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해 8월 구자신 쿠쿠홀딩스 회장(82)이 쿠쿠홀딩스와 쿠쿠홈시스의 지분을 장남 구본학 쿠쿠홈시스 대표(54)에게 증여해 그룹 승계를 마무리했다. 구자신 회장의 지분 증여에 따른 증여세는 약 400억 원 선으로 예측되는데, 재원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오너 일가의 ‘자금줄’로 자리 잡은 계열사 엔탑에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해 8월 구자신 회장은 쿠쿠홀딩스 지분 97만 8525주(2.75%)와 쿠쿠홈시스 지분 89만 2270주(3.98%)를 장남 구본학 대표에게 넘겼다. 이로써 구본학 대표의 지분은 쿠쿠홀딩스 45.11%, 쿠쿠홈시스 20.53%로 늘어 그룹 지배력이 강화됐다.
동시에 구 회장의 차남 구본진 제니스 대표가 쿠쿠홀딩스, 쿠쿠홈시스 지분 3.15%, 4.21%를 조카 구경모 씨에게 증여했다. 구본학 대표의 장남으로 알려진 구경모 씨는 이 증여로 쿠쿠홀딩스 3대 주주로 올랐다. 장자 승계 전통에 따라 지분을 정리하며 오너 2세로의 승계를 마친 셈이다.
승계는 마쳤지만 오너 일가에겐 증여세가 부담이다. 증여세는 증여 시점 앞뒤로 두 달간 평균주가로 계산한다. 구본학 대표와 구경모 씨는 이번에 내야 하는 증여세는 약 4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에 쿠쿠홀딩스와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쿠쿠전자의 자회사 엔탑이 주목을 받고 있다. 엔탑은 밥솥 알루미늄판 제조업체로 쿠쿠홀딩스가 지분 42.2%를, 구자신 회장과 구본학 대표 등 오너 일가가 나머지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탑은 그동안 내부거래를 통해 매출과 이익을 올린 뒤 오너 일가와 쿠쿠홀딩스에 높은 배당금을 안겨줬다. 매출은 2019년 417억 원, 2020년 462억 원, 2021년 496억 원이었으며, 매년 85%가 넘는 내부거래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2022년 내부거래로 올린 매출은 88.7%에 달한다.
내부거래를 통해 올린 매출과 이익은 고스란히 오너 일가와 쿠쿠홀딩스에 돌아갔다. 배당 추이를 살펴보면 △2016년 200억 원 △2017년 200억 원 △2018년 80억 원 △2019년 130억 원 △2020년 80억 원 △2021년 90억 원으로 6년 동안 쿠쿠홀딩스와 오너 일가에 지급된 배당이 780억 원에 달한다.
엔탑이 오너 일가의 캐시카우로 자리 잡은 만큼 2022년 엔탑의 배당금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구본학 대표 등이 내야 할 증여세가 400억 원 가량으로 추산되는 만큼 많은 현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쿠쿠홀딩스 관계자는 “현재 엔탑의 배당금은 정해진 바 없다”고 설명했다.
쿠쿠홀딩스와 쿠쿠홈시스의 지분을 증여한 구자신 회장이 엔탑 지분을 증여할지에 대해서도 쿠쿠홀딩스 관계자는 “알고 있는 바가 없다”고 짧게 답했다.
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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