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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하락 부추긴 '공매도' 금지 놓고 금융당국 수장 '엇박자' 논란

김주현 '신중론' VS 이복현 '규제 강화' 온도차 뚜렷, 시장 혼선만 가중

2023.01.16(Mon) 10:08:13

[비즈한국] 지난해 각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 환율 상승과 수출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며 극심한 주가 침체를 겪은 가운데 개인(개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하락장에 기름을 부은 공매도의 한시적 금지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공매도와 관련한 금융위원회(금융위)와 금융감독원(금감원) 수장간 온도차로 시장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마저 쏟아지는 실정이다. 

  

공매도가 주가 하락 원인의 하나로 지목되는 가운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간 온도차가 뚜렷하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왼쪽)과 이복현 금감원장이 2022년 12월 6일 서민 취약계층 금융부담 완화대책 당·정 협의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지난해 주식시장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29일 코스피지수는 2236.40에 마감하며 2021년 연 마감 지수 2977.65에 비해 무려 25%나 폭락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도 436조 원이나 급감했다. 이러한 코스피지수 하락율은 G20(주요 20개국) 중에서 우크라이나와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놓인 러시아를 제외하면 1위라는 불명예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공매도가 지난해 하락장세에 외국인과 기관의 ‘개미 털기’ 창구로 악용됐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 예상 종목 주식을 빌려 판 뒤 실제로 주가가 내리면 이를 싼 가격에 다시 사들여 갚아 차익을 내는 방식이다. 공매도는 주식 시장의 효율성과 유동성을 높인다는 순기능도 있지만 주가 하락을 심화시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다는 역기능도 갖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증시가 급락하자 금융당국은 2020년 3월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었다. 하지만 세계 각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막대한 돈 풀기에 나서며 형성된 글로벌 유동성 장세에 편승해 코스피지수가 3000선을 넘어서자 금융당국은 2021년 5월 코스피200지수와 코스닥150 지수 구성 종목을 대상으로 공매도를 부분 재개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공매도 누적 거래대금은 총 143조 6910억 원으로 각각 코스피시장 111조 792억 원, 코스닥시장 32조 6121억 원이었다. 이 기간 코스피 공매도는 전년 대비 54.2% 급증했고 코스닥은 30.9% 증가했다. 투자 주체별로 보면 외국인(101조 원)과 기관(39조 원)이 전체 97.7%를 차지한 반면 개인(3조 3000억 원)은 2.3%에 불과했다. 즉 공매도 시장의 98%를 외국인과 기관이 좌지우지했던 셈이다. 

 

증시 전망이 어두운 올해도 공매도가 기승을 부려 개인투자자들의 공포는 지속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복수의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고금리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증시 전망이 어둡고 주자 하락에 투자하는 공매도가 늘어날 전망”이라고 입을 모은다. 

 

공매도 잔고 상위 종목들을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투자자들의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높아 이러한 종목들을 중심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될 전망이다. 공매도 잔고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주가 하락을 통해 수익을 내려는 세력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1월 10일 기준 코스피 상장사 중 시가총액에서 공매도 잔고금액이 높은 상위 10개 종목은 롯데관광개발(10.51%), OCI(6.50%), 두산퓨얼셀(4.62%), 명신산업(4.62%), 아모레퍼시픽(4.49%), HMM(4.62%), 호텔신라(3.52%), 대한유화(2.99%), DL(2.98%), 크래프톤(2.66%) 등이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을 중심으로 한 개인투자자들은 하락장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공매도를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투연이 지난해 11월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78.7%에 달하는 주식투자자가 공매도 한시적 금지를 원했다. 공매도의 ‘역기능이 많다’고 답한 응답률은 62.5%로 ‘순기능이 많다’(16.2%) 보다 월등히 높았다. 

 

한투연은 “금융위가 공매도와 관련한 소모적인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즉시 공매도 계좌에 대한 10년간 수익액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금융위는 즉시 각계 전문가와 개인투자자 입장을 대변하는 토론자를 모아 공청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금융투자업계는 외국계를 중심으로 일부 종목에 대해 허용하는 공매도를 부분 재개에서 전면 재개로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외 투자은행(IB)과 기관 등을 회원사로 둔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ASIFMA)는 지난해 11월 한국 자본시장 관련 백서에서 “부분 공매도 재개로 시장중립적인 전략 사용 펀드매니저들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공매도 전면 재개로 시장 유동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매도가 부분 재개된 2021년 5월 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공매도와 관련한 금융당국 수장들의 뚜렷한 온도차도 시장 혼선을 부추기고 있다. 공매도 허용과 금지 권한을 쥔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신중론을 고수하는 반면 감시감독기관인 이복현 금감원장은 감독 강화와 규제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김주현 위원장은 지난해 7월 취임식에서 “외국도 필요하면 시장이 급변할 경우 공매도를 금지한다. 시장 상황을 보겠다”고 밝힌 이후 현재까지 입장 변화가 없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도 김 위원장은 공매도 금지와 관련해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하겠다고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금융위 측은 현행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금융실명법) 4조 ‘금융거래의 비밀보장’ 조항에 저촉될 수 있어 “명단 공개와 관련해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

 

이에 반해 당시 이복현 원장은 “금융시장의 쏠림이 심할 경우 공매도 금지 등 예외를 두지 않겠다”고 밝혀 대조를 보였다.

 

신년사에서도 김 위원장과 이 원장은 공매도와 관련해 엇박자를 보였다. 김 위원장은 “내부통제제도 개선을 꾸준히 추진해 나갈 것이며, 이를 통해 금융사고를 최소화하고 금융회사의 윤리경영이 확립되도록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공매도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운영 제도를 개선했다는 점만 언급했다. 

 

이 원장은 “공매도 밀착 모니터링을 위한 인프라 개선과 업무 프로세스별 점검 등을 통해 공매도 감독을 강화하겠다. 시장변동성 확대에 편승한 시장 교란 행위는 엄중 조치할 것”이라고 강력한 메시지를 시장에 던졌다. ​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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