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해 12월 국회사무처는 ‘국회 신분증을 친환경 소재로 교체 발급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12월 1일 이전 발급자로, 기존 신분증을 모두 회수해 새로 발급한다. 비즈한국 취재 결과 기존 국회 신분증에서 중금속 노출 가능성을 인지하고 교체 작업을 진행한 정황이 확인됐다. 국회사무처는 중금속 노출 등 교체 이유는 대외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국회사무처 “유해물질 기준 없어, 선제적 교체” 설명
국회사무처가 신분증 교체 작업을 시작한 건 지난해 12월 28일부터다. 국회사무처는 교체 안내가 담긴 공문을 내부 전자게시판에 게시했다. 공문에는 “2022년 12월부터 무독인증을 받은 친환경 소재로 국회 신분증을 발급하고 있다”며 “이전에 발급된 신분증의 경우에도 아래의 발급장소를 방문해 새로운 신분증으로 교체 발급 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국회사무처가 중금속 노출 가능성을 알게 된 건 지난해 하반기다. 국회사무처는 A 의원실 제보로 이 내용을 인지했다. 이후 자체 조사로 이런 가능성을 확인하고 신분증 교체를 결정했다.
국회사무처는 유해물질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했다고 밝혔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작년 말 A 의원실로부터 국회 출입증에 중금속 성분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자체 조사 후 확인해 교체를 결정하게 됐다. 다만 구체적 수치와 유해성이 얼마나 되는지 등은 이야기하기 어렵다. 유해물질에 대한 기준이 없는 상황이라 고민하다 안전을 위해 선제적으로 교체 작업을 진행했다. 현재 교체하는 신분증은 무독성 재질을 사용하며, 국회 직원만 고려하면 약 5000명 규모다”고 밝혔다.
#중금속 검출 사실은 안 알려…“설명 못 들었다”
국회 직원이 아니더라도 국회 신분증을 사용하고 있다면 모두 교체 대상이다. 국회의원, 보좌진, 국회사무처 직원부터 정당 관계자, 기자출입증 등이 해당한다.
국회사무처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친환경 소재로 발급을 시작했고, 28일부터 기존 신분증에 대한 교체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신분증 교체 이유를 밝히지 않아 국회 직원들은 중금속 노출 가능성은 모르는 상황이다. 교체 발급은 자율로 진행되고 있어 기존에 발급된 출입증이 계속 사용될 수 있는 상황이다.
5일 보좌진 B 씨는 “신분증을 새로 발급한다고 해서 몇 번 갔지만, 매번 대기줄이 길어 포기하고 돌아왔다. 중금속 노출 가능성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정당 대변인 C 씨 역시 “친환경 신분증으로 바꿔준다는 공문은 봤지만, 다른 설명은 듣지 못했다. 오늘 교체 신청하러 갔다가 대기자가 너무 많아 교체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보좌진 D 씨는 “얼마 전 의원실 분들과 다 같이 교체했다. 중금속 노츨 이야기는 전혀 못 들었다. 친환경이라고 하면서 왜 굳이 기존 신분증까지 교체하는지 이해가 안 갔는데, 황당하다. 당연히 중금속 노출 가능성에 대한 설명이 있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체 안내 공문은 내부 전자게시판에만 게시돼 있어 출입증을 사용하는 외부인들은 교체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위탁업체 직원, 출입기자 등에는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출입기자 F 씨는 “출입기자는 내부 전자게시판 접근이 불가능하다. 문자 등 별도 안내도 없어서 교체 사실을 몰랐다”고 밝혔다.
신분증 제작 업체도 그대로다. 국회사무처는 기존 신분증 제작 업체를 변경하지 않은 채 친환경 신분증 제작을 맡겼다고 밝혔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이번 주 중에 전체 의원실에 전화를 드리면서 상황을 설명하고 수요를 파악할 예정이다. 업체와 어떤 상황인지 확인하고 검사도 의뢰해 신분증을 바꾼 상황이다. 기존 업체에 여러 가지 시스템이 돼 있어서 (친환경 출입증 제작도) 동일한 업체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다현 기자
allhyeon@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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