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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시장은 지금] 티빙·웨이브·쿠팡·왓챠…토종 OTT '빅4' 생존경쟁 본격화

증명해야 하는 티빙·웨이브, 위기의 왓챠…레드오션 된 시장에서 누가 살아남을까

2023.01.13(Fri) 13:42:00

[비즈한국]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선두두자 넷플릭스의 가입자 증가율 감소와 글로벌 플랫폼의 공세 속에서 ‘OTT 전쟁’ 2막에 접어들었다. 비대면 특수가 끝난 가운데 애플TV플러스​, 디즈니플러스(디즈니+), 파라마운트 플러스 등으로 주요 미디어 기업이 속속히 진입하면서 레드오션이 됐다는 진단이다. 레드오션 시장은 파이가 커지기보다는 점유율 싸움으로 치닫는 경향이 있다. 양질의 콘텐츠 라인업을 보유한 OTT만이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된 가입자를 붙잡아 세를 유지할 수 있다. 2막을 맞이하는 토종 OTT의 각오 역시 남다르다. 콘텐츠 주도형 생존 경쟁이 본격 막을 올렸다.

 

비대면 특수가 끝나고 시장 성장세가 꺾인 가운데 2023년은 국내 OTT의 운명을 가르는 해가 될 전망이다. 티빙의 2022년 주요 오리지널 콘텐츠 포스터. 사진=티빙 제공


전문가들은 OTT 업계를 ‘소수의 시장 지배자가 살아남을 때까지 버텨야 하는 시장’이라고 입을 모은다. 변덕스러운 소비자 입맛을 맞추기도 어려운데, 국내 OTT 기업들은 ​만성적인 적자 속에서도 ​성장을 토대로 ‘생존’해야 한다.

 

#CJ·​KT 등에 올라탄 티빙, ‘​넷플릭스 대항마’​ 꿈에 한 발짝 다가가  

 

막강한 자본력의 글로벌 OTT 틈에서 존재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그에 견줄 만한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가 필수적이다. 국내 OTT 중 자체 콘텐츠 제작 역량이 가장 기대되는 곳은 티빙이다.

 

CJ ENM의 티빙은 2022년 12월 1일 KT​의 ‘시즌’을 흡수·합병했다. 합병 후 티빙은 넷플릭스를 제외한 국내 OTT 중 월간 활성 이용자 수 1위 자리에 올랐다. 시즌이라는 껍데기는 사라졌지만 KT의 투자 자본과 콘텐츠 제작력은 남았다. CJ ENM과 KT스튜디오지니는 상호 투자 방식으로 지분을 맞교환하며 동맹 관계를 다졌다. KT그룹으로서는 뚜렷한 성과 없이 자금이 소모되던 플랫폼을 버리고 콘텐츠 제작과 투자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통합 티빙은 CJ ENM 계열 콘텐츠와 함께 KT스튜디오지니, 파라마운트 등에서 안정적으로 콘텐츠를 공급 받을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다. 

 

3개의 산하 스튜디오를 통해 연간 20편 이상의 콘텐츠 제작 역량을 입증한 티빙은 올해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양지을 티빙 대표는 “2021년부터 오리지널 콘텐츠에 과감한 투자를 진행했고 그에 따라 손익이 미흡했던 건 사실”이라며 “​올해는 시즌과의 합병 성과가 가시화되는 등 의미 있는 손익 개선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올 한 해 제작에는 총 4000억 원이 투입된다. 이를 위해 CJ ENM은 착실히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투자활동현금흐름은 2349억 원 수준이었다. KT그룹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성공을 이끈 KT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방송 채널인 ENA를 키울 전략을 꾀하고 있는데, 티빙이 IP(지적재산권) 흥행의 수혜를 함께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웨이브는 올해​ 코코와를 통해 미국 진출에 나서며 글로벌 플랫폼의 기틀을 다진다. 사진=웨이브 제공


#시험대 오른 웨이브, 미국 진출 본격화

 

티빙이 ‘존재감 있는 2위’로 거듭나기 위해 의지를 불태우는 가운데 웨이브와 쿠팡플레이, 왓챠 등도 뒤쳐지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티빙에게 이용자 수를 추월당한 웨이브는 플랫폼 경쟁력을 입증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웨이브의 가장 큰 강점은 국내에서 서비스하는 OTT 중 유일하게 실시간 지상파 시청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웨이브는 지상파 3사와 SK스퀘어가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무한도전’, ‘1박2일’, ‘하이킥 시리즈’ 등 과거 인기 지상파 콘텐츠, 해외 독점 유명작 등 방대한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확보하고 있다.

 

눈길을 사로잡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없다는 점은 넘어야 할 과제다. 신규 가입자를 이끄는 킬러 콘텐츠의 부재는 웨이브의 약점으로 꼽힌다. 올해 ‘트레이서’, ‘위기의X’, ‘남의연애’ 등 오리지널 콘텐츠들을 공개했지만 이용자 유입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

 

웨이브는 킬러 콘텐츠 확보를 위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2021년부터 5년간 1조 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으며 첫 해에 연간 1000억 원대를 집행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앞으로 투자 규모를 늘릴 전망이다. 합병으로 몸집을 키운 티빙에 맞서 일본 1위 통신사업자 NTT도코모,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과 콘텐츠 제작, 공급, 유통 분야에서 연합해 그들의 주요 콘텐츠를 웨이브에서 제공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해외 진출 역시 본격화한다. 웨이브는 2021년 기준 200만 명 이상인 유료 가입자를 700만~800만 명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소비자 규모가 제한된 국내 시장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글로벌 플랫폼의 기틀을 만들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웨이브는 미주 지역 K콘텐츠 플랫폼 ‘코코와(KOCOWA)’를 인수하고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한 기반 다지기에 나섰다. 웨이브 관계자는 “미주 지역에 오리지널 콘텐츠 등 주요 콘텐츠를 동시에 서비스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미주를 중심으로 점차 확장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좀 더 글로벌 시장에 맞는 방향으로 기획하는 작품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플레이는 지난해 손흥민 선수가 소속된 토트넘과의 친선경기 중계를 통해 이용자 수를 끌어 모았다. 사진=쿠팡플레이 제공


#‘록인효과’로 웃었다​쿠팡플레이의 ‘손흥민 이벤트’ 계속될까

 

쿠팡플레이의 월 요금은 4990원으로 업계에서 가장 싸다. 기존 2900원에서 지난해 6월 2000원가량 올렸지만 요금 인상 여파는 나타나지 않았다. 여기에 로켓배송 무료 등 추가 혜택이 따라붙는다. 쿠팡이라는 커머스 플랫폼의 성격을 살려 ‘록인(Lock-in)효과’를 이끌어냈다.

론칭 초기 거대 OTT 플랫폼 사이에서 고전했지만 지난해 쿠팡 유료회원과 확실한 스포츠 콘텐츠를 기반으로 상승세를 탔다. 2020년 진출한 후발주자인 것치고 눈에 띄는 성과다. 수지 주연의 오리지널 드라마 ‘안나’를 공개하며 활성 이용자 수를 370만 명까지 끌어 모았고, 손흥민 선수가 소속된 토트넘 홋스퍼 구단을 초청, 두 차례의 친선 경기를 생중계하면서 이용자 수 481만 명을 기록했다.

쿠팡플레이는 타 OTT와 차이점이 두드러진다.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해 쿠팡 이용자를 붙잡아두는 록인효과가 중요한 목표다. 콘텐츠 플랫폼 그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 아마존의 ‘아마존 라이브’처럼 쿠팡만의 거대한 생태계를 만드는 작업으로도 볼 수 있어서다. 쿠팡의 본업인 이커머스조차 지속적으로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쿠팡플레이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는 이유다. 김수현과 차승원을 내세운 ‘어느 날’과 수지의 ‘안나’는 각각 200억 원, 120억 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플레이는 분기별 오리지널 콘텐츠 공개를 계획하고 있다. 화제성을 모을 수 있는 배우와 과감한 투자를 통해 킬러 콘텐츠 생산에 주력하는 전략을 올해에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쿠팡플레이가 토트넘 구단 초청 등 눈길을 사로잡는 이벤트로 성과를 낸 만큼 앞으로 기존 OTT가 시도하지 않았던 콘텐츠를 기획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말이 나온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왓챠를 응원하는 글(위)이 ​SNS에 ​잇달아 올라왔다. 2022년 왓챠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좋좋소’. 사진=트위터 캡처, 왓챠 제공


#위기의 왓챠​‘#왓챠살아나’ 염원하는 이용자들

 

왓챠의 경영난이 알려지면서 최근 SNS에는 ‘#왓챠살아나’ 해시태그가 떠올랐다. 왓챠는 대기업 자회사가 아닌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기업가치 5000억 원까지 거론되며 1000억 원 규모의 프리 IPO(상장 전 투자유치)를 추진했다. 하지만 적자가 계속되며 상장 준비 작업이 중단됐고 매각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인수를 추진하던 LG유플러스가 재무적 투자자(FI)의 반발과 49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 상환 등을 이유로 포기하자 왓챠의 콘텐츠 투자와 정상적인 사업 운영이 불분명해졌다.  

 

이에 이용자들은 많은 OTT 중 왓챠가 가진 차별성이 있다며 SNS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영화 추천 서비스 ‘왓챠피디아’로 시작한 왓챠는 그 명성에 맞게 저예산 영화, 아트 시네마 등 다른 OTT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다양한 콘텐츠를 취급한다. 최근에는 웹소설을 영상화한 작품들이 인기를 끌었다. ‘왓챠 연말 결산 2022’에 따르면 ‘좋좋소’, ‘시멘틱 에러’, ‘귀멸의 칼날’ 등이 2022년 가장 사랑받은 작품으로 꼽힌다.

 

하지만 매각이 물 건너가면서 왓챠의 지속 가능성에도 물음표가 따라붙고 있다. 2년 연속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지며 기업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진 데다 ‘코로나 특수’가 끝난 상황에서 새로운 매수자를 찾는 것도, 큰 투자를 받는 것도 녹록지 않다.

 

왓챠 관계자는 “투자 유치가 우선인 상황”이라면서도 “시장에서 주목하지 않았던 장르를 발굴하는 전략으로 돋보이는 성과를 얻었다. 다양성을 확대하는 왓챠의 방향성을 지키고 기존의 전략을 더 강화하는 데 공을 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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