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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불매운동 여파? 파리바게뜨 '굿즈' 중단 속사정

매년 10월 인기 끈 '캠핑 굿즈' 돌연 중단…협업 기업들도 '거리 두기'

2022.12.13(Tue) 15:34:40

[비즈한국] 계속되는 불매운동에 SPC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소비자를 넘어 기업까지도 SPC와 거리두기를 하는 모양새다. 선보이는 협업 굿즈마다 완판 기록을 세우며 ‘굿즈 맛집’으로 통했던 파리바게뜨의 컬래버레이션이 뚝 끊긴 요즘의 분위기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 10월 15일 SPC계열 SPL공장에서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하며 소비자 사이에서는 SPC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사진=박정훈 기자

 

#불매운동 여파에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가을 굿즈 

 

지난 10월 초, 캠핑족의 관심은 온통 파리바게뜨에 쏠렸다. 기다리던 캠핑 굿즈가 곧 판매될 것이란 소식이 퍼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경기도 부천에 사는 박 아무개 씨는 “캠핑 마니아가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파리바게뜨 캠핑 굿즈의 정보가 공유돼 기대가 컸다. 하지만 예정된 날짜가 지났는데도 굿즈 판매가 없었다. 연말이 다가오는데도 판매 공지가 없어 ‘캠핑 굿즈가 완전히 취소된 것 아니냐’, ‘내년으로 미뤄진다더라’ 등의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바게뜨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캠핑 굿즈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북유럽 아웃도어 브랜드 ‘노르디스크’와 네 차례에 걸쳐 캠핑 굿즈 프로모션을 진행했는데, 공개됨과 동시에 높은 관심을 받았다. 올해는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피크’와 손잡았다. 지난 5월 선보인 ‘쉘프래더세트’는 사전예약 2일 만에 품절 사태가 이어졌다. 장마철을 앞둔 7월 공개한 프리미엄 우산도 높은 인기를 끌었다. 

 

파리바게뜨가 노스피크와 협업해 선보인 캠핑 굿즈. 사진=파리바게뜨 페이스북

 

많은 캠핑족이 기다린 것은 시에라컵 세트였다. 파리바게뜨 캠핑 굿즈의 인기가 상당하다 보니, 캠핑 커뮤니티에는 굿즈 판매가 공지되기 이전에 상품에 대한 정보가 공유됐다. 시에라컵 굿즈 프로모션의 일정이 상세히 적힌 파리바게뜨 매장의 월별 계획표가 공개됐고, 온라인 홈페이지에 올라갈 굿즈의 이미지와 가격 정보까지 노출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10월 말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굿즈 판매는 진행되지 않았다. SPC 측은 말을 아끼고 있다. 시에라컵 프로모션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 SPC 관계자는 “잘 알지 못한다”며 “노스피크와의 프로모션은 일정대로 진행된 걸로 알고 있다. 내년에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굿즈를 기다렸던 소비자 사이에서는 SPC 불매운동 여파가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캠핑족 박 씨는 “평소 좋아하는 브랜드가 파리바게뜨와 협업한다는 소식이 처음엔 반가웠다. 하지만 요즘은 불매운동 여파를 받진 않을까 걱정”이라며 “불매운동 분위기에 굿즈 판매가 미뤄진 것 같은데, 아예 진행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10월 21일 서울 양재동 SPC그룹 본사에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계열사 직원 사망사고 관련 ‘대국민 사과 및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사진=이종현 기자


#‘굿즈 맛집’ 발길 뚝, 기업들도 부정적 이미지 옮을까 우려 

 

파리바게뜨는 ‘굿즈 맛집’으로 통한다. 인기 있는 캐릭터, 브랜드와 다양하게 협업해 선보이는 제품마다 ‘완판’ 기록을 세웠다. 파리바게뜨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진행한 협업 프로모션은 모두 9개로 매월 새로운 제품을 선보인 셈이다. 

 

하지만 불매운동 이후 분위기는 반전됐다. 매월 이어지던 협업 프로모션은 뚝 끊겼다. 통상 9~10월 중 가을 굿즈 프로모션이 진행되는데, 올해는 어떤 프로모션도 진행되지 않았다. 지난해 인기 브랜드와 협업해 진행했던 크리스마스 굿즈도 올해는 자체적으로 진행한다.

 

기업이나 브랜드가 SPC와 거리두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불매운동이 거세지며 소비자 사이에서는 숨은 SPC 상품 찾기가 유행처럼 번졌는데, 그러면서 SPC와 협업한 브랜드, 제품도 불매 리스트에 올랐다. 브랜드 관계자들은 SPC와 연관되는 것에 거부감을 갖는 분위기다. SPC와 협업을 진행했던 한 브랜드 관계자는 “SPC 컬래버레이션에 대해서는 할 얘기가 없다. SPC 관련 기사에 브랜드명이 노출되길 원하지 않는다”며 언급조차 꺼려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파리바게뜨 등 SPC 계열사에 부정적 이미지가 많이 드리웠다. 다른 기업, 브랜드가 협업했을 경우 소비자가 가진 부정적 이미지가 옮겨올 우려가 있어 피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파리바게뜨는 불매운동의 여파로 대목인 크리스마스를 앞두고도 분위기가 썰렁하다. 언론 홍보는 최대한 자제하고 공식 계정을 통해서만 케이크 사전 예약을 알리고 있다. 작년 12월 크리스마스 케이크 사전예약 주문 건수를 대대적으로 강조하고, 각종 유통채널에서 라이브방송을 진행하는 등 활발한 마케팅을 펼친 것과 대조적이다. 파리바게뜨 측은 올해 크리스마스 사전 예약률에 대해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크리스마스 대목이 파리바게뜨 일 년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잘못이 없는 영세 가맹점주의 피해가 커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이은희 교수는 “불매운동에는 기업의 잘못된 행동을 개선시키겠다는 의도가 있어야 한다. 기업이 소비자 행동을 통해 경각심을 갖고, 잘못을 확실히 고치는 계기가 돼야 효과적”이라며 “기업에 지나친 적대심을 갖는 불매운동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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