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건설업계가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경색사태로 유동성 위기를 맞은 가운데, 올해 대형 건설사 전문경영인(CEO)으로는 유일하게 임기 만료를 앞둔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020년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한 대표는 이번 연임에 성공할 경우 회사에서 두 번째로 오래 재임한 CEO가 된다.
우리나라 시공능력 상위 10개 건설사 가운데 내년 3월 대표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건설사는 지에스건설과 포스코건설이다. 지에스건설 최대주주인 허창수 대표이사 회장을 제외하면 재신임 물망에 오르는 건설사 CEO는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유일하다. 포스코건설 임원 임기는 1년으로 매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선임한다.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61)은 비건설인 출신 CEO다. 1993년 포스코에 입사해 포스코 베트남법인(POSVINA) 법인장, 포스코건설 경영기획/미래전략 담당 상무, 포스코 중국법인(포스코차이나) 법인장, 포스코 홍보실장, 포스코 경영지원본부장 등 포스코건설 대표이사를 맡기 전까지 사업 지원 부서에 주로 몸담았다. 2020년 대표이사에 오를 당시 재무, 전략, 투자 능력과 해외 경영 경험을 높게 평가받았다.
한 대표 취임 이후 포스코건설 사업 실적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취임 첫해인 2020년 포스코건설은 매출 7조 7944억 원, 영업이익 3797억 원, 순이익 2571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2%, 53%, 49% 오른 실적이었다. 지난해에는 매출 8조 1986억 원, 영업이익 4409억 원, 순이익 2875억 원을 내며 2015년 이후 처음으로 매출 8조 원을 넘어섰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6조 8640억 원으로 4분기 매출이 평년 수준을 유지할 경우 연 매출이 9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 대표가 사활을 건 도시정비사업의 수주 실적도 역대 최대 수준이다. 포스코건설에 따르면 2020년 2조 4617억 원(리모델링 5733억)에 불과했던 회사 정비사업 수주액은 지난해 4조 213억 원(리모델링 1조 3806억 원)으로 63%가량 증가했다. 올해 수주 규모는 4조 5892억 원으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정비사업 ‘4조 클럽’에 입성했다. 특히 올해 리모델링 수주액은 3조 11억 원으로 건설업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주택 프리미엄 브랜드도 데뷔를 앞두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7월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 ‘오티에르(HAUTERRE)’를 출시했다. 이 브랜드에는 포스코건설의 최고급 자재와 첨단 기술, 디자인이 적용된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10월과 이번 달 9일 단독 입찰한 서울 서초구 방배신동아아파트 재건축사업에 오티에르 브랜드를 처음 선보일 계획으로 이르면 내년 초 조합과 수의계약을 맺는다.
연임의 변수는 급변하는 시장상황이다. 올해 3분기 포스코건설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2868억 원)은 글로벌 건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20% 감소했다. 3분기만 따졌을 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80억 원(61%) 줄어든 430억 원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10대 건설사 중 가장 큰 감소폭이었다.한국은행 생산자물가조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철근(10.4%), 시멘트(15.2%), 판유리(5.7%) 등 주요 건자재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5% 이상 증가했다.
최근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경색사태로 불거진 PF우발채무 위험도 인사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포스코건설의 PF우발채무 규모는 7000억 원 수준으로 회사 현금성 자산을 고려했을 때 우려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이들 사업장의 미착공 비중이 70% 이상, 비주거용 비중은 30% 이상으로 질적 리스크가 존재하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 11월 대형 건설사 중 PF우발채무 우려가 크게 지적된 롯데건설에서는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둔 하석주 대표이사가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한성희 대표이사는 이번에 연임할 경우 포스코건설에서는 두 번째로 오래 재임한 CEO가 된다.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대표이사직을 지낸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이 최장수 CEO였다. 이후 한성희 대표 취임 전까지 대표이사는 재임기간이 대부분 2년 남짓이었다. 한 대표는 지난해 회사의 2연임 관행을 깼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그룹 임원 임기는 모두 1년으로 통상 크리스마스 전에 정기 인사가 결정된다. 최근 포스코건설 영업 실적과 리스크 관리 성과를 고려했을 때 대표이사가 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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