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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5G는 없다' 이통3사 품질조사결과 살펴보니

망 구축 못해 주파수 할당 취소, LTE 속도까지 떨어져…시민단체 "요금 반값으로 내려야"

2023.01.04(Wed) 11:05:32

[비즈한국] 5세대(5G) 이동통신의 2022년 품질 조사 결과가 나왔다. 수치는 전년보다 훌쩍 개선됐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이동통신사 3사(SKT·KT·LG 유플러스)가 정부로부터 고주파(28GHz) 주파수 할당을 취소당하면서 ‘진짜’ 5G는 실종됐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 그사이 5G와 같은 망을 쓰는 4G(LTE) 품질마저 떨어져 4000만 명 LTE 가입자도 피해를 보는 형국이다.

 

5G 이동통신서비스 출시 이후 품질 및 고가요금제 논란이 이어져왔다. 사진=연합뉴스

 

#세계 최초 5G 상용화 선언했지만…

 

2022년 12월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2022년 통신서비스 수신권역 점검 및 품질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5G 통신 수신권역은 전국 85개 시의 모든 행정동과 대부분의 읍·면 옥외 지역에 구축됐다. 5G 다운로드 전송속도는 이통 3사 평균 896.10Mbps로 전년(801.48Mbps) 대비 11.8%, 업로드 속도는 평균 93.16Mbps로 전년(83.01Mbps) 대비 12.2% 향상됐다. 수신권역과 전송속도 모두 1년 사이 개선됐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호평을 내리기 애매하다. 이통 3사 5G 평균 다운로드 속도인 약 900Mbps는 상용화 초기 홍보한 최대 속도인 20Gbps에 한참 못 미치는데, 이 속도가 가능한 고주파(28GHz​) 대역을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현재 쓰는 저주파(3.5GHz​) 대역의 최고 속도인 1.9Gbps에 달한 것도 아니다. 정부가 2019년 4월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 5G 상용화”라며 대대적으로 발표하고, 빠른 속도를 내세워 5G 가입자를 받은 지 4년이 다 돼가지만 아직도 개선이 필요한 셈이다. 

 

현재 5G 가입자가 ‘LTE의 20배’라는 20Gbps를 이용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내에는 28GHz​ 대역을 쓸 수 있는 스마트폰조차 출시되지 않은 상태다. 2022년 11월 과기부는 KT와 LG유플러스의 28GHz​ 대역 주파수 할당을 취소하고 SKT에는 이용 기간 단축 처분을 내렸다. 

 

2018년 주파수를 할당할 때 3년 차까지 장치 1만 5000대를 구축할 것을 조건으로 걸었지만 이통 3사가 목표치의 10%밖에 채우지 못했기 때문. 망 구축 기준인 30점을 넘지 못한 KT(27.3점)와 LG 유플러스(28.9점)와 달리 SKT는 30.5점으로 턱걸이했지만, 정부가 제시한 날짜인 5월 31일까지 기준에 맞게 장치를 구축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SKT 측은 “기술적인 한계로 인해 28GHz​ 대역을 B2C로 쓰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가능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신규 사업자를 진입시키고, 기존 사업자 중 1개에만 주파수 이용을 허용하겠다”라며 시장 경쟁을 부추겨 5G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대책을 밝혔는데, 계획대로 흘러갈지는 지켜봐야 한다. 제4의 신규 사업자로는 국내외 위성·방송 업체가 점쳐진다. 이문규 서울시립대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는 “해외에도 국내 통신사 주파수 할당 문제를 알고 있기 때문에 위성 업계에서 컨소시엄 형태의 글로벌 업체가 관심을 보일 수도 있다”라며 “28GHz​ 대역에 관심이 많았지만 지상망 쪽의 힘이 커서 그동안 주파수를 양보했던 위성 업계가 적극적으로 선호를 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5G가 기대 이하 수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통신사 요금제를 향한 소비자 불만도 수년째 이어진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22년 7월 기준 이동전화 가입 회선(7555만) 중 5G 회선 수는 전체의 약 33%(2513만)에 달한다. 5G 회선 중 99.6%(2503만)를 이통 3사가 차지한다. 2019년부터 2022년 3분기까지 소비자 상담 건수는 꾸준히 늘어 4907건, 피해구제는 525건이 접수됐다. 상담 건수 중 가장 많은 사유가 ‘품질(24.5%)’이었다. 

 

2021년 12월 참여연대는 ‘LTE 상용화 10년, 이통3사 LTE 초과이익 분석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연합뉴스


#설익은 5G 상용화에 LTE 가입자도 손해

 

이뿐만 아니다. 5G(3.5GHz​)와 망을 함께 쓰는 LTE 품질도 악화했다. 2022년 이통 3사 LTE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151.92Mbps로 전년(150.30Mbps)보다는 빨라졌지만, 5년 전인 2018년(150.68Mbps)과 비슷한 수준이다. 2022년 업로드 속도는 39.39Mbps로 전년 39.76Mbps보다 오히려 더 느려졌다. 품질이 개선됐다고 보기 어려운 결과다. 

 

특히 5G를 비교적 원활하게 쓰는 대도시에 비해 5G를 쓰기 어려운 농어촌과 중소도시에서 LTE마저 속도 저하를 겪어야 한다. LTE 농어촌 다운로드 속도는 2019년 128.52Mbps에서 2020~2021년에는 118Mbps대로 떨어졌다. 그나마 2022년 127.32Mbps로 회복했지만 이는 2019년(128.52Mbps)에도 못 미치는 속도로, 대도시(181.48Mbps)와 비교하면 턱없이 느리다. 심지어 중소도시의 2022년 LTE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151.12Mbps로 전년(157.12Mbps)보다 더 느려졌다. 

 

그렇다고 LTE 요금제가 저렴한 편도 아니다. 통신 요금 정보 포털 ‘스마트초이스’에서 데이터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추리면 LTE의 최저 요금제는 8만 5000원, 최고 요금제는 10만 5000원이다. 같은 조건으로 5G 요금제는 최저 8만 원(무약정 요금제의 경우 6만 2000원)·최고 13만 원으로, 데이터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기준으로 보면 5G보다 LTE가 최저 가격이 높다.

 

시민단체에서는 꾸준히 통신 요금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2022년 7월 한국소비자연맹, 참여연대, 민생경제연구소, 소비자시민모임 등은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통신 요금 인하 기자회견을 열었다. 단체들은 “LTE 서비스는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어 투자비를 회수하고도 초과 이익을 벌어들인다. 이통 3사의 LTE 주력 요금제가 5만~7만 원대로 충분히 반값 통신비는 가능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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