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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쇼핑몰 악성 후기 지워준다" 리뷰 삭제 대행업체 실태

'노하우' 있다며 건당 몇만 원씩 받아…플랫폼 측 "법적 사유 따라 판단, 업주가 직접 하는 것과 동일"

2022.12.14(Wed) 17:59:30

[비즈한국] 아르바이트생이 실구매자인 척 후기 광고를 작성하는 ‘리뷰 마케팅’이 배달·쇼핑 플랫폼에서 성행하는 가운데, 대가를 받고 후기를 ‘삭제’해주는 업체까지 나타나 소비자 선택에 혼란을 주고 있다. 플랫폼들은 “법적 권한이 없는 업체가 돈 받고 대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황당해한다. 

 

프리랜서 마켓 플랫폼이나 포털사이트를 통해 악성 리뷰를 삭제해준다는 마케팅 업체를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사진=크몽 캡처

 

네이버쇼핑·배달의민족·쿠팡이츠 등 플랫폼에서 이용 후기를 참고해 소비하는 행태가 자리 잡으면서 ‘리뷰 관리’를 하는 광고·마케팅 대행사가 우후죽순 나타났다. 이들 대행사는 주로 인플루언서나 아르바이트생에게 대가를 주고 실사용자처럼 고객 사업장의 방문 후기나 제품 사용 후기를 작성하게 한다. 

 

문제는 대행사와 사업자가 대가 지급 사실을 표시하지 않고 후기 광고를 해 소비자에게 혼란을 준다는 점이다. 아예 제품이 들어있지 않은 빈 상자를 받고 후기를 남기는 ‘빈 박스 마케팅’까지 나타난 상황.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행위를 ‘표시 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보고 제재하고 있다. 

 

그런데 이제는 돈을 받고 사업자에게 불리한 후기를 ​아예 ​삭제해준다는 업체가 나타나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일부 광고·마케팅 대행사나 온라인상의 흔적을 없애주는 ‘디지털 장의사’ 업체에서 제공하는 ‘리뷰 삭제’ 서비스가 그것이다. 이들 업체는 크몽 등 프리랜서 마켓 플랫폼이나 포털사이트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업체들은 “긍정적인 후기가 있어도 악성 후기가 남으면 매출에 타격을 준다.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전문적으로 삭제한다”라고 홍보하고 있다. 후기 삭제 대상도 배달앱, 블로그·커뮤니티 게시글, 포털사이트 지도 후기, 영수증 후기, 쇼핑몰 Q&A, 뉴스 등 다양했다. 삭제 비용은 건당 2만~10만 원 정도다. 

 

리뷰 삭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몇몇 대행사에 연락해 직접 상담을 받았다. 업력 11년 차라는 A 마케팅 업체는 배달앱, 포털사이트 지도, 커뮤니티 등에 올라온 악성 후기를 삭제하는 작업을 건당 4만 원에 진행한다.

 

음식점을 운영한다고 밝히고 배달앱에 올라온 별점 1점짜리 후기를 삭제할 수 있는지 묻자 ​A 업체 측은 ​“가능하다. 대신 배달의민족은 사업자 본인만 신고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한테 사업자 계정을 줘야 한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업체에 맡겨도 원하는 후기를 다 삭제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A 업체에 “맛이 없다는 후기를 삭제하고 싶은데 가능하냐”라고 묻자 A 업체는 “명예훼손이나 허위 정보가 아니라면 삭제가 어렵다”라고 답했다. 다른 업체도 마찬가지였다. 또 다른 마케팅 대행사 3곳에 삭제 가능성에 관해 묻자 업체들은 “배달앱, 영수증, 포털사이트 등 플랫폼이나 후기 내용에 따라 삭제가 불가능할 수 있으며, 삭제가 안 되면 환불해주겠다”라고 입을 모았다.

 

그런데 이 같은 업체의 리뷰 삭제 서비스는 사업주가 플랫폼에 직접 게시 중단을 요청하는 것과 차이가 없다. 업체들은 “고객센터에 게시 중단 서비스를 요청하는 건 동일하지만 사업주가 하는 것보다 (우리가 하는 것이) 삭제 가능성이 더 높다”라고 설명했다. 자신들만의 ‘노하우’가 있다는 것. 한 업체는 “신고에도 요령이 있다. 사업자가 직접 하기 어려우니까 우리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될 때까지 해준다. 인건비를 쓴다고 생각해도 된다”라고 말했다. 

 

네이버 스마트 플레이스의 게시 중단 요청 서비스 처리 절차. 사진=네이버 고객센터 캡처

 

플랫폼들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통망법)과 저작권법에 따라 게시 중단 요청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통망법과 저작권법에 근거해 악성 후기나 저작권 도용 게시글, 초상권·사생활 침해 게시글 등을 임시로 비공개하는 서비스다. 

 

게시 중단 서비스는 정통망법 제44조(권리보호)와 제44조의2(정보의 삭제요청 등)에 따르기 때문에 플랫폼마다 절차가 동일하다. 법 위반 여지가 있는 게시글의 삭제 요청을 받으면 플랫폼은 이를 30일 동안 게시 중단하는 ‘임시 조치’ 처리한다. 조치 후에는 즉시 삭제 신청자와 게시글 작성자에게 통보한다.

 

게시 중단을 신청하는 주체의 범위는 플랫폼마다 약간씩 다르다. 예를 들어 배달의민족은 사업자 본인만 요청할 수 있고, 쿠팡이츠는 사업주와 다른 소비자도 악성 후기를 신고할 수 있다. 네이버의 경우 스마트 플레이스(네이버 지도 등록), 스마트 스토어(온라인몰) 등에 악성 게시글이 올라왔을 때 사업주 등 권리 침해 당사자뿐만 아니라 위임받은 대리인도 게시 중단을 요청할 수 있다. 

 

플랫폼은 임시 조치 30일 동안 게시글 작성자에게 이의 신청을 받는데, 신청서를 검토 후 재게시하거나 분쟁의 여지가 있다면 수사·조정 기관에 인계한다. 만일 작성자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게시글은 30일 후에 삭제된다. 앞서 상담 과정에서 업체들은 “게시 중단한 글이 24시간~30일 사이 복원될 경우 환불이 불가능하다”라고 설명했는데, 플랫폼 규정과 상담 내용을 종합하면 리뷰 삭제 서비스란 업체가 사업자 대신 임시 조치를 신청해주는 작업인 셈이다. 

 

이 같은 리뷰 삭제 서비스의 효과에 관해 플랫폼들은 “게시 중단은 신청서를 잘 쓴다고 유리한 것이 아니다. 법적으로 위반 사유가 명백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배달앱 관계자는 “후기 내용에 따라 삭제 가능성이 달라진다고 설명하는 것부터가 황당하다. 명예 훼손이든 허위 사실이든 명백한 사유가 있으면 업주든 누구든 게시 중단을 요청할 수 있는데 이에 대가를 받는 것 아닌가. 사기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플랫폼 관계자는 “임시 조치 처리는 직원이 마음대로 하는 게 아니라 정통망법, 저작권법을 근거로 한 규정에 따라 위반 여부를 따지는 것”이라며 “악성 후기나 게시글을 판단하는 건 분쟁의 영역인데, 법적 권한이 없는 대행사가 ‘삭제할 수 있다’고 영업하는 건 문제가 있어 보인다”라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모든 광고·마케팅 대행사가 문제라는 건 아니다. 인터넷 사용이 익숙하지 않거나 일이 바빠서 직접 신청하기 어려운 사업자라면 대행사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라면서도 “대행 업체의 노하우가 더 효과적이라고 보긴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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