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리튬, 희토류 개발"로 주가 띄운 뒤 CB 처분…'화장발 주의보'

리튬 사업 참여로 급등했던 상장사들, 급락세로 돌아서

2022.12.12(Mon) 09:47:25

[비즈한국] “리튬 개발 사업 참여는 호재가 아니라 악재다.” (자본시장업계 관계자)

 

최근 주식 시장에 주요 키워드 중 하나인 ‘리튬 사업’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이 늘어나고 있다. H 사와 G 사 등 리튬 사업 참여를 호재 삼아 주가가 급등했던 상장사들이 급락세로 돌아섰기 때문. H 사는 올해 10월 670원대에 거래됐던 주가가 호재를 타고 지난 11월 28일 장중 한때 1350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하지만 그 후 CB(전환사채)로 추정되는 매물들이 대거 나오면서 주가는 8일 782원에 거래를 마쳤다. G 사 역시 300원 대 수준에 머무르던 주가는 희토류 개발 사업 참여 소식과 함께 700원 넘게 올랐다가 다시 400원대로 주저앉았다. 

 

리튬 사업 참여를 호재 삼아 주가가 급등했던 상장사들이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우려 섞인 시선이 늘어나고 있다.

 

#호재 다 붙이더니 주가는 급락 

 

H 사 주가에는 ‘호재’라고 불리는 이슈는 다 반영됐다. H 사는 지난 5일 I 사와의 신수종(리튬) 개발 사업을 발표했다. H 사는 I 사와 △볼리비아 증발성 광물 자원 산업화 프로젝트 관련 시설 및 인프라 구축 △2차 전지 소재 관련 제조시설 및 인프라 구축 등을 협력한다고 밝혔다. 주가는 급등했다. 시간외단일가 거래에서 주가는 7.83% 올랐다.

 

사실 H 사가 비상장사인 D 사를 합병하면서부터 시장에서는 ‘H 사가 호재를 띄워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돌았다. 지난 30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수주전에 뛰어든다는 사실도 언론에 알렸다. 건설 자재 전문기업과 손잡고 최근 내한한 사우디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는 소식이었다. 

 

주가는 빠르게 반응했다. 10월 17일 600원대 후반에 거래되던 주가는 이후 상승하더니 지난 11월 28일에는 1300원 넘게 올랐다. 두 배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하지만 정작 리튬 사업 개발 참여 호재가 나온 뒤부터 주가는 떨어지기 시작했다. 

 

H 사의 발표 다음날인 6일, 주가는 장중 한때 15% 정도 올랐다. 하지만 결국 13% 하락한 1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다음날인 7일에는 전일 대비 17.5% 급락한 825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7일에는 상상인증권 창구에서는 508만 주(거래 비중 17.8%)에 달하는 매도주문이 쏟아지며 주가하락을 주도했다. 당연히 ‘특정계좌’ 쏠림은 당국의 규제를 받았다. H 사는 ‘투자주의 단일계좌 거래량 상위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여전히 수익 구간이다. 지난 11월 11일부터 16일 사이 발행된 2000만 주에 육박한 H 사의​ 전환사채는 주식으로 전환돼 상장됐는데, 발행가액은 770원 수준이다. CB 물량을 털어낸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흐름에 정통한 자본시장업계 관계자는 “지난주 H 사의 주가 하락은 CB로 나온 물량이 시장에서 풀렸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개발 MOU  체결하러 브로커들 나가 있을 정도”  

 

G 사도 최근 주가 흐름이 유사했다. 지난 9월 말만 해도 360원대에 거래가 됐는데 최근 시장에서 G 사에 호재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그 후 주가가 급등했다. 11월 21일 755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두 달 사이 두 배 넘게 오른 셈이다.

 

주가가 정점을 찍을 즈음, 회사는 ‘희토류 광산개발 사업 추진’ 소식을 전했다. 베트남 광물 채굴, 신소재 분야 전문 그룹과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는 소식으로, 베트남에 위치한 1000만 톤의 희토류가 매장된 곳을 함께 개발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 소식이 전해지기 전부터 G 사 주가는 급락했다. 11월 21일 688원에 거래를 마친 뒤 29일 3% 하락한 데 이어 30일에는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하락해 9일에는 413원에 거래를 마쳤다. 고점 대비 55% 가까이 하락한 셈이다. 

 

자본시장에서는 ‘희토류, 리튬 개발 사업’이 주가부양 카드가 되고 있다고 우려한다. 두 회사의 주가 흐름에 정통한 CB투자업계 관계자는 “리튬으로 대표되는 광물 개발 사업으로 몇몇 기업들이 주가가 5배 이상 오르는 경우가 발생하자, 상장사들 중에 CB를 처분하고 싶은 곳들이 앞다퉈 리튬, 희토류 호재를 기업에 붙여 주가를 띄우고 있다”며 “실제 사업으로 연결되는 곳은 10곳 중 2~3곳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시장을 잘 아는 업계 관계자 역시 “최근 리튬에 대한 주식시장 반응이 좋다 보니, 아예 동남아시아나 남미의 광산과 ‘개발 MOU’를 체결하기 위해 브로커들이 나가 있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핫클릭]

· [현장] "역세권 시프트가 재개발 불씨" 효창공원앞 정비사업 둘러싼 갈등
· '일반청약 경쟁률 5.45 대 1' 둔촌주공, 흥행 참패냐 선방이냐
· '깜깜이 상장'에 재능마켓에까지 코인 브로커들 판친다
· 한화그룹 경영승계 과정서 소액주주들 폭발한 속사정
· [가장 보통의 투자] 왜 전문가들은 개별 종목보다 가치 투자를 강조할까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