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직장인 A씨는 정부가 부동산 대출 규제를 완화하면서 아파트를 구매할지 고민하고 있다. A씨는 “아파트 가격이 하반기에 오른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전문가 대부분은 속지 말라고 해서 고민”이라고 말했다. 좋은 입지와 가격의 급매물이 나왔지만, 계속 고민하는 것이다. 그는 “여유 되면 사라, 미국 기준금리가 내려가야 아파트 가격이 오른다 등 말이 많아서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그렇다면 부동산 대신 주식 투자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한국은행은 13일 새해 처음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3.5%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후 2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동결과 추가 인상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최종 기준금리는 3.50%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아직 우세한 편이지만, 3년물 국고채 금리가 시장이 생각하고 있는 최종 기준금리를 밑돌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3년물 국고채 금리가 하락한 것은 한은의 긴축 기조 유지에 대한 시장의 의심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 부진 등으로 경기가 침체 우려가 지속되는 데다가 올해 안에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면 긴축 기조를 이어 나갈 명분이 부족해진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국고 3년 금리가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추가로 하락하기 위해서는 1월 금리 인상 기대감이 약화돼야 하고, 올해 연말 금리인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금리인하 조건은 물가 안정인데, 연내 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처럼 우리가 꾸준히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의사결정에 주목하는 이유는 한 가지다.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은 시장에 중요한 변수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모든 중앙은행은 적정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인플레이션 목표치는 2%다. 이 수준을 넘어가면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게 된다. 기준금리를 인상해 대출금리를 더 높게 해 경제성장 속도를 늦추는 것이다. 대출이자가 상승하면 집을 구매할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들게 되고, 과열됐던 부동산시장 전체를 진정시키게 된다. 반대로 인플레이션이 추세적으로 하락하면 소비를 촉진하고, 경제성장을 위해서라도 기준금리를 인하하게 된다. 올바른 투자를 위해서는 중앙은행 기준금리 방향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연준의 금리 결정과 한은 금통위의 결정을 둘러싼 전망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 때문에 부동산 가격을 전망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전망은 ‘신의 영역’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직장인 B씨는 부동산 시장 침체기 무리해서 아파트를 구매했지만, 결국 커다란 수익을 낼 수 있었다. 직장인 C씨는 부동산 시장 상승기에 뒤늦게 아파트를 매수했지만, 시장 하락기가 오면서 수익률이 ‘제로’가 됐다. 그러나 B씨는 부동산 수익에도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를 구매한 만큼 차익실현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C씨는 투자용으로 아파트를 구매했지만, 역시 매도 순간까지 기다린다면 수익을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부동산 가격 전망은 차치하고 오히려 실거주용이냐, 아니냐에 따라 투자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만약 올해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긴축 속도 조절이 이어지다가 경기 침체로 인해 올해 안에 혹은 내년 금리 인하로 중앙은행들의 기조가 바뀐다면 어떨까. 현금이 충분하다면 혹은 대출을 갚아나가면서 부동산을 구매할 여력이 충분하다면 지금 부동산 시장의 하락기가 충분히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부동산 구매를 고민하는 사람들은 목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투자에 머뭇거리고 있다. 그렇다면 주식이 부동산보다 대안이 될 수 있다. 주식은 투자해도 재빠르게 현금화가 가능하다. 또 적은 돈으로도 가치 있는 대형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와 함께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에도, 혹은 리츠, 배당주, ETF 등 여러 방법으로 투자할 수 있다.
코스피는 새해 들어 상승 추세를 보인다. 코스피 상승에 역할을 한 것은 외국인들의 순매수다. 외국인들은 올해 들어 2조 원 가까이 코스피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아직 코스피는 우려와는 다르게 긍정적인 모습을 시현하고 있다”며 “이런 긍정적인 모습이 연출되는 이유로는 외국인들의 수급이 지배적”이라고 진단했다. 한 연구원은 “미국 경제 데이터들이 연준의 의도에 벗어나지 않는다면 호재는 좀 더 기간을 두고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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