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이슈

미 연준 금리 인상 날개짓에 전 세계 외환보유고 10% 줄었다

사상 처음 3분기 연속 감소…지난해 3분기 1경 773조 달러로 1년 새 1197조 달러 줄어

2023.01.13(Fri) 14:39:25

[비즈한국] 지난해 세계 경제에 가장 큰 파장을 일으킨 것은 인플레이션과 이를 막기 위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이었다. 연방준비제도가 물가를 잡으려 기준금리를 급격히 인상하자 달러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세계 각국 경제가 흔들거렸다. 이에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따라 올리는 동시에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보유액을 쏟아부었다.

세계 전체 외환보유액은 사상 처음 3분기 연속 감소했다.​


이처럼 고환율 피해를 줄이려는 각국의 행보에 세계 전체 외환보유액은 사상 처음으로 3분기 연속 감소했다. 우리나라도 강달러에 환율 방어를 하느라 지난해 외환보유액이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세계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 세계 외환보유액 규모는 1경 773조 708억 달러로 조사됐다. 이는 1년 전인 2021년 3분기(1경 1970조 2117억 달러)에 비해 1197조 1409억 달러가 줄어든 것이다. 감소율로는 10.0%로 IMF가 통계를 내고 있는 1999년 이래 가장 큰 폭이다. 이처럼 1년 사이에 전 세계 중앙은행에서 사라진 금액을 우리나라 원화로 환산할 경우 149경 4031조 8432억 원에 달한다. 우리나라 올해 총예산인 639조 원의 2339배 되는 금액이다. 우리나라가 앞으로 2000년 가까이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이 1년 만에 증발한 셈이다.

 

전 세계 외환보유액은 미 연방준비제도가 고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고 이로 인해 달러가 강세를 보이기 시작한 지난해 초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전 세계 외환보유액은 2021년 4분기 1경 2048조 1280억 달러였으나 지난해 1분기에 1경 1680조 649억 달러, 2분기에 1경 1172조 4466억 달러, 3분기에 1경 773조 708억 달러로 계속해서 하락했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는 1분기에 감소율이 0.4%이었으나 2분기에 6.5%, 3분기에 10.0% 등 갈수록 하락폭이 커졌다.

 


특히 전 세계 외환보유액이 3분기 연속 감소한 것은 IMF 통계가 제공되는 1999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이전까지 외환보유액이 가장 오래 감소(전년 동기 대비)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끝 무렵이던 2009년 1분기(-6.9%)와 2분기(-3.1%) 때였다. 그만큼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지난해 금융시장을 흔든 강달러에 환율을 지키기 위해 외환보유액을 대거 투입한 것이다. 지난해 4분기에도 강달러에 외환보유액 감소 추세가 이어진 만큼 사상 처음으로 1년 내내 감소세가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세계 중앙은행들이 강달러에 대응하려다 보니 외환보유액 중 달러 소모가 컸다. 중앙은행들은 외환보유액을 미국 달러화나 엔화, 유로화, 파운드화, 위안화, 캐나다 달러화, 호주 달러화 등 주요국 통화로 가지고 있다. 2021년 4분기에 전 세계 외환보유액 중 달러 규모는 7085조 6908억 달러였으나 지난해 1분기에 6874조 9785억 달러, 2분기 6653조 1억 달러, 3분기 6441조 6548억 달러로 줄었다.

 

주요국들의 외환보유액도 지난 한해 줄줄이 감소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외환보유액을 가진 중국의 경우 2021년 말 3조 2502억 달러에서 지난해 11월 말 3조 1175억 달러로 1327억 달러(4.1%)가 줄었다. 외환보유액이 중국 다음으로 많은 일본은 2021년 말 1조 4058억 달러였던 외환보유액이 지난해 11월 말에는 1조 2263억 달러로 1795억 달러(12.8%) 감소했다. 스위스는 같은 기간 외환보유액이 2041억 달러(18.4%), 인도는 804억 달러(12.7%), 러시아는 633억 달러(12.7%) 줄었다. 인도의 경우 외환보유액이 2021년 말 6336억 달러로 세계 4위였으나, 지난해 11월에는 5532억 달러로 감소하면서 러시아(5673억 달러)에 밀려 5위로 떨어졌다. 

 


우리나라도 외환보유액이 1년 사이 크게 감소했다. 한은에 따르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2021년 말 4631억 달러에서 지난해 말 4232억 달러로 399억 달러(8.6%) 줄었다.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이던 2008년(-610억 달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외환보유액이 감소했지만 강달러로 흔들리던 환율은 잡아서 외환보유액을 환율 방어를 위해 투입한 효과는 거뒀다. 지난해 첫 거래일이었던 1월 3일 1191.8원(종가 기준)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강달러에 지속적으로 상승해 7월 5일(1300.3원)에 1300원을 넘어선 데 이어 9월 22일(140.9.7원)에는 1400원을 돌파했다. 10월 21일에는 1439.8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하기 시작해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12월 29일에는 1264.5원까지 떨어졌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핫클릭]

·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2023'서 우리 기업이 제시한 미래 전략은?
· [현장] 평촌센텀퍼스트, 1·3 대책에도 미분양…높은 분양가 말고도 이유가
· [단독] 대통령실 인근에 필요한 환경미화원, 비정규직으로 채웠다
· [콘텐츠 시장은 지금] 티빙·웨이브·쿠팡·왓챠…토종 OTT '빅4' 생존경쟁 본격화
· 대웅제약 오너 3세 윤석민 씨 경영수업 돌입, 아버지 윤재승과 '닮은꼴'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