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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2'로 전환점 맞은 CJ CGV, 옛 영광 회복할 수 있을까

미국 법인 30% 유상감자, 코로나 이후 분기 첫 흑자 달성…가시적 성과와 재무구조 개선 '숙제'

2022.12.13(Tue) 16:51:36

[비즈한국] 국내 최대 극장사업자 CJ CGV가 최근 미국 법인에 유상감자를 단행했다. 미국 법인의 자본금은 약 45억 원 줄어 기존의 71% 수준이 됐다. 세계 영화산업의 중심인 할리우드에서 2010년 사업을 시작한 미국 법인은 녹록지 않은 시장 여건 속에서 고군분투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관람객 감소, 음식 판매 중단 등으로 위기를 겪었다. 그동안 CJ CGV는 채무보증, 현금출자 등을 통해 자금 지원을 지속했으나 결국 사업 정리로 가닥을 잡은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아바타’ 후속 개봉을 앞두고 주가 상승세를 보이는 CJ CGV 앞에는 수익성 창출과 재무상태 개선이라는 두 가지 과제가 놓여 있다. 코로나 이후 ​올 3분기 ​첫 흑자 전환을 달성해 반등의 발판은 마련했다는 평가가 있다. 그러나 해외 일부 법인에 대한 ‘가지치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된 만큼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까지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CJ CGV가 실적이 ​부진한 ​미국 법인에 약 45억 원의 유상감자를 단행했다. 2017년 1월 미국 LA 오렌지카운티에서 문을 연 ‘CGV 부에나파크점’의 개관행사 모습. 사진=CJ CGV 제공

 

#300억 대 매출, 800억 대 순손실​ ‘누적’​…할리우드 ‘깃발’값 부담 가중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CJ CGV는 3분기 중 미국 법인 ‘CJ CGV AMERICA LA’의 자본금을 44억 7338만 원 줄이는 유상감자를 시행했다. 2021년 말 기준 155억 5807만 원이던 자본 총액의 28.8%에 해당하는 규모다. CJ CGV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 목적이다. 사업의 효율성을 추구하기 위한 하나의 방향으로 시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상감자는 통상 기업 규모에 비해 자기자본이 많을 경우 유통주식수를 줄여 주가 상승효과를 거두기 위해 실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CJ CGV의 완전자회사인 미국 법인이 비상장 기업인 데다 실적 부진이 오래 이어진 탓에 이번 유상감자는 현지 사업 축소 수순이라는 시각이 크다.

 

2010년 6월 LA점(3개관 600석)으로 미국 스크린 시장에 진출한 지 올해로 만 12년이 된 미국 법인은 계속해서 부침을 겪어왔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불러온 글로벌 극장가 침체로 인해 2020년 매출액 약 12억 원, 순손실 44억 원, 2021년에는 매출액 31억 원, 순손실 142억 원을 기록했다. 올 3분기에도 누적 매출은 약 55억 원, 순손실은 74억 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2013년 실적 공개 후 9년 동안 누적 매출액은 337억 원, 누적 순손실액은 823억 원으로 나타났다. 현지 사업이 성장하는 시기에 팬데믹이 덮친 것이 극복하기 어려운 악재로 작용했다. 다만 100억 원대 매출을 찍은 2019년에도 손실이 42억 원을 넘었다는 점에서 미국 시장 진출 후 한 번도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 셈이다. 

 

현재 미국 법인은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 오렌지카운티 부에나 파크, 샌프란시스코 중심가 등지에서 3개 극장, 25개 스크린을 운영하고 있다. LA에 1호점을 개관한 후 2017년 부에나파크점(8개관 1187석), 2020년 샌프란시스코점(14개관 2217석)의 문을 열었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 법인이 자본잠식 상태라 해도 사업을 키우려는 의지가 있다면 유상증자를 선택하는 게 일반적인 조치”라며 “전기 말 자본의 30% 규모를 유상감자한 것은 지금까지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일시적인 대응이라기보다 향후 사업 규모를 축소하려는 시도로 해석할 여지가 크다”고 해석했다.

 

코로나19로 암흑기를 겪었던 극장가가 차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시내 CGV. 사진=비즈한국DB

 

#베트남·중국 법인 ‘자본잠식’​…장기적 접근 필요

 

극장가 침체로 쓴맛을 보고 있는 CJ CGV가 국내외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코로나 이전 실적으로 돌아가는 전환점을 만들 수 있을까. 

 

CJ CGV는 영업실적 회복에 더해 재무지표 개선 압박을 받고 있다. 2019년 2조 원에 육박했던 매출액은 2020년 5834억 원, 2021년 7363억 원으로 고꾸라졌다. 거리두기 완화 조치에 힘입어 코로나 이후 ​올 3분기 연결 기준 ​첫 분기 흑자를 달성, 누적 매출액 9468억 원을 기록했지만 아직 본격적인 회복 단계는 아니다. 지난해 12월 주주배정 유상증자 83억 원 현금출자, 올해 초 224억 원 규모 채무보증 등의 자금지원은 미국 법인에 그치지 않았다. 코로나19의 여파로 2020년 연간 기준 해외 모든 국가의 법인이 적자전환했고 모회사인 CJ CGV가 줄줄이 채무보증을 섰다. 베트남(-891억 원)과 중국(-188억 원) 영화관 운영 법인은 3분기 말 기준 자본잠식 상태로 종속기업 재무 여건을 개선할 대책도 찾아야 한다. 

 

CJ CGV는 재무 회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정기 임원인사 이후 CJ그룹 재무라인을 거친 최정필 경영지원담당을 CFO(최고재무책임자)로 선임했다. 자금 조달에 급급했던 시기를 지나 앞으로 자금 운용과 관리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당장 내년 1분기까지는 실적이 크게 나아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전 세계 역대 흥행 1위 영화 ‘아바타’의 후속편 개봉으로 국내외 극장가에 모처럼 관객들이 몰릴 것으로 기대된다. ‘아바타: 물의 길’은 7일 예매 시작과 동시에 예매율 1위에 오른 후 매일 예매 관객수 기록을 경신했고, 세계 최대 스크린 시장인 중국에서도 예매 시작 후 6시간 만에 1000만 장을 돌파했다. 이런 기대를 반영하듯 CJ CGV​ 주가는 12월 12일 전 거래일보다 1.45% 상승한 2만 950원에 마감했다. 한 달 전에 비해 30% 넘게 오른 것이다.

 

글로벌 흥행 역대 1위 아바타 후속편 개봉을 앞두고 영화관 업계에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하지만 흥행작 하나로 3년간 훼손된 재무안정성이 일시에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7월 발행한 4000억 원 규모 영구 전환사채(CB)의 부채적 성격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재무안정성은 지표보다 더 나쁠 수 있다. 문아영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부정적 영향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판단된다. 실적 저하 수준과 누적된 실질 차입 규모 등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유의미한 수준의 재무안전성 지표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글로벌 최대 히트작이 시장에 주요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 CGV로서는 2019년으로의 회귀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자금 조달 등의 문제로 구조조정을 하는 기업들이 나오고 있다. 사업 특성상 초기 투자 비용이 큰 점, 개별 법인의 상징성 등 여러 조건을 살펴 재무구조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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