경우 사람이 없는 공해상에 미사일을 쏘는 것이고, 포 사격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적 영토 깊숙이 비행체를 보내는 행위에 대해서는 같은 행동으로 대응하는 것이 자위권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전협정 위반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작전의 실효성과 실패 위험성이다. 북한이 무인기를 서울 상공에 진입시키면 서울 시민과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지만, 평양 시민이나 북한 사람들이 같은 감정이나 정치적 동요를 일으킬 가능성은 극히 적다. 기본적으로 위협의 수준이 비대칭적이고, 언론의 개방성이 비대칭적이니 북한과 같은 방법을 써도 북한 국민을 동요시키는 것이 매우 어렵다.

 

여기에 더해서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의 ‘두 가오리’가 북한에 의해 격추당했을 경우의 군의 신뢰가 떨어지고,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우리는 북한 영공에 무인기를 진입시키지 않고도 원격 감시 및 정찰을 할 수 있는 자산을 개발하고 운용 중이다. 그래서 필자는 글로벌 호크 무인기, 중고도 무인기, 금강/백두 성능개량, 초소형 정찰위성 등 ‘기존에 투자한 정찰자산’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무인기 침투 작전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정말로 북한 영토에 무인기를 굳이 보내야 한다면 급하게 복제품이나 시제품을 재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잘 사용할 수 있는 ‘적진 정찰용 무인기’ 연구를 시작해야 한다. 개발 중인 KUS-FC나 KUS-LW 같은 대형 드론에 수납할 수 있는 일회용 초소형 침투 드론이나, Hycore 극초음속 비행체를 개조한 강행정찰용 무인정찰기를 만든다면 북한 전 지역은 물론, 유사시 적 항공모함 함대나 스텔스 전투기 기지를 정찰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북한 도발에 급하게 대응하다 보면 성급한 일 처리 과정에서 실수와 실패가 나온다. 최근 30년간 방위사업 중 가장 큰 실패라 할 수 있는 이명박 정부 시절‘번개 사업’의 실패도 결국 급하게 대응 방법을 찾으려고 서두르다 보니 오류와 결함을 수정하지 못한 것이다. 또한 북한이 우리의 국방과학기술 발전을 훼방 놓는 것도 북한의 목적 중 하나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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