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중소 전자업체인 A 사의 올해 적자가 10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직원들의 급여가 3개월 넘게 밀렸다. 이에 대한 사측의 설명마저 없어 직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회사 내부에서는 B 사 등 계열사가 공동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A 사에 떠넘겼다는 주장까지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올해 손실만 1000억 원 넘어, 9월부터 급여·퇴직금 미지급
A 사는 지난해 758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2017년부터 5개년 동안 총 2700억 원대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당기순손실만 해도 1000억 원이 넘는 상황이다.
지난 5월 신임 대표 취임 후 A 사는 △임원 급여 30~50% 반납 △무급휴직 △희망퇴직 △계열사 간 전적 등 조치를 취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살림은 나아지지 않았다. 매출의 70% 이상을 해외사업에 기대는 사업구조상 코로나19 이후 실적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게 회사의 입장이다.
결국 남아 있는 직원들의 월급까지 밀리기 시작했다. 지난 9월 월급을 비롯, 자녀 학자금 및 각종 수당 등이 지급되지 않았다. 이에 대한 회사 측의 공지도 없는 상황이다. A 사의 한 직원은 “9월부터 급여가 들어오지 않았다. 지난달까지는 급여 지급 지연 공지 등을 통해 밀린 급여 지급 계획을 밝혔는데, 이달에는 이런 공지도 올라오지 않았다. 최소한 공지라도 해줘야 버틸 수 있지 않나”라고 하소연했다.
A 사는 정리해고 방안을 내놓았지만 노조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A 사 노조위원장은 “회사가 적자 해결과 상생 방안을 내놓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리해고를 진행하려 해 결사 반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 420명이 넘던 직원 수가 현재 260여 명까지 줄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노조위원장은 “10번 넘게 노사협의회가 열렸으나 회사에서는 해고방안만 들고 올 뿐 임금체불 해결 및 지급계획을 외면하고 있다. 급여가 밀릴 때마다 올라오던 대표이사 서신문조차 이제 올라오지 않는다. 급여가 3개월이나 체불되면서 직원들의 가정이 파탄 나고 있다. 회사가 책임 있는 자세로 사태 해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상급단체인 한국노총, 국가기관 등 여러 기관과 연대해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A 사 관계자는 “현재 열 번이 넘는 노사협의를 진행하며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고만 설명했다.
#“계열사 공통비용을 혼자 부담” 주장에 회사 측 “사실 아냐”
최근에는 계열사와의 문제로 A 사의 비용 부담이 가중됐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해외에서 활로를 찾지 못하고 적자 늪으로 빠진 A 사는 지난해 내수시장 브랜드 매출을 B 사로 넘겼다. 그런데 A 사와 B 사에서 발생한 공통비용이 A 사의 비용으로 잡혀 손실이 더욱 커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다른 직원은 “A 사와 B 사에서 개발한 제품의 국내분 매출은 B 사, 해외분 매출은 A 사에 발생되는 구조다. 그런데 제품 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디자인용역·제품개발비 등 공통부서 인원에 대한 급여는 모두 A 사가 부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A 사 관계자는 “A 사와 B 사는 한 가족으로 비용을 전가하지 않았다. A 사의 적자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B 사에서 발생한 비용을 A 사에 전가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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