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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공포감에…' 부동산 권리조사업체 '리파인' 주가 급등 배경

전세금 반환보증 가입 증가에 반등 후 상승세…전망 긍정적이지만 매출 영향은 '미미'

2023.01.04(Wed) 16:05:24

[비즈한국]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돌려주지 않은 전세보증금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부동산 권리조사 업체 ‘리파인’의 주가가 급등해 눈길이 쏠린다. 상장 직후부터 1년여간 내림세를 이어가던 기업 주가가 최근 급격하게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부동산 권리조사 업체 리파인이 지난해 11월 한국부동산원과 한국프롭테크포럼이 주최한 ‘2022프롭테크 데이터 비전 컨퍼런스’에 참가한 모습. 사진=리파인 제공

 

리파인은 부동산 권리조사 업체로, 부동산에 대한 권리관계를 조사·분석해 보증보험사나 권리보험사에 제공한다. 2002년 한국감정원 사내벤처로 시작한 뒤 2002년에 정식 법인으로 설립돼 2021년 10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사업 분야는 크게 임대차보증금 대출 권리조사, 주택담보대출 권리조사,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위탁 업무로 나뉜다.

 

리파인은 부동산 권리조사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권리조사와 관련한 리파인의 시장 점유율은 90% 수준이다. 리파인은 노동집약적인 권리조사 업무를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로 대체한 사업 모델로 만들어 특허 출원했다. 금융기관이 대출 실행과 보증 발급 전후로 채권 회수에 문제가 될 만한 요소를 판단하기 위해 권리조사를 실시하는데 이 업무를 리파인이 대행한다. 

 

상장 이후 1년여간 하락세를 이어오던 ​리파인 주가는 ​최근 급격히 반등했다. 2021년 10월 29일 공모가 2만 1000원으로 시작해 지난해 12월 26일에는 공모가 대비 66.6% 떨어진 7000원으로 종가 기준 신저가를 경신했다. 그러던 것이 이틀 뒤인 28일 장중 상한가인 9240원을 찍고 반등하더니 4일 종가 기준 9270원에 거래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주가 상승은 전세 피해에 대한 공포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2022년 11월 기준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 사고 건수는 852건으로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15년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환 보증 사고액은 2020년 4682억 원, 2021년 5790억 원, 2022년 1월~11월 9854억 원으로 늘었다. 집주인이 고의나 과실로 세입자 보증금을 떼먹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리파인 비즈니스 모델. 부동산에 대한 권리 관계를 조사·분석해 보증보험사나 권리보험사에 제공한다. 자료=리파인 제공

 

현재 리파인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상품을 취급하는 보증기관의 업무를 돕고 있다. 전세보증은 임차인이 임대인으로부터 돌려받지 못한 전세금을 보증기관이 대신 반환하는 보증상품이다. 2013년 9월 처음 출시돼 현재 공공기관인 HUG와 한국주택금융공사(HF), 민간기관인 SGI서울보증에서 취급하고 있다. 리파인은 이들 보증보험사로부터 부동산 권리 조사를 포함한 상품 판매, 채권 양도 통지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다. HUG와는 2013년부터, HF와는 2020년부터 단독으로 관련 용역 업무를 맡았다. 

 

지난해 리파인 고객사인 공공 보증기관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발급 실적은 증가했다. 각 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발급 규모는 HUG가 49조 9280억 원(21만 476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HF가 2조 5741억 원(1만 3092건)으로 172%가량 늘었다.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전세 사고가 늘자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상품을 찾는 세입자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리파인 전체 실적에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위탁 업무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리파인이 지난해 3분기까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위탁 업무로 거둬들인 수수료는 15억 원으로 전체 매출액 417억 원의 3.6% 수준이다. 매출 비중을 보면 임대차보증금 대출 권리조사료 89.1%, 주택담보대출 권리조사료 2.6% 등으로 임대차보증금 대출 권리조사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실적은 오히려 감소한 모습이다. 리파인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 417억 원, 영업이익 146억 원, 순이익 140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 22%, 5%가량 줄었다. 2022년 3분기까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위탁 수수료 매출은 2021년 한 해 실적에 근접(96%)했지만, 임대차보증금 권리조사료가 전년 실적의 72%, 주택담보대출 권리조사료가 40% 수준에 그치며 실적 하락을 이끌었다. 

 

리파인 관계자는 “전세 대출과 반환보증보험이 많아질수록 회사 실적도 늘어나는 구조다.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으로 보증금을 받는 전세 대출 수요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지난해 실적에 대한 부담이 있었지만, 부동산 시장 분위기에 비해 지난해 3분기 실적이 선방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창섭 리파인 대표는 앞서 2022년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임대차보증금 대출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가운데 전세사기 위험성이 부각되면서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서비스가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대출 솔루션 개발, B2C 플랫폼 활성화, 부동산 데이터 사업에도 진출해 부동산 임대차 관련 시장에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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