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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는 대박인데 이익은 감소…대형마트 '최저가 경쟁' 사라지나

롯데마트 "할인행사만 찾는 바겐헌터족 포기"…이마트, 품절대란에도 영업이익 하락

2023.01.12(Thu) 13:13:04

[비즈한국] ‘누가 더 싸게 파나.’ 대형마트의 실속 없는 할인 경쟁은 끝나는 걸까.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가 충성고객을 위한 마케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퍼주기식 할인정책이 더는 대형마트의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불경기가 지속됨에 따라 대형마트의 할인정책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가 사내 동영상을 통해 “할인행사만 보고 오는 바겐헌터족을 과감하게 포기하겠다”고 언급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비즈한국 DB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 “할인행사만 찾는 바겐헌터족 포기”

 

최근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가 신년사를 통해 판촉 활동식의 마케팅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강 대표는 지난달 30일 회사 내부망에 ‘2022 롯데마트 결산 CEO 메시지’라는 이름의 동영상을 올리며 올해 매출총이익률 1% 개선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충성고객 타깃의 마케팅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강 대표는 영상을 통해 “소비자들은 더 이상 가격에만 현혹되지 않는다”며 “삼겹살과 한우 50% 세일에 예전처럼 열광하지도 않고, 세일 상품을 사러 온 소비자가 다른 제품을 사는 비율도 높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롯데마트를 믿고 자주 찾는 충성 소비자에게 집중하겠다, 롯데마트는 앞으로 할인행사만 보고 오는 바겐헌터족을 과감하게 포기하겠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업계 분위기는 술렁였다. 롯데마트가 할인행사를 중단하고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도입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하지만 롯데마트 측은 “내부 메시지가 외부에 유출되며 생긴 오해”라고 해명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기본적으로 저가 정책을 펼쳐야 하는 만큼 할인행사를 중단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특히 고물가 키워드가 지속되면서 소비자의 가격 민감성이 더 커지고 있지 않나. 롯데마트는 할인행사를 더욱 강화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형마트 시장이 포화상태이고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충성고객에 집중하는 전략을 강조했던 것”이라며 “내부적 표현이 그대로 공개돼 오해가 생긴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마트 측은 고객을 의식한 듯 올해는 기존보다 할인행사를 더욱 확대해 가격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전부터 강 대표는 퍼주기식 할인행사에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내왔다. 

 

지난해 11월 롯데마트·롯데슈퍼 파트너사 초청 콘퍼런스 ‘더 뉴 롯데 그로서리 데이’에서 강 대표는 “단순 가격 할인과 같은 프로모션은 점점 더 프로모션 강도를 올려야 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고, 상품개발자(MD) 역량도 많이 투입된다”며 “전단을 통한 매스 프로모션보다는 과학적인 분석에 근거한 디테일한 프로모션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대형마트는 고객 유인을 위해 경쟁적으로 최저가 정책을 펼쳤다. 사진=최준필 기자

 

#이젠 충성고객에게 할인 혜택

 

대형마트는 지금껏 판촉 행사를 통해 매출을 늘려왔다. 일부 상품의 가격을 크게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하며 고객을 모았고, 매장을 찾은 이들이 다른 상품까지 구매하도록 유도했다. 하지만 판촉 행사로 매출을 늘릴 수는 있어도 실속까지 챙기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대형마트 3사 중 판촉 행사에 가장 공격적으로 나선 이마트는 실적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진행해 역대 최고치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신세계그룹 야구단 SSG랜더스 우승을 기념해 ‘쓱세일’을 열었고, 고객이 대거 몰리며 일부 매장은 영업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연말연시를 기념해 진행한 ‘데이1(DAY1)’ 행사는 매출이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지난 6~7일 인기 위스키 품목 약 1만 병을 할인 판매하는 위스키 특별전도 화제가 됐다. 인기 위스키 구매를 위해 마트 오픈 전부터 고객들이 매장 앞에 줄을 섰고, 개점 후 몇 분 내로 준비된 물량이 모두 소진되기도 했다. 

 

이마트의 세일 행사는 매번 ‘대박’을 쳤지만, 영업이익은 감소세를 보인다. 이마트의 연결기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100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줄었다. 특히 할인점의 영업이익은 75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 영업이익 역시 전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다고 할인행사를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대형마트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가격 경쟁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한국유통학회 회장을 지낸 김익성 동덕여대 교수는 “대형마트는 거래사와의 원만한 관계 유지 등을 위해 계속해서 새 상품을 입고해야 한다”며 “요즘같이 경기가 안 좋아 소비자 주머니가 열리지 않을 때는 할인행사를 해서 재고 물량을 방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형마트가 큰 이익을 보지 못하면서도 할인행사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올해도 대형마트는 눈물의 할인행사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작년과 같은 출혈 경쟁식 할인정책보다는 실속 챙기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익성 교수는 “올해 대형마트의 성장률은 3~4%가량을 넘기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가 나빠지면서 소비자가 주머니를 닫는 만큼 프로모션의 효과도 떨어질 것”이라며 “신규 고객을 끌어오기가 매우 어려워지는데, 이런 상황에서 기존 고객까지 놓칠 수는 없을 것이다. 대형마트가 어느 때보다 충성고객 잡기에 공을 들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마트도 올해 할인행사를 충성고객에게 좀 더 집중할 것이라 밝혔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매장을 자주 방문하는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줘야 한다는 취지로 충성고객에게는 좀 더 할인 혜택을 늘리는 방향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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