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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고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두 딸, 물려받은 오산 땅 1261억에 매각

쇼핑몰·테마파크 단지 조성하려다 검찰 수사로 백지화…신영자 781억, 신유미 480억에 팔아

2022.12.14(Wed) 11:25:31

[비즈한국] 롯데그룹 창업주 고 신격호 명예회장이 경기도 오산시에 조성하려고 했다가 검찰 수사로 백지화된 ‘오산 펜타빌리지’ 부지를 첫째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과 막내딸 신유미 전 롯데호텔 고문이 지난 7월 1261억 원에 매각한 사실이 비즈한국 취재 결과 확인됐다. 롯데인재개발원과 인접한 데다 39세 터울의 이복자매인 두 딸이 동시에 땅을 매각해 재계 및 부동산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2020년 1월 별세한 롯데그룹 창업주 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영결식.  사진=박정훈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은 경기도 오산시 부산동에 쇼핑몰, 아울렛, 시네마, 문화센터, 키즈 테마파크 등을 갖춘 22만 ㎡ 규모의 교외형 복합쇼핑몰 ‘오산 펜타빌리지’를 조성하기 위해 1973년부터 2012년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오산 땅을 대거 매입했다. 2017년 롯데 계열사가 신 명예회장의 보유 땅을 시세보다 300억 원이나 높은 가격에 매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검찰 수사로 이어졌고, 이로 인해 고 신 명예회장은 ‘오산 펜타빌리지’ 조성 사업을 전면 백지화했다. 2021년 롯데그룹은 신 명예회장으로부터 매입한 땅에 롯데인재개발원을 지었다.

 

신 명예회장이 롯데 계열사에 매각하지 않은 땅은 2020년 1월 첫째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과 아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협의 분할 상속됐다. 신영자 이사장이 상속받은 토지는 8필지(4만 765㎡, 13만 4760평)이며,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은 토지 20필지(3만 981㎡, 9371평)의 지분을 각 8분의 3, 8분의 5로 공동 상속했다.

 

​신 명예회장은 앞서 2007년에 사실혼 관계이던 서미경 유원실업 고문과 막내딸 신유미 전 롯데호텔 고문에게 임야 8필지(2만 7743㎡, 8392평)를 증여했다. 서 고문은 2017년 자신의 지분을 딸에게 전부 넘겨줬다.

 

경기도 오산시 부산동에 자리한 롯데인재개발원과 롯데오산물류센터 일대. 고 신격호 명예회장이 ​1970년대에 주변 땅을 ​​대거 매입해 보유하다가 유족들에게 상속·증여했다.  사진=네이버지도 항공뷰

 

신격호 명예회장이 타계한 지 1년 6개월이 지난 올 7월, 신영자 이사장과 신유미 전 고문이 이 땅들을 동시에 매각한 사실이 확인됐다. 국토교통부 부동산실거래가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신 이사장은 토지 8필지(4만 765㎡, 13만 4760평)를 781억 5581만 원에, 신 고문은 임야 8필지(2만 7743㎡, 8392평)를 479억 9749만 원에 매각했다. 신 명예회장의 두 딸이 백지화된 ‘오산 펜타빌리지’ 부지를 1261억 5330만 원에 판 것이다. 아직 소유권 이전 등기가 법원에 접수되지 않아 매수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두 곳의 매매계약이 ​지난 7월 29일 ​​같은 날 체결된 점으로 미뤄 매수인도 동일할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격호) 명예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땅을 두 딸이 동시에 매각한 건 사실이다. 롯데인재개발원 인접 부지이긴 하나, 매수인은 롯데그룹과 전혀 연관이 없다”면서 “자세한 건 오너 일가의 사적 영역이라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도 상속 받은 오산 땅을 ​조만간 ​매각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신영자, 신유미 두 사람이 매각한 ‘오산 펜타빌리지’ 부지 중간중간에 두 형제가 보유한 땅이 자리하고 있어 매수인이 부동산 개발을 하려면 이 땅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동주, 신동빈 두 형제가 보유한 땅은 3만 ㎡ 규모로, 추정 매매가만 600억~700억 원대에 달한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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