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안마의자 업계 시장 1위를 달리던 바디프랜드의 날개가 꺾였다. 사모펀드에 매각되며 주춤하는 사이 세라젬과의 격차가 벌어져 역성장 우려까지 직면한 상황이다. 문제는 올해 상황이 더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경기 침체로 소비심리가 악화됐을 뿐만 아니라 쿠쿠, 코웨이 등 후발주자들도 본격적으로 안마의자 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바디프랜드는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4202억 원, 영업이익 267억 원을 기록했다. 2021년 대비 매출은 4.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5.2% 급감했다. 영업이익 급감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유류비 급등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4분기 실적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가전수요 급감과 경기 침체 등으로 전년보다 실적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21년 매출 5913억 원, 영업이익 685억 원을 기록하며 2020년 대비 높은 성장세를 보인 지 단 1년 만에 역성장 위기에 직면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져 바디프랜드의 올해 성장세도 낮을 것으로 예측된다. LG전자, 쿠쿠, 코웨이 등 여러 후발주자가 안마의자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면서 소비자의 선택지가 크게 증가한 상황이다. 비·김태희 부부, BTS 등 유명 연예인을 앞세운 광고도 이제 효과가 떨어진다는 말이 나온다. 바디프랜드의 해외 매출은 2~3%에 머물고 있어 이 같은 내수시장 경쟁 심화가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바디프랜드가 주춤하는 사이 업계 2위였던 세라젬은 지난해 매출 6670억 원, 영업이익 925억 원을 달성해 바디프랜드를 제치며 1위로 올라섰다.
외적으로 악재가 잇단 가운데 내부도 어수선한 상황이다. 바디프랜드는 7년 새 두 차례나 사모펀드에 매각됐다. 2015년 조경희 창업주가 가진 지분 41.6%를 비에프에이치투자목적회사가 인수했다. 비에프에이치투자목적회사는 박상현 바디프랜드 대표 등이 출자해 만든 특수목적법인이다.
지난해 7월에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한앤브라더스와 스톤브릿지캐피탈이 바디프랜드 경영권 지분 46.3%를 4200억 원에 인수해 다시 한번 주인이 바뀌었다. 약 7년간 경영에 참여했던 비에프에이치투자목적회사와 달리 이번에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회사의 성장보다는 단기간에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목적이 크다.
이와 동시에 박상현 대표 체제도 마무리되고 은행장 출신인 지성규 총괄부회장과 김흥석 준법지원총괄부사장이 바디프랜드를 이끌게 됐다. 업계에선 비전문가인 두 사람이 실적을 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본다.
노사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바디프랜드 노사는 지난해 10월부터 단체교섭을 이어오고 있지만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측은 현행 연봉제 유지를, 노조는 호봉제 신규 도입을 주장해 이견이 큰 상황이다.
회사 물류창고 이전 문제로도 노사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 5일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바디프랜드지회에 따르면 바디프랜드는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물류창고(일패 캠퍼스)를 경기도 이천시 신둔면으로 1월 중 이전할 계획인데, 이 과정에서 노조와 협의하지 않아 노사 간 불협화음이 이어지고 있다. 노사는 12일 이전에 대표 교섭을 할 예정이다.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와 업계 경쟁 심화 등 여러 문제로 바디프랜드의 올해 전망은 밝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안마의자 보급률은 7~8%대로 여전히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후발주자들은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보급률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면 안마의자 등 고급 가전의 수요도 자연스럽게 증가하기에 (바디프랜드가)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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