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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체까지 신규 대출 중단, 불법사채시장으로 떠밀리는 취약계층

캐피털, 저축은행서 자금조달 어려워진 데다 법정 최고금리에 발목 잡혀…"등록업체인지 꼭 확인해야"

2023.01.06(Fri) 17:19:41

[비즈한국] 기준금리 상승으로 자금조달에 부담을 겪는 저축은행, 캐피털 등 제2금융권에 이어 법정 최고금리(20%)에 발이 묶인 대부업체들까지 신규 대출 영업에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이로 인해 금융 취약계층이 불법 사채시장으로 내몰리는 상황이 가속화돼 시황에 따라 법정 최고금리 상한에 대한 탄력 조절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저축은행, 캐피털 등 제2금융권에 이어 대부업체들까지 신규 대출 영업에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현대캐피탈, SBI저축은행, 러시앤캐시 로고. 이미지=각 사


캐피털 업계 1위인 현대캐피탈은 12월 28일 토스, 카카오페이 등 외부 플랫폼을 통한 신규 대출 영업을 중단했다. 다만 자체 채널을 통한 신규 대출은 가능하다. 현대캐피탈은 “조달 환경 악화로 신규 대출을 보수적으로 운영하면서 회수율이 떨어지는 대출 상품을 줄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여신전문금융회사인 캐피털사는 회사채인 여전채를 찍어 영업 자금을 조달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이 발행하는 여전채 3년물 금리는 최근 기준 5.651%로 지난해 초반 2.441%에 비해 2배 이상 올랐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가 촉발한 채권시장 급랭으로 자금 조달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마저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 캐피털 업체들도 신규 대출 영업을 중단하거나 대폭 축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저축은행도 대부분 신규 대출 축소에 나섰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과 대형 저축은행인 웰컴저축은행마저 자체 재원으로 다루는 신용대출 영업을 중단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들은 ‘대출 총량 규제’ 때문이라지만 실상은 연체율 급등 때문으로 풀이된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2.6%였던 저축은행 연체율은 지난해 3분기 3.0%로 껑충 뛰었다. 

 

제2금융권에서까지 대출을 받지 못한 취약 금융계층이 찾는 이른바 제 3금융권인 대부 업계도 마찬가지다. 대부 업계 2위 리드코프는 지난 10월부터 신규 대출을 기존의 80% 수준으로 축소했다. 대부 업계 1위인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는 지난해 12월 26일부터 모든 신규 대출을 중단했다. 

 

대부업체는 대부분 저축은행이나 캐피털에서 운용자금을 조달하는데 조달 창구부터 막힌 상황이다. 대부 업계의 2금융권 조달금리는 지난해 초반 3~4%에서 최근 8~9%로 뛰었다. 이런 상황에서 법정 최고금리는 고정돼 신규 대출 영업을 지속하기가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대부 업계 관계자들은 “저신용 취약계층을 상대로 영업을 하다 보니 회수할 수 없는 대출금인 대손비용 외에 연체비 등 기타 필수 고정비와 제반비용을 감안할 경우 신규 대출 영업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존 대출 연장과 회수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2년 제정된 대부업법에 따라 대부업체는 등록 의무, 불법 추심 행위 금지, 법정 최고금리를 준수해야 한다. 법 제정 당시 첫 법정 최고금리는 연 66%였지만 이후 수차례 하향 조정을 거쳐 2020년 7월 이후 현재까지 연 20%가 유지되고 있다. 이러한 의무를 지키지 않는 사금융 업체들을 흔히 불법 사채업자라고 부른다. 업계에서는 결국 금융 취약계층이 불법사채 시장을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대부업 이용자는 2015년 말 267.9만 명으로 최고수준을 기록한 후 2022년 6월 106.4만 명으로 절반 이상 급감했다. 줄어든 인원만큼 불법 사채시장을 찾은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금융협회가 5일 발간한 사례집 ‘금융소외의 현장 불법 사채로 내몰린 서민들’을 보면 2021년 기준 연 단위로 환산한 ​불법사채 ​평균이자율은 229%로 법정 최고금리 20%의 11배에 달한다. 사채업자들은 살인적인 금리를 제시하는 것은 물론 1주나 한 달 단위로 대출 기간을 설정해 제때 갚지 못하면 ‘연장비’ 명목으로 추가 비용을 요구하며 독촉한다. 

 

대부금융협회 관계자는 “아무리 급전이 필요해도 등록된 대부업체나 제도권 금융회사를 이용해야 한다. 불법 사채업자임에도 등록된 대부업체라고 속이는 경우도 많으니 등록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 대부금융협회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등록 대부업체를 조회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법정 최고금리 상한의 적정수준을 유연하게 운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민금융연구원은 “법정 최고금리 인하의 득실을 보면 차주의 이자부담 경감보다는 저신용·저소득층이 대부시장에서 배제되는 부작용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저신용·저소득층을 제도 금융권에서 보호하기 위해서는 시장상황에 맞는 유연한 금리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도 시장연동형 최고금리 제도 등을 도입해 법정 최고 금리를 시장 상황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금리 인상 시기에 탄력적으로 법정 최고금리를 올리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가계부채 폭증 상황에서 서민의 이자 부담을 줄이고 법정 최고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법안들이 발의되고 있다. 연동형 법정 최고금리 제도 시행은 난관이 적지 않고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를 담은 법 개정안만 여야 의원을 막론하고 5개가 발의돼 국회에 계류 중이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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