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비바리퍼블리카의 금융 플랫폼 토스가 채팅 서비스를 종료한다. 토스의 채팅 서비스는 송금과 채팅을 함께 할 수 있어 카카오톡 먹통 사태 이후 대체재로 주목받았지만, 익명성으로 인한 부작용이 불거지면서 논란의 대상이 됐다. 타 금융 플랫폼과 토스의 차이점 중 하나였던 채팅 서비스를 접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토스의 채팅 서비스가 2월 10일 종료된다. 서비스 종료 후에는 익명으로 모르는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주제별 채팅’뿐만 아니라 지인과 소통하는 ‘연락처 채팅’까지 사라진다. 토스는 앱 내 공지와 알림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안내했다. 공지에 따르면 12일 방장 지원금 지급부터 중지되고, 25일부턴 신규 채팅방 생성과 입장이 불가능하며, 2월 10일 서비스가 완전히 종료된다.
토스는 2020년 말 일반 채팅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도입했다. 토스 앱에서 1대1·단체 채팅과 함께 돈을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연락처를 저장한 사람 등 지인과의 거래가 가능했다. 1년 후인 2021년에는 공통적인 관심사가 있는 익명의 다수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주제별 채팅을 도입했다. 이는 카카오톡의 ‘오픈 채팅’ 서비스와 유사한 것으로 주식, 가상자산, 부동산 등 투자 관련 주제부터 운동, 반려동물 등 일상생활에 관한 주제까지 세밀하게 나눠 월 20만 명에 달하는 사용자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토스의 연락처 채팅 서비스는 간편 송금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모임 통장과 같은 기능인 ‘돈 모으기’나, 단체 중 한 명이 계산하고 나머지 사람들에게 차액을 받을 수 있는 ‘더치페이’ 등 유용한 기능으로 인기를 끌었다. 카카오톡에도 같은 서비스가 있지만 토스는 개별 채팅방에 ‘송금’ ‘더치페이’ ‘돈 모으기’ 세 가지 버튼만 두는 등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편리하다는 평을 받았다. 이들 서비스는 채팅 기능이 종료된 후에도 유지될 전망이다.
편리한 송금 기능에 커뮤니티까지 접목한 채팅 서비스가 사라지면서 다수 이용자가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토스 측은 “이용자 수가 적어 서비스를 중단하게 됐다. 이용자 수가 4000만~5000만에 달하는 타 메신저에 비하면 많지 않은 편”이라며 “정리 기간을 위해 한 달 전 고지했고, 추후 유사 서비스가 나올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토스의 주제별 채팅의 경우 익명성과 금전 거래라는 특징이 합쳐지면서 금전 요구, 유사수신, 미성년자 방장의 무분별한 채팅 등 부작용도 발생했다(관련기사 [단독] '낮엔 불법 투자상담, 밤엔 노출사진' 지금 토스 채팅에선…). 토스는 금칙어를 정하고 24시간 신고를 받는 등 위법의 소지가 있는 채팅을 막는 데 공들였지만, 제재에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채팅 운영 정책에선 불법 행위나 금전적인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활동은 제재한다. 이에 따라 타인에게 금전을 요구 또는 구걸하는 행위나, 미신고 업체가 불법으로 대부 혹은 대부 중개를 제공·유도·홍보하는 활동을 금지한다.
그러나 서비스 종료가 알려진 11일 오전에도 규정 위반으로 보이는 일부 채팅방을 볼 수 있었다. ‘개인 신용 대출 24시간 상담, 선이자 20%에 300만 원부터 5000만 원 대출 가능’이라는 설명을 내건 채팅방의 경우 불법 대출이 의심된다. 이런 방은 규제 탓인지 오래가지 않아 사라지지만, 주기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급한 사정이 있다’며 개인 간 대출이나 차용이 가능한 곳을 찾는다거나 버젓이 금전을 달라고 하는 채팅방도 많다.
이처럼 불특정 다수에게 금전 요구를 하는 채팅이 우후죽순 나타나는 이유는 연락처를 몰라도 돈을 주고받을 수 있어서다. 토스 계좌가 있는 이용자가 ‘토스아이디’를 만들면 아이디와 연계한 링크를 통해 이름, 연락처, 계좌번호 없이 손쉽게 송금과 이체가 가능하다.
다만 토스는 아이디로 송금할 경우 한도를 1회 20만 원(가상계좌)~200만 원(실명 인증), 1일 200만 원(가상계좌)~1000만 원(실명 인증)으로 제한하고, 아이디만으로 사기 내역을 조회할 수 있게 하는 등 안전장치를 마련해두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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